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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효선 기자] 2015년 하반기, 코스모스의 짙은 향기가 가요계를 감쌌다.
MBC ‘복면가왕’의 무대 위에 핀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는 10주동안 왕관을 내려놓지 않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코스모스의 정체를 추리하는 시청자는 궁금증보다 확신을 얻었다. 마침내 거미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우레와 같은 환호는 물론이었고 어느 방향에서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에 대한 찬사를 대신했다.
가면 뒤에 숨어있던 거미의 모습은 솔직했다.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오직 목소리로만 자신을 표현했다. 거미가 노래를 통해 대중을 만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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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힘 “MBC ‘복면가왕’, 저 덕분에 상승세 탄 거 맞죠?”
가을과 함께 찾아온 거미의 목소리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겨울까지 이어졌다. MBC ‘복면가왕’에서 10주 동안 가왕으로 불렸던 그는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복면가왕’은 거미의 출연 이후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가족들은 제 출연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해주긴 하더라고요(웃음) 시청자 분들께서 ‘복면가왕’으로 3년만에 장기 예능을 해서 반가워 해주시는 것 같아요. 가왕에서 내려온 이후에 공연이나 행사에서 10곡씩 부르면서 콘서트처럼 노래하고 있어요”
사실 거미는 ‘복면가왕’이 방영을 시작한 초기부터 출연 제의를 받아왔다. 여성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독보적인 위치인 것은 물론, 허스키한 목소리에 뛰어난 가창력은 가왕에 도전하기 충분한 실력자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허스키한 목소리를 금방 알아챌 것 같다는 생각에 고심했을 거듭했고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린, 이영현, 이정 등 친구들의 출연에 용기를 얻었다.
4번의 연승을 이뤄내는 동안 거미를 두렵게 하는 상대는 무척 많았다. 더군다나 ‘복면가왕’에 출연진의 얼굴이 가면에 가려져있기 때문에 관객은 오직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표현에 집중했다. 거미는 ‘복면가왕’의 무대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부담감이 컸다고 전했다.
“‘복면가왕’의 특징이 원곡의 느낌을 거의 살린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아름다운 이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실수를 조금만 해도 티가 바로 나는 상황이었고요. 가장 두려웠던 상대는 이정봉 오빠랑 은가은 씨. 이정봉 오빠의 목소리를 1라운드 때 알아챘는데 그분의 실력과 내공을 알기에 긴장이 됐죠. 은가은 씨의 마지막 라운드는 너무 훌륭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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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승리 “김연우와의 맞대결? 지지 않아… 겨뤄봐야 알 것”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뒤로 자신을 숨긴 거미는 10주간 명곡을 만들어냈다. 선곡의 과정이 험난했음을 전하며 고개를 절레절레했지만 거미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노래들은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청자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곡은 ‘양화대교’였어요. 환호보다 차분한 박수를 받았는데 많은 분들이 와 닿아서 그런 반응을 주신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몽중인’이 더 기억에 남아요. 선곡하는데 어려움이 많은데 특히 ‘몽중인’이 주변의 우려가 많았거든요“
회가 거듭될수록 ‘코스모스=거미’라는 등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공연장에서 아닌 척 하는 것에는 금새 도가 텄지만 면대면으로 사람들과 가깝게 만나야 하는 경우에는 곤란하기도 했다고.
“공연에서 코스모스를 외치실 때나 프로그램에서 부른 노래를 요청하실 때 난처하긴 했었죠. 그래도 제 일상적인 모습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평소대로 행동하는 건 별로 어려움이 없었어요. 다만 병원이나 시장 같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잘 안 갔어요. 엄마랑 시장 가는 것도 좋아하는데 좀 참고 아픈 것도 참고(웃음)”
4월에 시작한 ‘복면가왕’은 어느덧 일요일 저녁 예능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그 동안 수많은 출연자가 이 무대를 통해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 중 단연 TOP2를 뽑자면 김연우와 거미가 거론된다. 두 사람이 맞대결이 성사된다면 어떤 결과를 예상하는지 거미에게 직접 물었다.
“겨뤄봐야 알겠지만요. 제가 진다고 절대 할 수 없죠!(웃음) 하지만 연우 오빠는 말 그대로 보컬의 신이 맞으시거든요. 승부처는 그날의 선곡과 관객들의 취향일 것 같아요. 출연자가 준비한 것을 쏟아낸 이후는 관객들의 몫이거든요. 제가 가왕일 동안에도 예상을 깬 승부가 굉장히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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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의 음악 “JYJ와의 콜라보? 제가 고맙죠”
거미에게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따지는 것은 시간낭비일지도 모른다. 그가 곡의 난이도를 불문한 소화력을 가진 대단한 가수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불어 좋은 음악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는 어려운 음악을 하는 가수가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이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거든요. 제가 여러 루트를 통해서 노출이 많이 되어있지 않다 보니 저를 어려운 사람으로 오해하고 계신 분들 이 많은데 저를 친근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해준 것이 ‘복면가왕’같은 음악 예능인 것 같아요”
거미가 약 1년 전, YG를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거미가 YG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여자 솔로 가수였기 때문이었고 YG의 음악이 거미의 목소리와도 잘 어우러져 큰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재의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서도 ‘거미의 음악’에는 변화는 없다. 오직 다양한 시도와 훌륭한 노래들만 있을 뿐이고 함께 소속되어 있는 가수인 JYJ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풍성한 음악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여전히 저는 장르에 제한 없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 저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죠. 예전과 다르게 이별 노래에 ‘곧 지나가겠지’라는 느낌이 묻어나는 건 음악적인 변화보다 나이가 들어서일 거예요. JYJ와는 자주 못 보지만 앨범이나 공연이 있으면 꼭 챙기는 편이에요. 저야 감사하죠. 월드스타들인데(웃음)”
여자 솔로 가수로서 가요계에서 살아남기는 외로운 일 일수도 있다. 더군다나 거미는 앨범이 백만 장씩 팔리던 아날로그와 음원으로만 음악이 소비되는 디지털 시대의 중간 지점에 선 애매모호한 세대라고 자신을 일컬었다. 그들이 느끼는 지금과 앞으로가 기대되는 후배 가수를 물었다.
“박효신, 휘성, 영지, 환희 등 81년생 친구들이 시대의 애매한 경계에 있어요. 서로 힘들다는 말은 잘 안 해요. 눈여겨보는 후배가 있다면 아이유. 제 노래로 오디션을 볼 때부터 봐왔던 친구에요. 저랑 친한 분들이 아이유를 발굴해서 지금까지도 함께 작업하고 계시거든요. 자기의 행보를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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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힘 “‘응답하라 1988’ OST 부르고 싶어요”
거미는 여전히 욕심이 많다. OST로도 큰 사랑을 받은 그는 OST의 여왕이라 불리는 백지영과의 인연도 깊다. “제가 지영 언니 곡 중에 가이드 녹음을 몇 번 했어요. 그러다가 저한테 온 곡이 ‘그대라서’에요. 그 곡이 저한테 오고 다음 곡으로 나오게 된 게 ‘잊지 말아요’에요”
거미가 OST 참여를 욕심 내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요즘 인기몰이 중인 ‘응답하라 1988’이다. “제가 경연 프로그램에서 옛날 노래들을 많이 불렀어요. 저한테 옛 감성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응답하라 1988’ 시리즈가 저와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이번 노래들 다 들어봤는데 제가 들어갈 자리가 없긴 하더라고요(웃음)”
‘복면가왕’이 끝나고 몇 번의 방송활동을 지나 거미는 정키의 해외 프로젝트 앨범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낸다. 미국의 유명 가수인 시스코와의 협업으로 주목을 받은 그. 얼떨떨한 기분을 여전히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가수를 꿈꿀 때부터 좋아한 가수에요. 제가 그런 분이랑 듀엣을 한다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더라고요. ‘나도 음악을 계속 하다 보니 이런 사람이랑 듀엣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구나’ 싶기도 했어요. 또 시스코는 휘성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에요. 데뷔 했을 때 ‘한국의 시스코’라는 별명도 있었고. 휘성이한테 가장 먼저 자랑했어요”
현재 거미는 콜라보 콘서트와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초 시즌을 맞아 그는 더할 나위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이다. “가수들에게 크리스마스는 공연하는 날이죠. 기념일을 조금 더 기억에 남도록 해주는 의무감이 생겼어요”
12월 27일부터는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다양한 공연을 해온 그이지만 홀로 무대를 채우는 단독 콘서트의 의미는 남다를 것. 그에게 연말 콘서트에 대한 힌트를 구했다.
“저는 공연이라면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음악 하나로 관객 분들을 감동시켜드리고 싶어요. 마지막 곡이 끝나고 나서는 마음이 꽉 차서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을 통해 거미라는 가수가 ‘멋있는 가수, 잘하는 가수’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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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슬럼프를 극복했다고 전한 거미. 누군가가 가볍게 던진 말에 입은 상처로 가수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가 많이 왔다는 그는 다시 음악으로,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치유 받았다.
거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거미는 어려운 사람이 아니고, 그의 음악은 더더욱 어렵지 않다는 것.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했던 바가 바로 그것이다. 좋은 음악의 기본에는 많은 이의 공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음악에 대한 사랑을 설파한 거미가 들려 줄 앞으로의 멜로디가 기대된다.
기획 진행: 박승현, 우지안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박수민
의상: 츄, 에이인, 르샵, 펠틱스
슈즈: 츄, 에이인, 더 포인티드
주얼리: 바이가미
시계: 자스페로
안경: 룩옵티컬
헤어: 태현 미장원 by 태현
메이크업: 미애 미장원 by 태현
장소협찬: 이태원 사또(SA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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