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탁해요 엄마’ 최태준,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입력 2016-03-11 15:47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최태준의 눈에는 생기가 넘쳤다. 그 눈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진정성이 가득했고, 밝은 기운 속 겸손함을 머금은 그의 이야기는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최근 KBS2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 종영 후 bnt뉴스와 만난 최태준은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했다. 최고 시청률 3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둔 ‘부탁해요 엄마’를 마치고, 첫 주연작 영화 ‘커터’(감독 정희성)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는 2016년의 기분 좋은 시작에도 행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가장 행복한 건 다른 시작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열수 있어서 즐겁다는 거예요. 전 사실 쉬는 게 제일 힘들어요. 바쁘게 움직일 수 있는 게, 또 이렇게 여러 사람들과 만나 얘기할 거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해요(웃음).”

한 해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작품 속 임산옥(고두심)의 막내아들 이형순으로 활약하며 보낸 오랜 시간, 그는 형순이와 공감대를 찾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군대에 다녀온 또래 친구들에게서 형순이의 모습을 봤다”던 그는 친구들의 고민거리를 들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엄마와 누나 진애(유진)는 사이가 안 좋고, 엄마는 형 형규(오민석)만 바라보는데 그게 또 엄마의 짝사랑이이에요. 그 와중에 막내인 저는 그럼에도 늘 밝음을 잃지 않아요. 같이 있을 때 마냥 밝기만 한 형순이는 혼자서 학자금대출 문자를 보며 한숨짓기도 해요. 지금의 제 또래들도 그렇고, 저도 일이 없을 땐 형순이처럼 백수와 다를 바 없기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최태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캐릭터에 공감하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제 나이에 맞는 이형순을 입었다. 고등학생부터 검사까지 널을 뛰는 나이대의 역할들을 소화해왔기 때문일까, 그가 그려낸 이형순은 한층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방황하는 청춘답게, 그가 맡은 이형순은 취업준비생, 고기 집 매니저, 엄마의 반찬가게를 맡는 등 많은 직업을 거쳤다. 꿈 앞에서 많은 방황을 겪었던 그는 “방황하고 고민하는 것에 있어서도 형순이는 무조건 긍정적이었다. 고민하고 있는 것 자체고 티를 내지 않았다”고 형순이만의 방황에 대해 설명했다.

언제나 긍정적인 막내아들 형순에게도 시련은 찾아 왔고, 최태준 또한 고민이 깊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톡톡 튀는 막내 커플을 담당한 형순과 채리(조보아) 사이에 앵두(민아)가 찾아온 것. 채리와 다사다난한 로맨스를 그리며 많은 변화를 겪은 형순을 연기했던 최태준은 채리와의 러브라인에서 “제일 힘든 부분은 앵두였다”고 말하기도.

“채리가 가족 간의 관계를 끊으면서까지 저에게 왔는데, 형순이는 채리가 싫어하는 앵두를 굳이 도와줘야 했는가 생각이 들었죠. 그 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워 감독님, 작가님과 얘기를 했었어요. 그렇게 연구해서 나온 답은 본래의 형순이만을 보는 거였어요. 형순이 본래의 성격자체가 남을 돕기 좋아하고, 착한 아이였죠. 그렇기 때문에 앵두가 본인한테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앵두가 처한 나쁜 상황에서 빼주려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채리를 두고 앵두에게 여지를 줬던 건 충분히 손가락질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에요. 그런 것들 다 배제하고 본래의 형순이를 보기 위해 저 또한 자신을 설득하고 이해하려 노력했어요. 앵두가 등장 하고부터는 고두심 선생님 대상 기사에도 제 욕이 있더라고요(웃음). 하지만 후반에는 분명 내용들이 잘 풀릴 거라는 걸 굳게 믿고 있었기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앵두의 등장도 등장이지만 형순은 잘나가는 형과 누나에 치인 막내로, 또 부잣집 외동딸 채리 앞 조금은 초라한 자신과 마주하게 됐다. 형순은 채리 앞에서 작아지기도, 예민해지기도 하며 다시 한 번 형순이에 대해 고민했다.

“‘이 노래’라는 노래처럼,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는 거죠(웃음). 사랑을 하게 되면 콩 한 쪽이라도 나눠먹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형순이도 아마 사랑 때문에 그랬을 거예요. 채리는 너무나 좋은 환경 속에 있을 수 있는 온실 속 화초인데 가뭄속의 밭으로 끌고 온 것 같아 미안함 때문에 다 적반하장으로 행동했던 것 같아요.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채리가 형순이를 사랑해야 할 이유는 그가 가진 자신감 때문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형순이에게 생긴 열등감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워요.”

그에게서는 하나의 캐릭터를 위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한 티가 역력했다. 물음에 진중히 고민하고 차분히 생각을 전했다. 감사함이 배어나오는 최태준의 고민에서는 배우라는 일에 대한 감사함과 행복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그가 처음 연기에 발을 들인 계기는 우연치 않게 찾아온 아역의 기회였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치 않게 온 기회는 어렸던 그에게 자신의 흥미를 고민할 또 다른 기회를 주며 경험으로만 남게 됐다.


“아역활동을 쭉 해왔더라면 지금의 일에 이렇게까지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요. 활동했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짧게 경험했던 정도인데, 그때 지금 이게 정말 하고 싶어서 하는 건지, 부모님이 시켜서 하는 건지 생각이 들면서 그만두게 됐어요. 덕분에 일상적인 학창시절을 보내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부분을 보냈죠.”

“그렇게 중, 고등학교를 보내고 연극영화과에 진학을 하면서 대학교 1학년까지 지내본 결과, 이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배웠고 제가 이 일을 정말 하고 싶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렇기에 아역 했던 시절도 그 시절대로 소중해요. 제 아역 때의 필모그라피를 참고해주셔서 캐스팅해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스물여섯 살 밖에 안 먹은 제가, 엄청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것도 아닌 제가 뭐라고 여기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겠어요. 아역을 해본 것도,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것도 귀중한 경험이고, 둘 다 참 감사드릴 일인 것 같아요.”

누군가 시켜서가 아닌 본인 스스로 배우를 꿈꾸게 된 최태준이 이 일에 확신을 갖고 앞을 바라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제가 ‘부탁해요 엄마’와 ‘커터’를 비슷한 시기에 촬영하면서 하루는 밝게 살고, 하루는 남을 괴롭혔다. 배우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인게 다양한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거다. 제가 신나게,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연기하는 자신의 원동력에 대해 설명하며 더욱 더 눈을 빛냈다.

“즐거움이에요. 물론 다양하고 부러운 직업들 많이 있지만, 배우만큼 매력적인 직업이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유명해진 것도,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닌데도 너무나 즐거워요. 그렇게 다양한 인생을 살 수도 있고, 또 1, 2주 간격으로 동시에 두 인생을 사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고, 승마도 배워볼 수 있고, 의사가 돼서 의사 용어도 배워 볼 수 있죠. 또 저는 당장 다다음주면 ‘옥중화’를 통해 조선시대사람이 되기도 해요. 비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며 정말 행복해요(웃음). 제가 아직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는 아니지만, 인정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드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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