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리와인드] 영화 ‘졸업’은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입력 2015-12-11 10:45  


[성희연 기자] 영화 ‘졸업’은 1976년 개봉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대표작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영화 팬 사이에서 회자되는 웰메이드 영화다.

영화를 이끄는 중심 스토리는 엘레인(캐서린 로스 분)과 벤자민(더스틴 호프만 분)의 사랑 이야기로 장르 역시 로맨스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영화를 조금만 깊게 들여다 보면 영화 ‘졸업’이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금새 알아 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졸업’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영향을 받아 60년말부터 70년대 초에 발생한 뉴 시네마 사조의 대표적 작품이다. 뉴 시네마는 권선징악이나 해피엔딩을 다루던 기존 할리우드 영화를 비판하면서 반(反)할리우드 상업주의를 주창한 것이 특징이다.

영화 ‘졸업’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 사회 현실을 비판하려는 목적성이 강하다. 기성세대의 속물근성과 위선적 삶을 비틀어 보고자 했던 그들의 의도는 영화적 장치를 통해 영화 속 곳곳에서 발견된다.


주인공 벤자민의 시선은 곧 당시 미국사회를 바라보는 감독의 비판적인 시선과 일치한다. 뉴 할리우드 시네마는 영화를 통해 현실을 그리고자 했고 미장센 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구도의 장면을 연출했다.

대표적인 장면은 생일 파티 씬으로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미국 중산층의 향락적 모습을 여실히 꼬집는다. 집의 내부 구조나 자동차, 수영장, 배우들의 의상, 액세서리 하나 하나가 모두 당시 미국 중산층의 호화로운 삶을 보여준다.

특히 생일파티에서 잠수복을 입고 세상을 바라보는 벤자민의 시선은 기성 세대의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또한 이 장면에서는 다른 효과음 없이 오직 벤자민의 거친 숨소리만을 관객에게 들려줌으로써 벤자민의 불안하고 답답한 심리를 간접적으로 묘사한다.


영화 ‘졸업’은 사회 초년생의 중압감과 기성세대의 꽉 막힌 사고방식을 꼬집는 사회 비판적 영화다. 졸업 후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불안한 젊음을 얘기하는 동시에 그를 통해 기성세대의 낡은 사고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졸업은 ‘끝’이지만 이와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벤자민이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로 내던져 지듯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현실 속에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불안한 청춘은 언제 어느 곳에나 존재할 것이다.

1976년에 제작된 영화 ‘졸업’의 주인공 벤자민은 2015년을 살고 있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영화가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는 ‘영화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은 아닐까. (사진출처: 영화 ‘졸업’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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