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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김예나 기자] 밴드 위아더나잇의 음악은 묘하다. 입안 전체를 감싸는 부드러운 초콜릿의 달콤함 가운데 전해지는 쌉쌀함처럼. 그들의 음악은 따뜻한 위로와 쓸쓸한 외로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들의 음악은 듣는 음악 이상이다. 마치 노래 속 어딘가에서 두둥실 떠다니는 느낌이랄까. 내 눈앞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현상들이 펼쳐지는 그런 기분. 그저 가만히 귀를 기울인 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음악. 내가 현재 어디에 있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냥 그들이 이끄는 대로 나는 이끌림을 당할 뿐이니까.
최근 새 싱글 ‘할리데이(Holiday)’를 발표한 위아더나잇(함병선, 함필립, 황성수, 정원중, 김보람)을 bnt뉴스가 만나 그들만의 음악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신곡 ‘할리데이’는 보컬 함병선이 경험한 의미를 생각하다가 자신과 가장 밀접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상에 대해 기록한 곡. 그리고 그 일상 속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즉 일상의 내게 휴식과도 같은 연인과의 시간, 그 존재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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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병선은 이번 신곡 ‘할리데이’에 대해 “휴가를 주제로 곡을 쓰다 보니 결국 사랑 이야기가 돼 버렸다. 멀리 떠난 휴가의 의미보다 현재에서 내가 가장 쉴 수 있는 휴식 같은 사랑을 말하고 있다. 제가 너무 주제를 깊이 들어가 버렸나 보다. 마치 연인에게 바치는 곡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곡은 지난해 발매한 미니 앨범 ‘별, 불, 밤 이런 것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신스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편곡적인 부분에서 멤버들의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 위아더나잇은 “신스 사운드 특유의 아날로그적이고 따뜻한 질감을 표현하면서도 결코 올드 하지 않게끔 트렌디한 요소를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스냅을 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위아더나잇의 음악은 사운드에서 오는 분위기가 음악적 감성과 색깔을 보다 선명하게 만든다. 그들은 이를 두고 “사운드 디자인”이라 표현했는데, 차가운 소리부터 따뜻한 소리까지 각각의 사운드가 분위기는 물론 감성까지 만든다는 설명이다.
“사운드 디자인을 하고 나서 그 순간부터 곡의 가사와 메시지를 생각해요. 그 다음 악기를 이용해서 소리를 만들어내죠. 물론 보컬적인 요소도 중요해요. 워낙 보컬 톤 자체가 감성적이니까요. 이 모든 게 어우러져서 저희 음악의 장르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황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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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멤버들이 생각하는 위아더나잇만의 음악적 감성은 어떤 요소를 머금고 있을까. 멤버들은 그 대표적 감성으로 특유의 우울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공허감과 공감에 대해 설명했다.
“위아더나잇 음악은 제 방 침대에 혼자 누워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듣고 싶은 감성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어딘가 공허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그런 느낌이요.”(정원중)
“특히 가사에서 외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개인주의가 심해지면서 때로는 공허함을 느끼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가사를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함필립)
“저 역시 위아더나잇의 음악을 들을 때 공감하고 치유 받는 과정에서 특유의 감성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가사 속에 있는 한 단어 한 단어에 공감되는 힘이 있으니까요.”(황성수)
이에 대해 가사 작업에 주축을 이루는 함병선은 “특별하게 영감을 얻는 것은 없다. 어딘가 모임을 나가거나, 혼자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축적되면서 가사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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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아더나잇의 음악 색깔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강력한 에너지의 록 사운드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보다 세련되고 서정적인 감성이 가미된 음악적 표현에 방향성을 둔다.
특히 지난해 4월 발매한 싱글 ‘티라미수 케익(Tiramisu Cake)’은 과연 위아더나잇의 음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색다른 사운드를 제시, 이제껏 몰랐던 그들의 새로운 매력과 방향성을 보여주기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물론 이토록 극적인 변화가 쉬울 리 만무했다. 황성수는 “‘티라미수 케익’ 발표 전 정말 무서웠다. 우리가 과연 귀염귀염 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용기를 내서 발표한 것이다”고 털어놨을 정도.
“솔직히 제가 이걸 불러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장르 자체가 바뀌다보니까 보컬 방식도 바뀌어야 했고, 무엇보다 힘을 빼다보니 듣는 분들도 어색해하시더라고요. 저 역시도 무대 위에서 쭈뼛쭈뼛 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함병선)
하지만 변화는 곧 발전으로 이어졌다. 한층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이 이어졌고, 이를 발판삼아 위아더나잇은 보다 발전된 음악적 성장을 보여주기에 힘썼다. 그리고 결국 보다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에 자신들의 색깔을 투영할 수 있게 된 위아더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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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멤버들은 “어떤 변화가 있든 저희가 가져가야하는 것은 위아더나잇만의 아이덴티티다. 무조건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만 쓰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저희만의 음악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잘 어울릴 수 있는 음악으로 저희만의 경쟁력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저희가 만드는 음악들은 색깔이 뚜렷하다고 생각해요. 그 속에 있는 아이덴티티 역시 명확하고요. 어떤 변화를 겪든 그 안에서 저희 색깔을 잃지 않고 대중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정통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함병선)
“좋은 변화는 옳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유행을 따르는 게 아니라 저희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바뀌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아요.”(함필립)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입맛도 바뀌고 성격도 바뀌듯 음악을 하면서 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저희뿐만 아니라 듣는 분들 역시 귀가 바뀔 테니까 점점 더 좋은 음악으로 변화하면 될 것 같아요. 굳이 한 가지 음악만 고집할 필요 있나요.”(김보람)
“저 역시 흐름의 변화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꼭 음악뿐만 아니라 디자인, 미술 등 예술 계통 분야가 그렇잖아요. 그 흐름을 잘 맞추면 되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저희 음악은 흐름을 잘 맞춰왔고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할 부분이겠죠.”(정원중)
마지막으로 위아더나잇은 한 달 주기로 새 싱글 앨범을 발매함으로써 대중에게 더욱 다양한 음악을 들려줄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충실하게 음악을 만들겠노라 또 한 번 더 약속했다. 그 말에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절실하게 음악을 마주하는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올해가 저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때인 것 같아요. 지난해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까 더 노력해서 올해는 더 큰 성과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충실하게 음악을 만들고, 내놓고,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가 뒤따랐으면 좋겠네요.”(위아더나잇) (사진제공: 루비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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