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인터뷰] 쟈코비플래닛이라는 행성 탐사

입력 2016-03-30 08:00  


[bnt뉴스 김예나 기자] “쟈코비플래닛이라는 아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에요. 점점 더 다양해지는 아트 장르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쟈코비플래닛이 되겠습니다.”(쟈코비)

리더이자 프로듀서 쟈코비를 주축으로 재달(랩), 최다빈(드럼), 정용훈(베이스), 박준규(트럼펫) 총 5명으로 구성된 힙합 밴드 쟈코비플래닛(Jacoby Planet)이 데뷔 앨범 ‘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The Creative Partner)’ 발매 직후 bnt뉴스와 만나 음악적 이야기부터 활동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인터뷰 당일 공식 데뷔 앨범을 통해 가요계 첫 출사표를 내민 쟈코비플래닛 멤버들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 가득한 표정이 역력했다. 보여주고 싶고, 들려주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쟈코비플래닛 멤버 각자의 데뷔 소감을 들어봤다.

쟈코비: 앨범 작업 기간이 길다보니까 발표에 대한 기대감보다 얼른 앨범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정말 전혀 떨리는 마음이 없었는데 발표하고 나니 더 떨리는 것 같네요.
재달: 저도 앨범 나오기 전까지는 ‘담담해야지’ ‘쿨해야지’ 다짐했어요. 그런데 막상 발매되니까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겠네요. 아직 큰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뭔가 붕 떠 있는 기분입니다.
최다빈: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멤버들끼리 생각했던 것이 ‘무조건 잘 되자’가 아니라 ‘이번 앨범을 좋은 발판 삼자’는 것이었어요. 물론 ‘어떤 반응을 얻을까’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그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정용훈: 그동안 저희끼리 맞다고 생각해온 느낌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의심은 없어요. 다만 그 결과물을 리스너 분들이 어떻게 들으실지 정말 궁금합니다.
박준규: 저 역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담담하게 떨리는 마음이 없었어요. 그런데 발매 되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니까 점점 저도 모르게 흥분되네요. 주위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듣다 보니까 앞으로가 점점 더 궁금해지고, 기대됩니다.


지난 2013년 12월 첫 결성 이후 이듬해부터 라이브 클럽 공연 등을 통해 음악 활동을 이어온 쟈코비플래닛. 각기 다른 개성으로 각자의 포지션에서 빛을 발하는 멤버들과 자기 어필 시간을 가져봤다. (참고로 단 1의 과장 없이 철저하게 사실 내용 그대로 담아냈음을 밝힌다.)

최다빈: 드럼을 치고 있고, 팀 내 돈 관리를 합니다. 아이스크림 하나까지도 제가 사줘야 먹을 수 있죠. 주위에서 저를 분위기 메이커라고 부르는데, 그건 어딜 가나 제가 담당하는 역할이라 큰 감흥은 없네요. 또 제 존재감이 워낙 커서인지 제 스케줄에 따라 합주 일정이 변해요. 보통 밴드에서 드럼은 그저 뒤에 있다고만 생각 하실 텐데…. 돈과 분위기 그리고 합주의 진행, 이 모든 걸 제가 맡고 있는 셈이죠. 제가 없다면…. 글쎄요. (일동 웃음)
정용훈: 베이스를 맡고 있고, 평균 외모를 맡기로 했습니다. 팀의 일정 관리도 제가 하고 있고요. (가장 바쁠 것 같다는 말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직까지는 크게 바쁘지 않았는데, 앞으로 일정 관리 할 부분이 많아질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됩니다.
박준규: 트럼펫을 맡고 있고요. 코러스, 건반, 사운드 메이킹 등 여러 가지 일을 도맡고 있습니다. 제가 쟈코비 형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집에서는 형의 장난 받아주기도 제 일이에요. 또 팀 내에서는 추억 메이커로 불려요. 얼마 전에도 홍제천에 빠진 농구공을 직접 주우러 들어갔는데 저를 시작으로 멤버들이 다 따라 들어가더라고요. 그 정도로 제가 항상 좋은 추억거리의 시작을 맡는 것 같아요.
재달: 밴드에서 랩과 보컬을 맡고 있고, 평균 신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쉽게 생각해서 팀 내 샌드백 같은 존재에요. 누군가 때리는 사람이 있으면 맞는 사람이 있듯, 저는 타의적으로 개그 소재가 됨으로써 밴드의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죠. 또 쟈코비 형의 어시스턴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어요. 형이 전체 숲을 본다면 제가 소소한 나무를 본다고나 할까요. 저 역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쟈코비: (멤버들의 자기소개를 가만히 듣던 쟈코비는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듣다 보니 마치 저희 밴드가 영세한 중소기업 같은 느낌이네요. 처음에야 혼자 이 모든 역할을 짊어 졌지만 이제는 이렇게 멤버들이 든든히 제 역할을 해 주고 있어서 정말 좋아요. 그동안 멤버들에게 소속감을 계속 심어줬던 것들이 헛되지 않은 기분이에요. (웃음) 저는 팀 내에서 프로듀싱을 담당하면서 총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큰 플랜을 세워놓고 점차 깎는 작업을 하는 셈이죠.


그들의 첫 앨범 ‘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는 타이틀곡 ‘뷰티풀(Beutiful)’을 포함해 ‘인트로’ 트랙부터 ‘손 떼’ ‘플랫폼(Platform)’ ‘B.O.Y(비코즈 오브 유, Because Of You)’ ‘브라운 스킨드 걸(Brown Skinned Girl)’ 등 모두 6트랙이 담겼다.

힙합과 다양한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시도, 보다 참신하고 세련된 사운드로 완성시켜낸 쟈코비플래닛. 과연 신인 밴드가 맞나 싶을 만큼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이들의 합이 완벽을 이뤄낸 것은 아니었다고. 이에 대해 쟈코비는 “‘이렇게 만들어야지’ 하고 모인 밴드가 아니라 이 사람 저 사람 붙다 보니까 지금의 쟈코비플래닛이 됐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쟈코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쟈코비플래닛으로서 궤도에 올랐을 때부터는 깎는 작업을 더 많이 했어요. 너무 튀어나온 부분은 최대한 깎아내고, 누군가 더 튀어나와야 한다면 충분히 포커스를 맞췄어요. 이 작업을 2년 넘게 계속 이어오고 있습니다.

멤버들끼리 주고받는 피드백, 나아가 그들을 향한 대중적 피드백. 이 모든 것들이 쟈코비를 성장하게 만들었고, 그들은 그 성장을 밑받침 삼아 괄목할 만한 변화와 발전을 보였다.

쟈코비: 공연을 하다보면 피드백을 받잖아요. 이런 저런 피드백을 받으면서 쟈코비플래닛만의 색깔로 만들어갔어요. 이제는 멤버 개개인이 아닌 팀이 된 것 같아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배움이 있었고, 그 배움을 극대화 시켰어요. 그리고 더욱 큰 효과를 위해 노력했고요. 그러면서 점차 명확하게 저희 색깔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쟈코비플래닛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면서 장착 중인 무기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무기들이 존재하겠지만 이들이 자신 있게 내놓을만한 가장 큰 무기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멤버들은 “공감대”라 입을 모았다.

박준규: 쟈코비플래닛의 음악은 이 시대 청춘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감정이 녹아있어요. 저희끼리도 연주하면서 힐링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마치 저희가 20대 젊은 청춘들의 평소 느끼는 감정들을 대변한다는 느낌이에요.
최다빈: 가장 큰 무기는 대중적 소통라고 생각해요. 결국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중요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소통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고요. 요즘 시대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곡들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달: 저 역시도 소통과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음악적인 소통과 공감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 역시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의 특별한 모습이 아닌 지극히 친근하고 일상적인 모습들에서 느껴지는 공감대, 거기서 오는 소통하고 싶은 느낌이 가장 큰 무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특별히 쟈코비는 밴드 내에서의 “소통”을 언급하며 리더다운 면모를 드러내기도. 그는 “멤버들끼리 서로 솔직해야 오해가 쌓이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서로 쌓아두지 말고 풀어야 한다. 밖으로는 멋지지만 안으로 곪아있는 밴드들도 많이 있다. 때문에 저는 멤버들과의 소통을 통해 내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말을 이어갔다.

쟈코비: 멤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어요. 음악적으로 실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밴드가 건강하게 오래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저희 관계가 탄탄해야 음악적으로도 더 잘 되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시간이 갈수록 팀 내 관계가 더 좋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더 좋은 음악이 나올 거라 생각하고요.


마지막으로 멤버들에게 쟈코비플래닛의 기대치에 대해 물었다. 이는 대중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와 동시에 그들 스스로가 기대하는 활약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저희가 어디까지 얼마나 잘 해낼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생각을 전했다.

재달: 첫 앨범 작업을 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익혔잖아요. 아직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그 흐름을 맛봤으니까 다음 앨범부터는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한 번 해보니까 부족한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가 계속 생기더라고요. 지금보다 더 크리에이티브하고 퀄리티 높은 앨범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다빈: 기대감과 동시에 현실적인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를 보완해서 더욱 더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겉만 번지르르한 밴드가 아니라 저희끼리의 결속력을 다지면서 돈독하게 이어나가다보면 더 좋은 결과물들이 나올 거라 자신합니다.
박준규: 음악적 이야기를 하자면 점점 더 저희 다섯 명의 색깔이 어우러지면서 시너지가 생기는 단 하나 뿐인 새로운 창작물들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커요. 저희 색깔과 더불어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또 다른 색깔이 발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습니다.
쟈코비: 이제 겨우 한 사이클을 돈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무수히 많은 사이클들을 반복하면서 얼마나 더 성장할지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저희가 내놓는 결과물들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저희의 매력이 더 잘 나타나길 바라요. 계속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계획입니다. 갑작스럽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할 거예요. 항상 이전 앨범보다 발전하는 식으로요. 매 순간 빠르게 돌아가는 사이클에 촉각을 기울이고 놓치지 않는 밴드가 되겠습니다.

정말 시간 모르게 흘러가버린 한 시간여의 인터뷰였다. 아직 들어야 할 이야기들이 산더미 같았지만 이번 인터뷰는 이쯤 마무리 짓기도 했다. 왠지 빠른 시간 내에 다시 그들을 만날 것 같은 예감에서랄까. 그들의 행성에 대한 호기심이 주체할 수 없이 커져 버렸다. 쟈코비플래닛이라는 행성을 완벽히 탐사하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듯 싶다. (사진제공: C9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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