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독일 프리미엄 3사 가운데 운전의 즐거움이 가장 큰 차로 BMW를 꼽는다. 역동성을 제품의 주요 컨셉트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런 배경으로 BMW는 2014년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 센터를 개장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체험 기회를 제공, 젊은 수요층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있고 안전하게 운전을 즐길 수 있는 매뉴얼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중 겨울철에 시행하는 '스노우 베이직'은 소비자가 얼어붙은 도로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마련한 체험 프로그램이다. 일반 도로와 전혀 다른 눈길 주행만을 위한 것으로, 적지 않은 운전 기술을 요구한다.
스노우 베이직은 총 120분으로 구성된다. 이론 교육 30분, 타이어·구동방식(후륜, 사륜)·전자제어장치(DSC) 작동에 따른 다목적 코스 주행 1시간, 원선회 코스 30분이다. 본격 주행에 앞서 기본적인 운전 자세, 시승차의 특성, 선회 시 제어하는 방법인 카운터 스티어 등을 교육받았다.
이후 실제 주행에선 전륜구동의 미니 JCW와 후륜구동의 BMW 428i이 준비됐다. 이 가운데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한 428i 컨버터블에 올랐다. 먼저 향한 곳은 핸들링을 통해 주행감각을 익히는 다목적 코스(Multiple Course)다. 타이어별 제동력 차이를 경험할 수 있으며 짧은 슬라럼과 시케인 구간은 눈길에서 스티어링 휠 조작법을 익힐 수 있는 곳이다.
후륜구동임에도 스노우 타이어 덕분에 눈밭에 들어서니 꽤 안정적이다. DSC 등의 전자제어장치 개입이 더해지면서 일반적인 노면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저속으로 슬라럼을 통과하고 시케인 코스에서 속도를 내도 오버스티어를 억제한다.
DSC를 끄면 차이는 확연하다. 뒷바퀴가 본색을 드러내며 미끄러짐 본능을 깨우기 시작한다. 넓은 공간에서 이뤄진 덕분에 재미는 있지만 실제 일반 도로라면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은 일반 타이어를 끼운 640d x드라이브에 올랐다.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지만 일반 타이어여서 스노우 타이어의 후륜 구동차가 더 안정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네 바퀴를 굴리지만 후륜구동 기반에, 뒷바퀴에 걸리는 토크도 무시할 수 없었다. DSC를 끄고 시케인 구간에서 속도를 올려보니 쉽게 스핀하려 한다. 재빠른 카운터 스티어를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돼 히터를 꺼도 영하 15도의 날씨에 땀이 날 지경이었다.
마지막으로 오른 차는 일반 타이어의 428i 컨버터블이다. 후륜구동인데다 접지 면적이 넓은 탓에 가고 서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결국 두 번이나 견인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운전이 어려운 까닭에 일반 타이어 시승을 마지막에 구성한 이유는 확실해 보였다.
계절별 타이어와 구동방식, 전자제어장치 작동 여부에 따른 비교 체험을 뒤로 하고 향한 곳은 원선회(Circular Course) 구간이다.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한 328i 컨버터블을 타고 연속 스핀턴을 할 수 있는 짜릿한 코스다.
뒷바퀴를 흘리며 제자리에서 도는 요령은 스티어링 휠과 가속 페달을 조작하면 될 정도로 간단(?)했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얼어붙은 노면 때문에 스노우 타이어라도 접지력을 잃거나 차체가 바깥으로 밀려나는 언더스티어가 나기 십상이었다. 진행 방향에 대한 시선 처리 역시 중요하다. 차가 나가야 할 곳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개장 이후 겨울마다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노우 타이어의 효용성과 차의 특성을 알리기 위한 배려다. 특히 수입차를 중심으로 후륜 구동차가 늘고 있는 만큼 구동 특성에 따른 운전방법 습득이 요구된다는 점도 배경이다.
프로그램 참여 가격은 12만원으로, 제대로 익힌다면 가치는 배가될 것이다. 차의 한계를 경험해 운전 재미를 높일 수 있는 데다 보다 안전한 운전법을 알 수 있어서다. 올해는 2월14일까지 진행하며 드라이빙 센터 홈페이지(www.bmw-driving-center.co.kr)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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