[창간기획]2003년 과거를 보니 2020년 미래가 보인다

입력 2015-11-29 09:00  


 지난 2003년 창간돼 올해 12주년을 맞은 오토타임즈가 방대한 국내외 자동차업계 정보를 바탕으로 '과거로 돌아가 미래로 간다'라는 주제의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과거 자동차시장의 실태나 당시 상황 등이 지금 어떻게 변했는 지 살펴 보는 차원이다.  10년이 넘는 동안 국내외 자동차업체들과 시장, 유행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편집자



 ▲자동차 튜닝시장 








 2003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불법개조가 횡행하는 것과 관련해 '자동차 개조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절대 불가' 방침을 밝혔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55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하는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미한 형상 변경 외에 안전과 직결된 부분의 개조는 절대 허용치 않는다는 것. 특히 자동차의 경우 형태와 특성이 다양해 특정 규정을 만들어 별도의 혜택을 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2003년 8월8일 보도).



 2015년엔 오히려 국토교통부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심지어 2013년 정부가 직접 튜닝산업 활성화 진흥대책을 내놓고 산업 육성이 한창이다. 튜닝부품 인증제와 함께 보험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5,000억 원에 머물고 있는 튜닝시장을 오는 2020년에 4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1만3,300여 명의 고용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과거 ‘절대 불가’에서 이제는 ‘절대 육성’으로 180도 상황이 반전됐다.  



 ▲국산차·수입차 판매







 2003년 국내 완성차 5사는 내수시장에 130만9,995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가 62만7,367대로 가장 많았고, 기아차는 31만3,330대로 뒤를 이었다. 두 회사는 전체 내수시장의 71.8%를 점유했다. GM대우는 12만7,759대,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는 각각 14만6,696대와 11만1,376대를 기록했다(2004년 1월2일 보도). 



 수입차는 1만9,461대를 등록했다. BMW가 5,438대로 1위에 올랐다. 렉서스가 3,774대, 벤츠가 3,124대로 2위를 놓고 다퉜다. 이어 포드가 1,580대, 크라이슬러가 1,341대, 폭스바겐이 1,048대, 볼보가 1,024대로 1,000대를 넘어섰다(2004년 1월6일 보도).



 지난 2014년 국내 완성차 5사는 145만3,811대를 팔았다. 현대차가 68만5,191대, 기아차가 46만5,200대다. 두 회사는 전체 실적의 79.1%를 차지해 더욱 세를 늘렸다. 한국지엠은 15만4,381대를 기록했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차는 오히려 2003년보다 판매가 훌쩍 줄었다. 쌍용차가 6만9,036대, 르노삼성차가 8만3대였다.  



 수입차는 2014년 19만6,359대를 판매했다. 2003년과 비교해 10배 이상 성장한 것. BMW가 4만174대, 벤츠가 3만5,213대, 폭스바겐이 3만719대, 아우디가 2만7,647대로 독일차가 휩쓸었다. 나머지 브랜드는 모두 1만대 이하로 격차가 컸다. 포드가 8,718대, 토요타가 6,840대, 미니가 6,572대 렉서스가 6,464대를 각각 기록했다. 



 ▲경유 승용차의 변화







 2003년 경유 승용차 판매가 허용되면서 자동차를 교체하거나 신규 구입 시 '경유 승용차(40%)' 또는 '경유 RV(38%)'를 구입하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시장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경유차 구입 이유에 대해선 '연료가격 저렴(62%)'과 '연비효율(21%)'이란 대답이 많았다. 또 소비자 대부분은 경유가격이 1,000원 안팎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유 엔진 탑재로 인한 가격상승폭에 대해선 '100만~200만 원(41%)'이 가장 많았고, '200만~300만 원' 인상 예상도 35%나 됐다. 단점은 진동과 소음으로 예상했다(2003년 12월25일 보도).



 2005년 직후 현대차는 아반떼 XD 1.5ℓ VGT를 출시했고, 베르나 1.5ℓ 디젤을 이어 내놨다. 2006년엔 GM대우가 토스카 디젤을 선보였다. 현재는 현대차가 10종, 기아차가 9종, 쉐보레가 5종, 쌍용차가 5종, 르노삼성차가 4종 등 대부분의 차가 경유 엔진을 얹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열풍으로 경유차는 인기절정에 올랐다. 최근 폭스바겐 경유차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신뢰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2015년 10월까지 등록된 수입차 중 68.4%가 경유차다. 다만 경유 가격은 1,300원대를 넘어섰고, 환경규제 강화로 경유차 가격 상승폭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유럽시장의 한국차

 2003년 유럽시장에서는 한국차에 대한 경계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었다. 2002년 12월부터 서구시장에서 한국차 판매가 급속히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차는 2002년 한 햇동안 38만9,222대를 팔았다. 2003년 상반기엔 전년 대비 14.4% 신장했다. 이러한 실적은 서구 자동차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특히 기아차는 2003년 상반기 판매대수가 4만671대로 많진 않았으나 전년동기 대비 52.8%나 급증했다(2003년 8월21일 보도).



 2014년 유럽시장 신차 판매대수는 1,300만6,451대였다. 이 중 현대차가 42만4,467대, 기아차가 35만3,719대를 차지해 나란히 11, 12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2002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기아차는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에도 현대·기아차는 독일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지난 9월과 10월엔 체코의 스코다를 제치고 수입차 브랜드 중 1위를 유지했다. 1~10월 누적 판매대수도 스코다가 15만1,562대, 현대·기아차가 13만6,6,30대로 좁혀졌다. 특히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한 브랜드는 현대·기아차와 마쓰다가 유일하다.



 ▲전기차와 연료전지차 







 2003년 궁극적으로는 전기모터가 자동차의 동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래서 전기차를 내놨으나 1회 충전으로 운행할 수 있는 최대거리가 평균 80km로, 최대 200km를 넘지 못해 장거리 운행에 큰 걸림돌이 됐다. 배터리 충전시간이 길다는 것도 단점이었다. 배터리의 수명과 재활용 그리고 충전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였다. 



 그래서 연료전지가 차세대 에너지 보급원으로 등장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물이 되는 과정에서 전기에너지를 얻는 원리를 이용했다. 2010년경에는 본격적으로 자동차시장에 보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소차의 경우 BMW가 2007년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몰두했다. 포드도 수소 컨셉트카를 선보였고,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형 수소차를 개발해 2007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었다. 닛산은 연료전지차 'X-트레일'을 연말부터 한정 판매키로 했다(2003년 9월4일 보도).



 2015년 테슬라의 모델X는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413㎞에 달한다. 모델S의 경우도 403㎞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해 배터리는 20분에 240㎞, 30분에 320㎞까지 충전 가능하다. 세계시장에 가장 많이 판매된 닛산 리프는 최장 201㎞를 달릴 수 있고, 급속으로 30분만에 80%까지 충전한다.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주행거리나 충전시간에 대한 부담은 상당 부분 개선했다. 서울시와 제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공모를 통해 전기차를 보급하고 있다. 제주시는 오는 2030년까지 시내 모든 차를 전기동력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전히 배터리 충전 방식과 인프라 등의 문제는 남아 있다.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이 연구·개발에 앞장섰던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양산은 한국이 가장 빨랐다. 현대차는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했다. 이 차는 1회 충전으로 415㎞를 달릴 수 있고, 충전시간이 3분 정도로 짧다. 다만 수소차 확산은 일본이 주도했다. 2014년말 토요타가 미라이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700대를 파는 데 이어 오는 2017년까지 판매를 3,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기술적 난제로 인해 가격이 비싸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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