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중고차매매단지, 묵은 때 벗고 젊어진다

 서울시가 2020년까지 성동구 용답동에 위치한 장안중고차매매단지 부지 50만㎡를 자동차산업복합단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낙후된 시설과 후진적 시스템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았던 매매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내년 연말까지 약 29억원을 투입해 지상 3층 규모의 자동차산업종합정보센터를 조성한다. 센터는 수출상담과 튜닝, 딜러교육, 산업인증, 자동차 자가 정비 등을 운영하게 된다.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장안중고차매매단지는 최근 8대 조합장을 선출했다. 3년마다 새로 선출되는 자리지만 현대화 첫 걸음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권오웅 조합장은 벌써부터 직무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재임 기간 중 개혁의 초석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권 조합장은 "장한평역 일대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중고차 전문 매매단지"라며 "37년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중고차 판매에서 부품, 정비까지 인프라 구성을 충분히 갖춰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방식에 안주하다보니 최근 4~5년간 실적이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시대의 부응에 따르지 못해 젊은 소비자를 놓친 것이 안타깝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온라인 중심의 매매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조합원들의 연령이 2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하다보니 온라인에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방치해 놨던 온라인 홈페이지 전담반을 구성해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다보니 허위매물 등 위험이 적은 것은 최대 장점이라고 내세웠다. 권 조합장은 "이처럼 넓은 대지를 확보하고 중고차 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장소를 갖춘 곳은 장안매매단지밖에 없다"며 "미끼나 허위매물을 꾸며 소비자를 유인하는 온라인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태양광에서 직접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2,500대에 달하는 매물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강점은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처 알리지 못했던 경쟁력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권 조합장은 "장안매매단지는 개인 사업자로 이뤄졌기 때문에 대기업과 달리 중고차 상태나 소비자 권리 보장이 떨어질 것이란 편견이 팽배하다"며 "현재 전문 감정업체와 협업해 매물의 상태를 보증하고 있으며, 1개월 또는 2,000㎞ 이내까지는 엔진 등 주요부품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중고차의 특성상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우려를 조합차원에서 책임진다는 설명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장안중고차매매단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작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낡은 점포와 지나친 호객행위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차근히 해결한다. 권 조합장은 "조합 회원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외관을 깨끗이 청소하고 불법 적재물을 정리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주먹구구식의 매매 방식도 바꿔나간다. 소개원과 종업원, 사장으로 3원화된 구조부터 조직화한다. 호객행위를 통해 소비자만 연결해주는 소개원을 줄이고 실무자인 종업원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종사원들의 기본 권리를 높이면서 시장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설명이다. 

 권 조합장은 "중고차는 장한평역 일대 시장 경쟁력을 책임지는 주요 사업"이라며 "서울시에서도 이러한 특장점을 인정해 대대적인 도움을 주는 만큼 달라진 모습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관련 종사자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젊은 세대의 유입을 늘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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