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땅 밟은 중한자동차, 자동차계 '샤오미' 꿈꿔

입력 2016-03-14 09:03   수정 2016-03-14 14:51


 "상품성이나 안전성에서 국산 경쟁차를 압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합리적이죠. '중국산'에 대한 편견만 이겨낸다면 국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으리라 확신합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최근에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IT 분야에서도 중국산 제품이 세를 넓혀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깔끔한 디자인, 만족스러운 성능을 갖춘 샤오미 제품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철옹성 같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로 승부에 나선 회사가 있다. 북기은상의 미니밴과 소형트럭을 수입·판매하는 중한자동차다.






 중한자동차는 중국 북기은상기차유한회사의 공식 판매사다. 자동차, 부품, 액세서리 국내 독점 수입·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북기은상은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북경기차그룹(베이징자동차그룹)과 10대 오토바이 제조사 은상실업그룹의 합작회사로, 최근 지분 비율을 조정하면서 북경기차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북경기차그룹의 수출용 차 생산 거점으로 연 50만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췄다. 주력 제품군은 SUV, MPV, 소형 상용차 등이다.

 당병모 중한자동차 대표이사(사진)는 전기시공 분야 중견기업을 운영하면서 중국산 자동차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봤다. 브랜드 파워와 높은 기술력 등이 요구되는 세단 시장은 힘들지 몰라도 경제성이 중요한 상용차 시장에서는 승부를 낼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 특히 1.5t급 이하의 생활형 상용차의 경우 오랜 시간 독과점 구조가 유지되면서 오히려 중국산이 경쟁력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는 게 당병모 대표의 설명이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무엇보다 신뢰감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3년부터 2년 동안 국내 도로에서 주행테스트를 거치고 제품 구성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중한자동차가 판매하는 제품은 현재 미니밴과 트럭 등 2종이다. 각각 600㎏과 800㎏의 짐을 실을 수 있는 소형 상용차다. 한국지엠 경상용차 다마스·라보보다 크고 현대차 포터나 기아차 봉고보다는 작다. 말 그대로 틈새시장을 노린 셈이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안전 품목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조수석 에어백과 ABS,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 전자식차체제어장치(ECS), 파워스티어링 등을 갖춘 것. 경쟁차로 지목하는 국산 제품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품목들이다.

 두 차 모두 1,342㏄ 가솔린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를 얹어 최고 89마력, 최대 11.7㎏·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료효율은 트럭이 복합 기준 ℓ당 10.0㎞(도심 9.3㎞/ℓ, 고속도로 11.0㎞/ℓ), 밴이 ℓ당 10.5㎞(도심 9.6㎞/ℓ, 고속도로 11.9㎞/ℓ)로 인증 받았다. 여기에 LPG 개조도 지원한다.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가솔린과 LPG를 동시에 사용하는 '바이퓨얼'차로 개조 가능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됐다곤 하지만 대도시에선 번호표를 추첨해서 차를 받을 순서를 정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충분하다.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인 한국에 진출하려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중국에는 약 150여 개의 자동차 제조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중국 정부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올해 중 60~70%의 기업을 퇴출시키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정부 주도로 각사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정리하겠다는 거죠. 북기은상의 경우 지난해 한국 수출이 가시화되면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됐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한국행'이라는 실적이 절실했던 겁니다"

 북기은상이 한국 시장을 위해 들이는 공이 상당하다는 게 당 대표 설명이다. 초기 물량이 월 100대 수준이었음에도 한국 수출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배정했다. 한국 담당자를 중국으로 불러들여 수출품에 대한 전량 검수를 시행했다. 한국에는 중국 본사 직원을 파견해 기술교육을 진행 중이다. 한국 도로 사정에 적합한 기어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부품 업체 직원도 방한해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

 중한자동차는 중형 SUV와 9~11인승 RV도 제품군에 추가할 계획이다. 인증 절차가 한창 진행 중으로 올해 중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북기은상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경쟁력 있는 가격과 상품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당 대표는 자신했다.

 "현재 전국에 15개 전시장을 운영 중입니다. 올해 상반기 중 지점을 40곳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사업 초기에는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지금은 합리적인 가격과 기대 이상의 상품성으로 좋은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샤오미의 뛰어난 제품을 두고 '대륙의 실수'라고들 한다죠? 중한자동차의 제품은 '대륙의 현실'입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제품군에선 한국 소비자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자신합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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