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능형 자동차시대를 대비한 기술로 미래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기존 부품통합 외에 IT를 비롯한 각종 통신 및 운전지원 통합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융합기술로 진화하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시장 선점을 강조한 것.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부품, 인휠 시스템 등 친환경차 개발역량 강화와 함께 첨단 운전자보조지원 시스템 기술 개발에 매진키로 했다.
18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기술의 미래 전략은 크게 '구동'과 '주행'으로 구분한다. 구동은 내연기관의 대체동력으로 전력이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전기모터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걸 의미한다. 주행은 점차 주목받는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한 전략이다. 회사측은 이를 통해 친환경과 지능형으로 대변되는 차세대 미래차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복안이다.
미래 지향 기술은 이미 속속 개발하는 중이다. 지난 11월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에 사용하는 차세대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 'iMEB' 개발에 성공한 것. 이는 국내 최초이자 글로벌에선 두 번째다.
기존 여러 부품 단위로 나눠 운영하던 걸 통합한 첨단 제동장치로,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구성하는 압력공급부와 압력제어부를 하나의 전동식 시스템으로 묶어 원가 및 무게를 30% 이상 줄였다. 차체자세유지장치(ESC), 제동잠김방지장치(ABS),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긴급자동제동장치(AEB) 등의 연계 구현도 가능한 만큼 향후 완성차의 지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란 게 모비스의 설명이다.
iMEB는 기술난이도가 매우 높은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은 차가 멈출 때 운동에너지로 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으로, 적용하면 에너지 손실률을 7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덕분에 하이브리드카에선 일반화한 시스템이지만 운전자가 브레이크 밟는 힘을 증폭시키는 압력공급부와, 실제 각 바퀴에 얼마만큼의 제동력을 가할 지 계산, 제어하는 압력제어부가 분리돼 원가 및 무게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현대모비스의'iMEB는 기존의 유압식과 달리 전동식 시스템이어서 단점을 모두 해결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였지만 빠르게 친환경차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건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인 판단 덕분에 가능했다"며 "다른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개발하던 분리형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과감히 건너뛰고, 더 높은 차원의 통합형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해외출원 특허 20건을 포함해 총 109건의 특허를 출원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전력을 전기로 바꾼다는 점에서 구동 시스템 경쟁력 확보에도 나섰다. 특히 인-휠(in Wheel) 시스템이나 저전압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 구동부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최근 떠오르는 인휠 시스템은 차 안에 전기 구동모터와 제동장치 등을 일체화한 시스템이다. 즉 자동차 바퀴가 스스로 움직이고 멈추는 방식이다. 토크컨버터와 변속기, 드라이브샤프트 등과 같은 별도의 동력전달장치가 필요없어 동력손실을 줄일 수 있고, 엔진이나 구동장치도 없는 만큼 무게가 가벼워져 공간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회사측은 수소시대를 대비해 이미 확보한 구동모터, 전력전자부품, 리튬배터리 패키지 및 연료전지 통합모듈 등의 효율 향상에도 매진한다.
이 밖에 지능형은 첨단 운전자지원(DAS) 기술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DAS는 자동차 운행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인지해 차를 제어하는 기술로, 운전자들에게 안전과 편의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 부주의에 따른 차선이탈을 막거나 후측방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를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전방 위험상황을 사전에 알아내 긴급제동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등의 기술이다.
현대모비스의 대표적 DAS 기술은 어드밴스 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차선이탈방지 시스템(LDWS) 및 차선보조유지장치(LKAS), 상향등 자동전환장치(HBA), 긴급자동제동 시스템(AEB), 지능형주차보조 시스템(SPAS), 후측방경보 시스템(BSD) 등이 있다.
회사측은 이 밖에 무인 발렛파킹과 교차로 감지 및 선행차 자동 추월 등 부분 자율주행기술도 확보한 만큼 조기 양산 적용으로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친환경차와 지능형차의 고부가가치부품시장을 선점하는 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래차 핵심 부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해 고부가가치제품을 많이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