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김예나 기자]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었다. 모두가 하나 돼 즐기고, 옛 추억을 나누고, 존재 자체가 빛났던, 말 그대로 축제 현장이었다.
12월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그룹 god 2015 연말 콘서트 화려한 막을 열었다. 이날부터 같은 장소에서 5일에 걸친 공연을 이어갈 god는 이후 24일과 25일 양일간 대구에서, 30일과 31일에는 부산으로 자리를 옮겨 팬들과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낼 예정이다.
공연장은 하늘색 장관을 이뤘다. 일렁이는 하늘색 물결 사이로 god 다섯 멤버가 제각각 돌연 동장, 국내 공연 역사상 유례없는 방식의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며 팬들과의 반가운 재회를 알렸다.
◆ god, 작정하고 소통 나섰다
지난해 15주년 잠실 공연보다 규모가 작아진 만큼 god와 팬들은 더욱 밀접해졌다. 가장 큰 메인 무대를 비롯해 스탠딩석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중앙 무대, 그 사이를 연결하는 브릿지 무대까지 god는 공연 내내 잠시도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바빴다.
그만큼 팬들과의 ‘소통’에 집중된 공연이었다. god 멤버들은 각각 셀카봉을 들고 나와 무대 위를 누비며 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일부 팬들의 휴대폰을 건네받아 인증샷을 찍는 것은 물론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멤버 손호영은 직접 스탠딩석으로 내려 들어가 팬들의 뜨거운 스킨십 세례를 받기도 했다.
팬들과 god, 이들의 끊임없는 소통 속에서 서로를 향한 애틋함과 고마운 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팬들은 4집 수록곡 ‘다시’ 무대에 맞춰 서프라이즈 이벤트 ‘노래불러줄게를 진행했다. 이는 팬들이 god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이벤트로, 갑작스러운 팬들의 떼창에 멤버들은 잠시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며 연신 “고맙다”고 외쳤다.
◆ 넘치는 흥부터 잔잔한 감동까지
선곡 역시 팬들의 감성적인 소통에 한껏 집중했다. 먼저 god는 3집 수록곡 ‘하늘색 풍선’, 4집 수록곡 ‘니가 있어야 할 곳’, 8집 타이틀곡 ‘스탠드업(Stand Up)’ 등의 오프닝 무대를 통해 팬들의 흥을 끌어 올렸다. 이어지는 무대 역시 5시 수록곡 ‘사랑이야기’, 2집 수록곡 ‘댄스올나잇(Dance All Night)’, 1집 수록곡 ‘관찰’ 등을 선곡해 객석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만들었다.
특별히 준비된 리퀘스트 무대는 팬들의 의견으로 꾸며졌다. 두 개의 사연과 함께 신청자가 원하는 곡을 god가 즉석에서 불러준다는 콘셉트의 이벤트에서 이날 god는 5집 수록곡 ‘우리’와 ‘기회를 줘’를 요청 받았다. 특히 손호영은 자신의 자작곡 ‘우리’를 소개하며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반주가 나오자 한 목소리로 팬들이 선창을 시작, 이어 god는 팬들의 목소리와 하모니를 이루며 또 한 번 소통의 추억을 만들었다.
또 지난 1999년 발표한 첫 정규 타이틀곡 ‘어머님께’ 무대를 시작으로 3집 타이틀곡 ‘거짓말’, 4집 타이틀곡 ‘길’, 지난해 12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오며 발표한 싱글 앨범 ‘미운오리새끼’까지 한 번에 이어진 무대에서는 아련한 감성과 감동이 밀려오며 팬들로 하여금 울컥하는 감정까지 자아냈다.
◆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약 150분가량 진행된 공연 내내 가슴 속에서 왠지 모를 몽글거림을 느꼈다. 그 안에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다섯 남자들을 향한 설렘이 있고, 기쁨이 있었다. 허나 대책 없이 빠르게만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야속한 마음도 들어있었다. 참 복잡미묘한 감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앙코르 콘서트 이후 god와 또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고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두려움이 컸기 때문. 하지만 당시 멤버들은 “이제는 헤어지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god를 지키겠다”고 말했고, 그들의 분명한 약속처럼 god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나.
따라서 이번 콘서트를 통해 god와 더 이상의 오랜 안녕은 없을 거라는 믿음이 강해졌다. 뿐만 아니라 다시 팬들 앞에서 건재한 모습으로 객석 군데군데 뛰고, 날고, 기고, 뒹구는 god 멤버들을 보니 지금도 여전히 팔팔한 오빠들이구나 싶어 안도감이 들었다. 동시에 또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온 god의 존재 자체에 대한 감사함을 크게 느꼈다. (사진제공: 싸이더스HQ)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