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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누구나 지나는, 겪어 내야 하는 나이 스물. 그룹 엑소 수호의 스무 살은 누구 못지않게 치열했다. 그런 그가 화려한 무대에서 잠시 내려와 배우라는 또 다른 꿈에 한 발을 내딛으며 김준면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청춘의 꽃을 한창 피워 내고 있는 그가 낯선 이의 스무 살, 또 다른 청춘의 기억을 되짚었다. 최근 bnt뉴스는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로 첫 스크린 신고식을 마친 김준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고생하는 할머니를 위해서 대학 대신 군대를 택해 친구들과 입대 전 마지막 여행을 떠난 상우 역을 맡은 김준면은 극중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불행한 일을 겪는다. 사실 그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친구들 사이의 중요한 딜레마로 작용한다. 가수로서는 데뷔한지 5년차이지만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 이후 연기자로서는 처음 관객들 앞에 선 그는 담담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많은 분량으로 다양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 게 배우로서의 마음이지만 극중 상우의 역할을 보여줄 만큼 충분히 나왔다고 생각하고 만족해요. 많지 않은 분량에서 최대한 청춘과 어른 사이에 있는 상우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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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데이’는 사개월간의 긴 캐스팅 과정을 거쳐 주연 배우 4인방의 퍼즐을 맞췄다. 앞서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 당시 ‘성장 영화들 속 젊은 배우들의 계속적인 발견’과 ‘스타를 캐스팅할 수 있다면 기존의 이미지를 깨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던 최정열 감독의 바람은 딱 들어맞았다. 김준면은 상우의 순수함과 듬직함을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완벽히 녹아들었다. 또 맑은 그의 눈을 보면 지금은 당연 상우를 떠올리게 하지만 오디션 당시 김준면은 극중 류준열이 연기했던 지공 역에도 매력을 느꼈다고.
“모든 배우들이 하고 싶은 역할을 준비해오라고 하셔서 지공 역이랑 상우 역을 준비했는데 상우 역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읽어보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감독님도 화려한 엑소의 모습 때문에 가난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상우와 맞을까에 대해 고민하신 것 같아요.”
“처음에 캐릭터를 구상하실 때 상우는 피부도 검고 고생을 많이 해 보이는 이미지로 생각하셨대요. 하지만 순수한 눈망울을 가진 청년의 느낌도 갖고 있어야 했기에 그 점이 저를 상우로 캐스팅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믿어 주신 감독님 덕분에 상우가 살았던 동네에 가서 걸어도 보고 이야기도 나눴어요. 태닝까지 할까 여쭤보기도 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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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데이’는 큰 제작비를 들인 상업 영화가 아니다. 누구나 겪는 스무 살, 네 청춘들의 한 바탕 성장통을 그린 ‘글로리데이’를 만나기 전 김준면 역시 알찬 이야기를 다룬 독립영화로 연기자의 꿈에 첫 발을 딛길 원했단다.
“꼭 처음은 독립영화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더불어 그 중에서도 청춘물이요. (변)요한이 형이나 동기 형들, 선후배 분들이 독립영화로 시작을 많이 하시기도 해서 독립 영화를 찍고 싶은 로망이 있기도 했어요.(웃음) 그때 우연치 않게 ‘글로리데이’라는 영화가 있었고 그냥 영화가 아니라 버터플라이프로젝트라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에 선출된 작품이더라고요.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고 제가 생각했던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섞인 내용이라 너무 끌렸어요.”
그러나 대중들에게는 김준면이라는 이름 보다 엑소의 리더 수호라는 이름이 익숙한 게 당연하다. 하지만 노래와 춤뿐 아니라 연기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진학, 현재는 학업과 일의 병행이 어려워 자퇴를 한 상태지만 연기의 길은 이유 없는 도전이 아니었다.
“데뷔가 가까워져 왔던 연습생 당시 다친 다리로 인해 데뷔가 미뤄질 것 같았어요. 그때 ‘고3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대학을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예술적으로 뛰어나신 분들이 모이는 학교니까 여기 있으면 배울 게 많겠구나 싶었죠. 그렇게 연기과에 들어갔는데 절대 활동과 병행할 수 없는 커리큘럼이어서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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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본격적인 연기의 시발점에 선 김준면에게 ‘글로리데이’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더군다나 배우 변요한과의 인연으로 서로 서로 친분이 있었던 주연 배우 사인방의 만남은 더욱 즐거웠다. 특히 김준면은 변요한과 더불어 주연 배우 중 맏형 류준열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요한이 형과 (류)준열이 형이 많이 도와줬어요. 요한이 형은 대본을 같이 보면서 읽어주고 대사를 쳐주셨고, 준열이 형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생각, 고민이 너무 많다고 하시면서 아에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 정도 했으면 충분하다고, 이제 현장에 가서 부딪히면 될 것 같다고 해주셨죠.”
촬영 도중 유난히 연기에 대한 희열을 느낀 순간도 있었다. 바로 극 초반, 상우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장면.
“피를 흘리고 아스팔트에 누워있는 장면을 찍을 때 고민을 유독 많이 했어요. 사고를 당해본 적도, 목격한 적도 없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것도 사실이 아니기에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아스팔트에 누워서 피 분장을 하고 있으니까 ‘아, 지금 연기를 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카메라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그리고 죽을 것 같은 호흡을 내다보니까 ‘연기를 하고 있구나’부터 해서 세상에 카메라랑 저밖에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거기서 뭔가 환희를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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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작 한 발을 내디뎠다. 엑소의 리더라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첫 스크린 데뷔라는 또 다른 책임감이 그에게 큰 중압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리더를 떠나 엑소의 멤버로서 가수 활동에 집중하며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준면의 다부진 마음가짐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가수 활동을 우선시하고 중요시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항상 엑소가 일 순위가 돼야 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연기에도 욕심이 나기 때문에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연기 활동을 할 수 있다면 평상시 개인적인 시간을 줄여서라도 도전 하는 게 제 희망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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