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다이노’ 피터손 감독, 제대로 영혼 갈아 넣었다(종합)

입력 2016-01-04 18:18  


[bnt뉴스 김희경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디즈니․픽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인사이드아웃’으로 이미 한 차례 커다란 감동을 안겼던 피터 손, 김재형, 드니스 림은 한국을 찾아와 보다 특별하고 놀라운 작품이 찾아올 것을 예고했다. 과연 소년 같은 공룡과 강아지 같은 소년이 그려낼 특별한 우정은 우리들의 심금을 얼마나 깊이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월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 M2관에서는 영화 ‘굿 다이노’(감독 피터 손) 내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감독 피터 손과 애니메이터 김재형, 프로듀서 드니스 림 프로듀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회사 윌트 디즈니 스튜디오와 픽사 스튜디오가 함께 작업한 지 20주년을 맞아 디즈니·픽사 스튜디오가 만든 영화 ‘굿 다이노’는 양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 전망이다. 두 회사가 가진 독창적이면서도 기발한 상상력과 영상미는 환상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며 인간과 동물 사이를 극복한 우정을 그렸다.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은 픽사에 입사한 지 15년이 된 베테랑 감독으로,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월-E’ 등 여러 작품에서 스토리, 아트 부서 등에 일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갔다. 이후 ‘업’의 오프닝 단편 ‘구름 조금’을 통해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피터 손은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스토리보드를 비롯한 ‘굿 다이노’의 제작기를 세세하게 설명했다. 먼저 피터 손은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온 뒤 평소 동생과 영화의 한 장면을 따라하며 노는 것이 놀이였다고 밝혔다. 그는 “저희는 부모님이 하셨던 식품점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주 영화를 봤다. 카우보이처럼 싸우기도 했고, 모두가 좋아했던 ‘스타워즈’의 한 장면을 따라하기도 했다”며 추억을 언급했다.

이어 “그러다가 가게 매출이 좋으면 영화 광팬인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영화관을 찾아가 영화를 보곤 했다. 하지만 영화관에 있던 영화는 전부 자막이 없었고,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는 저에게 언제나 뜻을 물었다”며 “그럴 때마다 제가 서툰 한국어로 최대한 뜻을 전해주려 했지만 어머니는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셨다”고 답했다.

피터 손은 “하지만 이런 설명이 필요가 없는 영화를 알게 됐다. 바로 애니메이션이다”며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덤보’를 본 적이 있었다. 당시 엄마 코끼리가 아기 코끼리를 코로 더듬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으셨고 심지어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제가 설명할 필요가 없었고, 그걸 본 제 가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애니메이션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굿 다이노’의 제작을 맡기 시작할 무렵 피터 손이 가장 먼저 지시받은 것은 사전조사였다. 그는 뉴욕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찾아가 공룡뼈의 생김새, 골격, 구조 등을 해부했고, 화석이 발견된 지역에 직접 답사를 떠나기도 했다. 실제 존재하는 500km 이상 지형의 산맥, 고도, 지층, 계곡의 형태 등을 그대로 가져와 ‘굿 다이노’의 배경으로 사용해 애니메이션을 보다 실감나게 만들었다. 특히 3차원으로 구형한 뭉게구름은 빛의 각도에 따라 그림자가 지며 라이브 액션 필름이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높은 퀄리티를 구현했다고.

그는 “굉장한 현실감을 주는 것으로 인해 아름다우면서도 위협감을 느끼길 바라며 최선을 다했다.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한 속성을 가진 것이 자연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몰입하는 관객들이 장면 그대로를 느끼고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자연의 이중성에 깊은 고찰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룡 알로의 움직임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코끼리의 모든 움직임을 1초에 24프레임으로 분석해 신체 부위를 구현하고, 야생 소년 스팟은 순수하면서도 개의 본질을 드러내 타잔의 느낌과 또 다른 느낌을 완성했다.


이처럼 섬세한 정성을 ‘굿 다이노’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피터 손은 “시간 압박이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 제작을 시작했다. 저는 스토리를 작품의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비평과 비판을 듣기를 노력했다. 최고의 스토리를 만들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무엇보다 소통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저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생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역량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을 구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를 구현하고 그 목표를 전체 팀이 이해하며 함께 달려나가게 만드는 것도 감독의 힘이다”며 “어머니가 영화를 사랑하고 저 또한 영화를 사랑했기 때문에 영화감독의 자질이 생겼다고 본다. ‘굿 다이노’의 스토리를 한 명의 아픈 아이라고 비유하자면, 제가 그걸 이어받아 부모로서 잘 돌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 부모 같은 감독이 좋은 감독이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직업 정신을 보이기도 했다.

작은 소년의 다짐을 현재까지 소중하게 보관하는 피터 손의 모습은 그야말로 멋진 어른아이였다. 작품을 자신이 낳은 자식만큼 아끼는 모습은 프로 그 자체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이처럼 감독의 애정이 듬뿍 들어간 ‘굿 다이노’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을 터.

한편 ‘굿 다이노’는 꼬마 공룡 알로와 야생 꼬마 스팟이 함께 하는 여정과 교감을 드린 애니메이션으로, 7일 전국 극장가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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