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역이 아닌 자신의 길을 걷는 배우, 현승민

입력 2016-03-28 16:07  


[이유리 기자] 아직 남아있는 통통한 젖살, 동그랗고 커다란 눈망울. 야무지게 제 연기를 해내던 아역스타 현승민이 bnt뉴스와 생애 첫 화보 촬영을 마쳤다.

2012년 ‘메이퀸’으로 첫 데뷔한 이후 최근 영화 ‘대호’와 드라마 ‘꽃가족’까지 언제나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그. 이번 화보 속에서는 소녀와 숙녀 경계에 서 있는 그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는 한 송이 백합처럼 청초한 매력을 뽐내기도 했고 데님 원피스에 주근깨를 그리고서는 말괄량이 소녀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오버핏의 티셔츠와 짧은 쇼츠를 매치하고 컬러 메이크업으로 포인트를 준 그의 모습에서는 펑키하면서도 걸리쉬한 매력을 볼 수 있었다.

화보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한 연기자의 자세에 대해 솔직히 전하기도 했다. 데뷔부터 지금까지의 현승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오늘 첫 화보촬영 어땠나
처음이어서 많이 떨리고 혹시 내가 스태프들에게 폐를 끼치진 않을까 겁이 났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긴장도 풀어주고 자신감도 북돋아줘서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벌써 연기활동 6년차, 처음에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했었다. 김연아의 피겨를 보면 연기를 잘하지 않느냐. 주변에서 피겨를 하는 친구들도 연기를 배우니깐 나도 배우게 됐다. 사실 내 꿈이 연기자였다. 그런데 아버지가 연기하는 걸 반대하셨다. 주변에서 다들 연기를 배우니 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허락하셨다. 그런데 연기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날 연기시키라고 아버지께 권하셨고 아버지는 못마땅하지만 허락하셨다.

그렇게 처음 보게 된 오디션이 데뷔작인 ‘메이퀸’이다. 당시에 엄청 열심히 오디션을 준비했다. 2차, 3차로 넘어가다보니 최종적으로 캐스팅됐다. 그 후에 오디션 제안에 계속 들어왔고 그렇게 한 작품씩 하다 보니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더라.

처음에  ‘메이퀸’ 촬영할 때 연기를 못해서 안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내가 봐도 정말 발연기였다. 그 후에 이를 악물고 연기 연습을 했다. 그 결과인지 다음 작품인 ‘삼생이’에서는 호평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얘가 걔가 맞냐’고 그랬다. ‘메이퀸’ 때 연기를 완전 못하는 애였다면 ‘삼생이’를 통해 연기를 조금 하는 애라는 인식이 생겼다.

Q. ‘메이퀸’ 촬영 때 너무 힘들었겠다
여주인공 둘 중 하나였는데 다른 한 명이 김유정이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유정이는 정말 연기를 잘하지 않느냐. 유정이와 비교가 되니깐 더 심했던 것 같다. 유정이랑 호흡을 맞추는 장면에서 스태프들의 한숨소리가 내 귀에 들릴 정도였다.

난 정말 슬프면 눈물이 안 난다. 가만히 있으면서 마음속으로 운다. 촬영이 끝나면 대기실에서 혼자 있다가 촬영이 시작되면 또 다시 혼나는 게 반복이었다. ‘나를 욕해라. 나는 이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이겨냈다. 아마 피겨를 하면서 쌓아온 정신력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Q. 피겨는 어떻게 시작했나
아버지의 권유였다. 아버지가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꿨는데 할아버지의 반대로 하지 못하셨다고 하시더라. 나는 여자니깐 김연아를 꿈꾸며 피겨를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해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했다. 나는 딱히 아깝진 않은데 아버지는 아쉬워하는 것 같다(웃음).


Q. 지금의 배우 현승민이 되기까지 정말 노력을 많이 했을 것 같다
남들은 영화나 드라마 속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따라하려고 하는데 나는 조금 달랐다. 왜 그 배우들이 저렇게 연기를 하는지 이해를 하려고 했다. 계속 그 장면을 보고 그러다 이해가 조금되면 따라해 보고 그랬다. 최민식 선생님, 양미경 선생님의 연기를 ‘덕질’하듯이 보고 따라했다.

가끔 학교나 사람 많은 곳에서 연기도 했다. 중학교 때는 친구들한테 너무 힘든 일이 생겼다며 막 울어보기도 했다. 사람들 있는 곳에서 울어보는 게 내 첫 번째 목표였다. 그때 눈물 흘리며 느꼈던 감정을 기억해뒀다 실제 촬영장가서 써먹는 거다. 제일 친한 친구 한 명 외에 다른 친구들은 아직까지 내가 속인 것을 모른다(하하).

Q. 지금 ‘꽃가족’ 촬영은 어떤가
내가 평소에 출연했던 드라마는 굉장히 진지한 장면이 많았다. ‘꽃가족’에서도 쫒기고 울고 그러는 건 같은데 이유가 굉장히 다르다. 음식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울고 여드름이 나서 운다. 배우들도 처음에는 이게 뭐하는 짓인지 하다가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굉장히 진지하게 눈물을 흘린다. 서로 웃음을 참는 게 일이다.

Q. 상대역 장도윤과의 호흡은 어떤가
내가 굉장히 소심한 편인데 도윤오빠와 있으면 활발해진다. 그렇게 활발하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가면을 쓴 듯 확 바뀐다. 너무 잘생겨서 같이 촬영을 하면 내가 오징어가 되는 기분이다(하하).

Q. 촬영장에서 막내라 다들 잘 챙겨줄 것 같다
너무 잘 챙겨주신다. 차영남오빠와 도윤오빠와 함께하는 촬영이 많다. 쉬는 시간이면 영남오빠는 패딩, 도윤오빠는 핫팩을 챙겨준다. 촬영이 들어가면 또 다시 패딩과 핫팩을 알아서 챙겨가 주고.

주변에 도윤오빠 팬들이 참 많다. 최근에 도윤오빠와 코앞까지 닿는 설레는 장면이 있었다. 그 후에 친구들이 카톡을 수십 개 보냈더라. 도윤오빠한테 붙으면 가만 안 놔둔다고(하하). 오빠가 인기가 많아서 질투를 많이 받고 있다.

Q. 지금 고등학생이다. 학창생활은 어떤가
병행 중이다. 촬영이 있을 때는 조퇴를 한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진도 따라잡게 도와준다.

Q. 대학진학 계획이 궁금하다
주변에는 연극영화과 진학을 추천하는데 나는 심리학과에 관심이 많다. 친구들은 심리학과가 잘 맞다 해주더라. 친구들 연애상담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친구들 사이에서 내 별명이 ‘독심술사’다. 연애에 대해 잘 안다보다 사람들을 잘 관찰한다. 아버지는 내가 배우한다고 한 이후에 잘됐기 때문에 이제 내가 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존중해주신다.

Q. 아버지와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알려 달라
아이쇼핑하고 영화 보러 다닌다. 특히 비오는 날이면 아버지는 막걸리를 나는 옆에서 파전을 야금야금 뜯어먹는다. 아빠가 술 드시고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속마음을 나는 계속 듣는다. 우린 정말 친구 같기도 하고 흔치않은 부녀관계다.

Q. 영화 ‘대호’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인상적이었다
함께 촬영한 유빈이도 그렇고 나도 어른스러운 편이다. 관객들이 우리의 장면을 보면서 ‘귀엽다’라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빈이가 그런 식으로 리드를 해주니 파트너인 나도 그런 식으로 연기했다. 그래서 보는 이들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Q. 촬영분에는 만족하나
촬영 후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만족스러운 것 같다.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박훈정 감독님 지도 아래 연기를 하면서도 최민식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연기를 하면서 내 연기 스타일도 바뀌었다. 또래 친구들과 연기하는 스타일이나 생각하는 것이 비슷했다면 ‘대호’ 촬영 후에는 어디 가서도 기죽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전에는 내 연기만 보였다면 이제 다른 사람의 연기도 조금씩 보인다. 눈에 보이는 게 굉장히 많아졌고 대본 속에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감독님이나 선배님은 촬영장에서 내가 함부로 볼 수 있는 분이 아니다. 촬영장에서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는데 박훈정 감독님은 그냥 허허허 웃으신다. 최민식 선배님도 그냥 동네 아저씨 같다. 선배님은 연기를 하는 한 사람의 후배로 대하는 게 아니고 함께 작품을 만드는 한 사람으로 대해주셨다. 그게 너무 감동스러웠다. 그러면서 긴장도 풀고 연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Q. ‘대호’, ‘꽃가족’에서 아기자기한 러브신을 보여주고 있다. 연애경험이 있나
해본 적이 없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장면을 연기해야 할 때는 이불 속에 들어가 눈을 감고 상상으로 경험을 한다. 그러면 좀 이해가 되더라. 아니면 다큐멘터리를 본다. 정말 실제 같고 뻔하지 않고 새로운 것이 좋다. 

Q. 향후 성인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나는 그런 건 없다. 사람들이 무슨 작품에서 나온 현승민, 어디에서 나온 현승민이란 걸 잘 구분하지 못한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렇게 말씀을 많이 하신다. 어쩌면 내 장점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로만 기억해주시는 게 좋다. 그래야 성인 연기를 해야 사람들이 이상하게 안 볼 것 같다.

그런데 원래 이런 부담감이 없었다. 요즘 대본을 받을 때도 내가 하고 싶은 아역이면 상관없다. 그런데 주변에서 나이 대에 맞는 연기를 할 것을 많이 권유한다. 그런데 나는 대본이 좋으면 하고 싶다. 성인이 돼서도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그대로 잘 하면 될 거라 생각한다.

Q.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아주 도도하고 시크한 여주인공을 맡아 로맨틱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지금 ‘꽃가족’을 함께하고 있는 도윤오빠와 함께하면 재밌을 것 같다. 

Q. 이상형이 있나
예의바르고 어른 공경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좋다. 자존심이 세지만 내 앞에서는 자존심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친구들은 이런 날 이해 못한다. 다들 잘생겼다고 말하는 사람을 두고 난 다른 사람이 좋다고 그런다. 나는 외모보다 사람의 눈빛에서 보이는 정직한 아우라를 보는 것 같다. 잘생긴 사람은 언제 봐도 좋지만 나는 눈빛을 보는 편이다.

Q. 배우로서의 목표가 있을까
최근에 영화 ‘래버넌트’를 봤다. 디카프리오가 살고자 하는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데 그 영화를 보고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내가 몸 바쳐 찍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나 힘들지만 보람찬 작업을 해보고 싶다. 

기획 진행: 이유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규정
의상: 레미떼, 펠틱스
운동화: 아키클래식
선글라스: 룩옵티컬
헤어: 보보리스 강은 실장
메이크업: 보보리스 은주 수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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