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완선 기자] 최희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라디오가 너무 하고 싶다고 말했다. bnt 화보를 위해 스튜디오를 찾을 때부터 촬영이 끝나는 순간까지 프로패셔널한 포즈와 눈빛으로 임했던 그에게서 라디오 DJ처럼 익숙하고 따듯한 느낌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야구여신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그는 요즘 뷰티여신으로 돌아와 여성들에게 뷰티 팁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또한 이러한 역할의 변화는 베테랑 인터뷰어인 그에게 인터뷰 대상자로서의 책임감도 주고 있다.
이렇듯 언제나 대중들의 즐거움을 위해 살고 있는 그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가 점점 더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뮤지컬 배우를 꿈꿨던 소녀
학창시절 최희의 꿈은 뮤지컬 배우. 고등학교 1학년때 음악선생님께서 틀어주신 ‘캣츠’는 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말 어렸을 때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랐어요. 제가 뭘 잘하는지도 몰랐고요. 그렇게 평범하게 공부를 하다가 처음으로 하고 싶다고 느꼈던 것이 뮤지컬 배우였어요. 고등학교 1학년때 음악선생님께서 틀어주신 ‘캣츠’ 비디오 속 배우들이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저 역시 그렇게 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어떻게 해야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는지, 음악은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잘 몰랐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죠”
이후 최희는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에 진학해 일반적인 대기업에 원서를 내면서 취업 준비를 하게 된다.
“여러 기업에 원서를 써봤어요. 그러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봤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상충되는 아나운서를 준비하게 되었죠. 그때는 제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아나운서 준비하는 것을 말하지도 못했어요. 다른 준비생들은 너무 예뻤거든요(웃음)”
‘야구여신’이 된 최희
그렇게 KBS N에 아나운서로 입사하게 된 최희는 곧 ‘야구여신’이라 불리며 큰 인기몰이를 한다. 이 경험은 그에게 수많은 야구스타들을 만나고, 또 인터뷰를 하며 사람 보는 눈을 키워주기도 했다.
“많은 인터뷰 중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무래도 베테랑 선수들은 자신감도 있고 인터뷰 경험도 많아서 말을 정말 잘하시죠. 그런데 제가 서건창 선수를 인터뷰 했을 때는 지금처럼 유명한 타자도 아니었고 그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잘 한다고 하던 선수 정도였어요.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했던 인터뷰였는데 초롱초롱하고 살아있는 눈빛이 너무 좋았어요. 잘 할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죠. 확실히 눈빛에 설레임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 이후에 계속 성장하게 되어서 좋았어요”
“사람은 정말 눈빛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 알지는 못해도 눈빛을 보면 이 사람이 열정이 있는지, 없는지, 진실인지, 거짓인지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가끔 제가 제 눈빛을 보고 실망할 때도 있어요. 어떤 날은 너무 의욕이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제 눈빛에서 나 드러나요(웃음)”
직업적인 소명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웃으며 방송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희는 어떤 방법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왔을까.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가장 힘든 점이죠. TV 속에서는 하나같이 행복해 보이고 즐거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픈 일도 많아요.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어떤 날은 너무 우울해서 당장 누가 툭 치면 막 울 것 같은 날도 있었어요. 그날도 촬영을 진행해야 했었고요. 그래도 그만큼 대중이 사랑을 주고 관심을 주니 내가 받는 것만큼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그만큼 이 일을 오래 하신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사실 무슨 일을 하든 어려운 점이 왜 없겠어요. 저는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제 친구들이 저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친구들은 저에게 “힘들겠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매일 아침 출근을 하고, 업무, 상사, 야근, 평가 스트레스를 안고 가는 친구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이가 된 최희
KBS N 아나운서 시절, 수많은 선수들을 인터뷰 했던 그가 요즘은 인터뷰 대상자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중이다. 베테랑 인터뷰어로서 인터뷰이가 되었을 때의 느낌은 어떨까.
“인터뷰어가 되는 것이 훨씬 좋아요. 그 일을 너무 오래해서 그런지 제가 이야기 하는 것보다 인터뷰 대상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훨씬 재미있어요(웃음)”
“반대로 인터뷰 대상자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정형돈씨가 나온 ‘힐링캠프’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정형돈씨께서 했던 말 중에 “대중의 눈치를 끊임없이 보기 때문에 솔직하지 못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너무 제 가슴에 와 닿았어요. 저 역시 그러니까요. TV나 인터뷰에서 하는 말들이 제가 의도한 바와 다르게 전달될 수도 있으니까요”
최희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 생각의 단계를 짧게 거치고 말을 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오해도 발생하고 의도도 왜곡되면서 요즈음은 한마디 한마디 하기 전에 많은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방송보다 기사 글이 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요. 영상에는 표정도, 앞뒤 상황도 볼 수 있지만 기사에는 공간의 한계가 있을 뿐이잖아요. 그만큼 글의 힘이 크기도 하고요”
뷰티여신으로 돌아온 최희
최희는 요즘 패션앤 ‘화장대를 부탁해’를 진행하며 대중들에게 뷰티 팁을 알리는데 열심이다. 그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뷰티 아이템은 무엇일까.
“저는 클렌징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서 화장을 한 날에는 정말 오랫동안 깨끗하게 세안을 해요. 메이크업 잔여물이 피부에 남아있는 것이 싫거든요(웃음). 그래서 클렌징 도구, 클렌징 폼과 같은 제품들에 특히 더 신경을 써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재미있는 아이템들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 중에서 아이비 언니가 했던 인중 제모기가 재미있었어요(웃음). 여자들이 인중에 나는 솜털을 제모 하는 기계예요”
최희, 그리고 라디오
최희는 라디오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해에도 MBC FM4U ‘써니의 FM데이트’의 일일 DJ로 라디오 진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제가 방송 6년차였는데요, 그래도 너무 떨리더라고요(웃음), 그래도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그랬어요”
최희는 올해 서른 하나. 라디오 키드로 살아온 세대이다.
“어렸을 때 취미가 라디오를 들으면서 테이프에 음악을 녹음하던 거였어요. 그때 당시 정지영 아나운서의 ‘스윗뮤직박스’랑 김동완의 ‘텐텐클럽’을 즐겨 들었어요. 참, 저는 신화 팬이었거든요(웃음)”
“라디오 진행을 하면 청취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생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딱 두 시간 진행했을 뿐인데도 청취자들에게 힘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나도 큰 힘을 얻었고요. 끈끈한 느낌이었어요. 앞으로 라디오를 진행하려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많은 것을 들어야 하고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는 것도 느꼈고요. 정말 하고 싶어요”

최희가 만들고 싶은 라디오 프로그램
“저는 밤에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요. 그리고 프로그램을 기획해 본다면 ‘연애상담’ 코너를 만들고 싶어요. 전화 통화도 하면서 위안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요. 제가 친구들 사이에서 연애상담을 정말 많이 해주거든요.(웃음)”
그렇다면 최희가 해주는 연애상담은 어떤 느낌일까.
“제 친구들은 제가 연애를 잘 못하더라도 이상적인 이야기를 잘 해준다는 것을 알아요. 그런 것도 필요 하거든요. 보통은 친구가 실연당했을 경우 “그 놈이랑 잘 헤어졌어”라고 하지만 그게 위안이 안될 때가 있잖아요. ‘답정너’처럼 “너는 욕 하지마! 나만 욕 할거야”와 같은 거죠. 그런 친구들이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면 저는 “니가 충분히 사랑했다면 배운 게 많이 있을거야”라는 식으로 이상적인 이야기를 해줘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헤어지면 저한테 연락을 많이 해요(웃음)”
아나운서 최희와 방송인 최희
최희는 보통의 월급쟁이 직장인에서 프리를 선언한 방송인. 그는 어떤 신분이 더욱 자신과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할까.
“KBS N에 있을 때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좋았어요. 옆자리에는 선배님이 계시고 항상 뭘 물어보거나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었고요. 그때 팀들이 너무 사이가 좋았거든요. 의지도 많이 했고 지금도 연락할 정도로 너무 좋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반면 지금은 모르면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반면에 개인시간이 많은 것은 좋아요. 전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거든요. 회사에 있으면 따로 뭘 배우기가 힘들잖아요. 요즘에는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도 있고 좋은 것 같아요”
또한 최희는 사회인 선배로서 사회 초년생들에게 따뜻한 말은 전하기도 했다.
“처음 KBS N에 입사했을 때는 무섭고, 두렵고, 위축되어서 사무실에 들어가기 직전에 심호흡을 하곤 했어요.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적응해 있더라고요. 그러면서 회사 생활이 즐거워졌거든요. 힘들게 하는 사람, 싫은 사람은 당연히 어느 회사를 가든지 있겠지만 눈 딱 감고 “하자!”라고 속으로 말하고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최희에게 배우란
고등학교 때 최희의 꿈은 뮤지컬 배우. 방송 활동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꿈을 꾸고 있지 않은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무대에 서거나 연기로 한 작품 안에 들어가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잖아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고요.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하지 않을 거에요. 저는 못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언제나 준비하는 최희
7년차 베테랑 방송인 최희도 아직 두려움도 많고 어려움도 겪는 과정 중. 하지만 그만큼 이 직업을 사랑하기에 그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다른 연예인들을 보면 다들 너무 방송을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위축되기도 하고 “내가 발전이 없으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도 있어요. 하지만 이 직업의 특징이 언제나 기회는 온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뿐이에요. 우연히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

최희가 바라는 2016년,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
“이번 2016시즌에 저 최희는 3할만 치면 좋겠어요(웃음). 야구선수들이 꾸준히 3할을 치면 정말 대단한 선수잖아요. “10번 중에 3번이 뭐가 어려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은 세상에서 3할만 쳐도 정말 제가 열심히 한 거라고 생각해요”
“끝으로 저는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 바르고 의미 있게 살고 싶어요. 조금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좀 더 잘 정립하면 그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여타 다른 연예인들과는 달리 우리들과 비슷한 학창시절, 직장생활을 경험했으며, 현재 자신의 꿈을 위해 올해도 열심히 날개 짓을 하는 최희. 2016년을 맞이한 최희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초롱초롱 했다.
기획 진행: 양완선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촬영, 편집: 박수민
의상: 아메리칸이글, 로맨시크, 르꼬끄 스포르티브, 커밍스텝, 꼼빠니아
슈즈: 르꼬끄, 바바라, 멜리사
가방: 랑카스터
선글라스: 라피스 센시블레
시계: 헨리런던, 망고스틴
헤어: 제니하우스 김남현 팀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김자영 부원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밸런타인데이, 로맨틱 데이트룩
▶ 올해의 컬러는? 로즈쿼츠&세레니티
▶ 각양각색 데님 앞치마, 명절 음식 준비도 스타일리시하게~
▶ ‘더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겨울 니트 활용법
▶ 추운 겨울에도 로맨틱하게, 컬러와 실루엣을 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