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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이승현 기자] 배우 박소담이 스크린을 벗어났다. 영화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가 차기작으로 영화가 아닌 연극을 선택한 것. 시연 내내 박소담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는 큰 공연장을 메우기에 충분해 보였다.
1월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진행된 연극 ‘렛미인’ 연습실 공개 현장에 감독 박명성, 연출 존 티파니를 비롯 배우 박소담 이은지 오승훈 안승균이 참석했다. 연습실 공개는 1막 시연으로 진행됐으며 1막 초반부는 박소담, 오승훈이 후반부에는 이은지 안승균이 각각 일라이와 오스카로 열연을 펼쳤다.
‘렛미인’은 스웨덴 작가의 동명 소설과 스웨덴과 미국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다. 연극은 지난 2013년 스코틀랜드에서 연출 존 티파니에 의해 초연을 올렸다. 극은 뱀파이어라는 매혹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공포의 소재를 잘 담아내며 극의 중심에 사랑을 둬 뱀파이어와 관련된 이야기 중 진보한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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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박소담이 맡은 일라이 역은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오스카의 옆집에 이사 온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라는 캐릭터는 박소담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와 관련 그는 “계속해서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학교를 다니며 느꼈던 감정을 느끼고 무대에 오르고 싶었다. 내게 또 다른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오디션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또 박소담은 “2차 오디션 때 무브먼트를 봤다. 학교 다닐 때 움직임 수업을 들었던 게 떠올랐다. 처음 보는 분들과 다 같이 땀 흘리고 소리 지르는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오디션에 떨어져도 내가 왜 다시 연극을 하고 싶었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사실 박소담은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던 터. 차기작을 영화로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연극을 택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는 “무대는 라이브로 진행되다보니 돌발 상황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연극은 돌발상황들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많이 키울 수 있는 것 같다. 또 객석 3층까지 연기가 보여야 한다. 그렇기에 무브먼트를 할 때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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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에서는 유독 무브먼트가 눈에 띄는 요소. 연기보다 무브먼트 오디션을 먼저 봤을 정도로 극은 무브먼트를 강조한다. 이와 관련 존 티파니를 비롯한 연출가들은 “대사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은 무브먼트로 표현을 대신 한다”며 “일라이라는 인물은 초인적인 힘과 독특한 몸놀림을 가지고 있다. 캐릭터를 잘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무브먼트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강약을 조절하는 무브먼트를 선보여야 하는 박소담은 “사실 움직임을 잘 하는 편이 아니어서 걱정이 되긴 했다”고 부담감을 내비췄다. 그러나 그는 “워크샵을 하면서 내가 아주 잘 하지는 못해도 즐긴다면 언젠가 잘 하고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움직임을 많이 하며 대사를 하다 보니 훨씬 말들이 편하게 나오는 때가 있다. 가만히 서서 상대방과 마주하고 대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움직임이 있어 훨씬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았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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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활동을 시작해왔지만 연극 무대에 오르는 것은 대학 시절 소극장 공연 이후 처음이라는 박소담. 대중들의 시선이 그가 선택한 차기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가운데 “많은 분들이 이렇게 빨리 관심을 주실 줄 몰랐다. 그저 연기가 재밌어서 즐기며 하다 보니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자신이 가진 부담감에 대해 진솔하게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열일곱 살 때 무대에 있는 배우들을 보고 저들처럼 무대에 선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배우라는 꿈을 꿨다. 사실 아직 많이 떨린다. 본 공연 때는 떨리지 않을 만큼 훨씬 더 많이 연습해 무대 위에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즐기는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행복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을 전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연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무대에 박소담이 등장을 알렸다. 첫 무대부터 뱀파이어라는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를 맡은 그가 어떠한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감을 감추기 어려울 듯 싶다.
한편 외로운 두 소년소녀의 풋풋하며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렛미인’은 이달 21일부터 2월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 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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