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t뉴스 이린 기자] ‘히말라야’의 등산복을 벗은 황정민과 ‘검은사제들’ 속 사제복을 벗은 강동원이 뭉쳤다. 2월의 늦은 한파도 뚫을 유쾌한 버디플레이가 펼쳐진다.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황정민)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강동원)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범죄오락영화.
영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다혈질 검사 변재욱이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다음 날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꼼짝없이 살인 누명을 쓴 그는 15년 형을 받고 교도소로 수감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복수를 다짐하며 교도소의 실세가 된 변재욱의 앞에 자신이 누명을 쓰게 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이 나타난다.
그렇게 둘의 만남과 동시에 일촉즉발 버디 플레이가 막을 연다. 재욱은 자신의 혐의를 벗겨줄 치원과 손을 잡은 후 그를 이용해 증거물을 하나하나 수집한다. 영화 속 사건의 발생부터 피의자 심문, 그리고 재욱이 누명을 쓰고 감옥을 들어간 이후 치원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숨 쉴 틈 없이 빠르다.
극중 재욱과 치원의 만남과 대립, 그리고 둘이 손을 잡고 계획을 세우는 직후까지 대부분의 장면에서 재욱과 치원은 같은 장소에 있지 않다. 중반부부터 소위 날아다니는 치원을 연기한 강동원의 활약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다. 강동원은 타고난 비주얼로 이미 합격점을 맞은 ‘꽃미남’이라는 수식어, 그리고 강동원이기에 덧붙일 수 있었던 매력적인 요소들로 삼류에도 못 미치는 허세남발 사기꾼 캐릭터를 귀엽고도 유쾌하게 끌어냈다. 특히 강동원의 막춤과 콩글리쉬 신들은 자동적으로 미소를 발사시킨다.

그를 받쳐주며 감정을 억제한 재욱 역의 황정민도 잘 어우러졌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 당시 “강동원은 팔딸팔딱 뛰는 활어회, 난 수족관의 광어였다”는 그의 발언에서도 보이듯이 황정민은 한 발 뒤로 물러서서 강동원이 맡은 치원 역에 날개를 단 일등 공신으로 작용한다. 또 황정민은 극의 후반부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한 법정신으로 관객들에게 풀리지 않는 긴장감을 준다.
배우 이성민과 박성웅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동시기 개봉작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에서 딸을 잊지 못하는 짙은 부성애를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 이성민은 ‘검사외전’에서는 완벽한 악역으로 변신, 사람 좋은 미소 속 감추고 있는 시커먼 속내를 점차 드러낸다. 그리고 박성웅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야심가지만 극중 적재적소에 의외의 웃음을 주며 극의 재미에 힘을 보탠다.
다만 다소 힘이 빠진 허술한 후반부 대결 구도, 그리고 황정민과 강동원이 나눠 등장하며 긴 호흡을 하지 않는 ‘검사외전’만의 독특한 버디 무비를 더욱 쫄깃하게 풀어가지 못함에 아쉽다. 2월3일 개봉 예정. 러닝타임 126분.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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