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연애하고 싶다면, 사랑하고 싶다면 ‘좋아해줘’

입력 2016-02-08 09:00  


[bnt뉴스 이린 기자] 역대급 배우들의 통통 튀는 사랑법이 깊이 잠들어있는 설렘을 깨웠다. 여섯 캐릭터가 뿜어내는 여섯 색깔의 매력이 120분 러닝타임을 꽉 채운다.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는 선뜻 말로는 내뱉기 수줍은 ‘좋아한다’는 고백을 상대방의 SNS를 몰래 보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것으로 대신하는 세 커플의 모습을 재치 있게 담아냈다.

악명 높은 스타 작가 조경아(이미연)와 남부러울 것 없는 안하무인 한류스타 노진우(유아인), 어리바리한 노처녀 스튜어디스 함주란(최지우)과 오지랖 넓은 셰프 정성찬(김주혁), 모태 솔로 천재 작곡가 이수호(강하늘)와 드라마 초짜 PD 연애 고수 밀당녀 장나연(이솜)의 사랑은 SNS를 타고 시작된다.


먼저 둘도 없는 웬수처럼 보이지만 지울 수 없는 둘 만의 과거로 인해 얽히고설켜있는 스타작가 조경아와 한류스타 노진우는 각각 이미연과 유아인이 맡았다.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판타지적인 설정이지만 남녀의 숨길 수 없는 감정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미연과 유아인 커플은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쩔 도리 없는 감정을 끊임없는 밀당, 그리고 용기 있는 선택으로 이어간다.

누가 뭐래도 극의 가장 큰 웃음은 최지우(함주란 역)와 김주혁(정성찬 역)이 담당했다. 최근 예능을 통해 범접할 수 없는 한류스타 ‘지우히메’가 아닌 친근한 옆집 언니 이미지로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최지우는 ‘좋아해줘’에서 우아함을 내려놓고 사랑스러움을 장착했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탬버린을 목에 끼고 막춤을 추는가 하면 마흔이 가까워져 가고 있는 노처녀의 솔직한 심경을 당당하게 표현하며 맞서는 그의 모습이 자연스레 웃음을 이끈다. 그리고 김주혁은 그의 장단에 맞춰서 애드리브를 아낌없이 방출하며 환상의 케미를 선사했다.

강하늘(이수호 역)과 이솜(장나연 역)은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을 되새기게 한다. 너무 좋아했기에 장애가 있음을 선뜻 말하지 못하는 수호, 진심어린 마음을 알기에 조심스러웠던 수호의 손길을 놓지 않고 싶었던 나연의 이야기는 세 커플 중 가장 뭉클한 감동을 전달한다.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거침없이 먼저 대시하는 나연의 모습도 인상 깊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강요로 다져지는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관심을 느끼고 ‘좋아한다’ 말하고 ‘사랑한다’ 표현하는 이들의 모습은 당연하지만 아름답다. 그리고 극중 SNS는 비겁하게 뒤에 숨어 소통하는 장치가 아니라 선뜻 전하지 못한 마음을 연결하는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영화 속 SNS를 타고 흐르는 사랑의 기류는 오히려 더 간질거리까지 하다.

옴니버스 식 구성도 흥미롭다. 세 커플의 우연인 듯 필연의 관계가 절묘하게 엮이며 어우러졌다. ‘좋아해줘’는 17일 개봉이다. 러닝타임 120분. (사진출처: 영화 ‘좋아해줘’ 메인 포스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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