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전자로, 전자는 자동차로...사람 확보 사활

입력 2016-01-08 08:40   수정 2016-01-26 19:33


 자동차에 IT 기능 접목사례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두 업계 간 물밑에서 인력확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노키아 출신인 레드직 부사장을 영입한다고 밝혔다. 레드직은 과거 나브텍, 모토롤라, 무선 커뮤니케이션 스타트업인 '사이버픽시' 등을 거친 IT 전문가다. 르노-닛산 영입 이전까지 노키아 자동차부문 부사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앞으로 르노-닛산 내에서 새로운 연구조직, 특히 연결성(Connectivity) 부문을 맡을 예정이다.   






 레드직은 노키아의 '히어'(HERE)사업부문을 맡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히어는 노키아가 2007년 지도회사 나브텍을 인수한 뒤 내놓은 것으로, 최근에는 노키아가 가전사업 집중을 위해 독일 완성차 3사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하는 신차 5대 중 4대가 히어의 지도를 사용할 정도로 점유율이 높다. 또 아마존과 야후, 중국 바이두 등에도 지도를 공급하고, 사용 가능한 언어도 50개 국이 넘는 등 사실상 모든 국가에서 활용될 수 있어 자율주행차분야에선 필수지도로 인식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에 앞서 애플의 맥컴퓨터 시스템 개발 책임자였던 요한 융비르트를 영입, 디지털전략부문을 담당시켰다. 디젤 게이트로 막대한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지만 첨단 자율주행 시대의 선도자가 될 것이란 미래 전략을 흔들림없이 지켜 가겠다는 의지다. 융비르트는 시중에서 '아이카(iCar)'로 통용되는 애플의 자동차 개발(프로젝트 타이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업계가 IT 인력을 확보, 자율주행차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반면 IT업계는 완성차 출신 인력 모시기에 한창이다. 구글은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장이었던 존 크래프칙을 자율주행차사업부문의 최고 경영자로 영입했고, 과거 포드 최고 경영자였던 앨런 멀랠리를 이사회 멤버로 참여시키기도 했다. 덕분에 최근 포드와 구글의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은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애플은 미국 내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인 A123의 인력을 유치하다 법정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만큼 IT쪽에서도 자동차 출신 인력이 절실한 셈이다.






 비단 해외뿐 아니라 자동차와 IT 및 전자의 인력 유치 경쟁은 국내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IT 및 통신분야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섰다. 특히 삼성 및 LG 등 IT와 전자분야 출신 전문가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앞으로 강화될 모바일분야 인력 확보에 매진하는 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삼성전자 모바일 기술 인재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자동차업계 출신 영입에 한창이다. 특히 최근 VC(Vehicle Component)사업부를 만들면서 자동차 기술인력 수요가 급증해서다. 실제 VC사업본부장을 맡은 이우종 사장은 과거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출신이다. 지난 2000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LG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설계사업을 지휘했다. 삼성전자도 전장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상 향후 자동차 전문가 영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IT 및 통신은 직접 해결이 가능하지만 기계로서의 자동차 역할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완성차와 IT업계는 경쟁과 함께 연합전략을 동시에 선택하고 있다. 특히 연결성부문에서 양측은 서로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당분간 전략적 제휴 등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보인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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