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상 보증 '10년 또는 16만㎞ 이내' 제공은 소비자를 차별하는 것이다."
"아니다, 미국 내 무상 보증은 품질에 자신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소비자의 생각, 후자는 제조사의 논리다. 그런데 80%의 소비자는 '차별'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심지어 현대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66%도 같은 답을 골랐다.
21일 컨슈머인사이트가 내놓은 자동차리포트 결과에 따르면 보증 기간의 차이는 대표적인 '차별'로 인식됐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차별'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반면 현대차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이라는 점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응답자의 48%가 '그렇다'고 답했고, 특히 향후 수입차를 사려는 사람의 65%가 인정했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와 제조사의 생각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노조에 대한 인식이다. 소비자의 73%는 현대차 노조가 부당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귀족노조라고 답했다. 또한 내수와 수출 부품의 차이가 있다는 응답자도 78%로 적지 않다. 각 나라별 규정에 따라 다르다는 제조사의 논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대차가 잘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대차가 잘되면 좋아지는 것은 오너와 노조 뿐이라는 응답이 57%로 절반을 넘지만 수입차 구매자의 72%는 현대차가 잘돼야 국가와 사회 모두에 이익이 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는 현대차 제품보다 기업에 대해 비판적이며, 반감의 핵심은 성장에 기여했음에도 역차별 당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수입차로 몰려가는 이유는 제품과 기업에 대한 불만"이라며 "전체 소비자 10명 중 8명은 현대차가 해외 소비자를 보다 우대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컨슈머인사이트는 많은 소비자가 수입차로 옮겨 가려는 태도의 이면에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불만보다 국내 완성차기업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실제보다 더 매력적으로 판단하고 옮겨가려는 이유가 기업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얘기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