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영실’ 송일국, 배우 그리고 아빠로서

입력 2016-04-12 18:36  


[bnt뉴스 조혜진 기자 / 사진 황지은 기자] 배우로서도 아빠로서도, 빈틈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자 가장, 송일국이었다.

최근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KBS1 주말드라마 ‘장영실’(극본 이명희 마창준, 연출 김영조)에서 장영실 역으로 활약한 송일국이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지하기만 할 것 같았던 예상과는 다르게 밝은 얼굴로 등장한 그는 시종일관 활기차게 대답을 이었다.

‘해신’ ‘주몽’ 등 다양한 사극들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던 그는 이번 ‘장영실’을 통해 또 한 번 사극에 도전했다. 하지만 ‘장영실’은 사극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의 액션 보다,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춘 정적인 과학사극. 이에 대해 송일국은 “참여한 사극 중 가장 정적인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다.

“체력적으로는 지금까지 중 가장 쉬웠어요. 그런데, 이 작품하면서는 뇌가 녹는 줄 알았어요. 보통 50분 드라마면 신이 50신, 60신 나와야 돼요. 특히 ‘주몽’ 때는 70신이 넘어가기도 했죠. 그런데 ‘장영실’은 한 회가 20신 밖에 안 됐어요. 한 신이 거의 10장이었죠. 계속해서 한 사람이 말하는 식이었어요. 대사의 압박감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어요. 대본은 비교적 빨리 나오는 편이었는데도 양이 너무 많아서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그는 “천문 대사가 익숙해질 만하니까 편경을 만든다고 하더라”며 대사의 양과 전문용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웃어보였다. 이어 송일국은 악기와 음, 해시계와 그림자의 원리 등 장영실의 연구에 대한 업적에 대해 감탄하며 본인이 연기한 실존 인물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장영실은 천출로 태어나 평생을 노비로 살 뻔했으나 궁에 들어가 15세기 조선의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 내는 인물인 만큼, 장영실 역을 맡은 송일국 역시 회가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해냈다. 특히 신분이 상승함에 따라 ‘장영실’ 속의 연기 톤 또한 다르게 표현하며 섬세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노비였을 때는 톤을 가볍게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장영실이 종 5품 이상 올라가면서 톤을 두껍게 바꿨어요. 이전 작품들에서 워낙 힘주고 연기하던 게 습관이 됐던 터라 노비였을 때는 너무 억눌리는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일부러 두껍게 ‘오셨습니까’ 말하면서 장난도 많이 쳤던 것 같아요(웃음).”

유쾌하게 말을 잇던 도중 테이블 치며 직접 연기시범까지 선보인 그의 대사 한 줄은 짧은 순간이었음에도 몰입을 높이는 힘이 있었다. 이는 배우로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 될 터,  최근 최민식, 박성웅, 황정음, 류준열 등이 소속된 대형기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게 된데도 이러한 이유가 자리 잡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제가 상품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소속사에서 손을 내민 것 아닐까요(웃음). 예전에 한 번 ‘어떤 배우가 되고 싶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는 60대에도 섹시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그건 지금부터, 40대부터 섹시해야 될 수 있는 거더라고요.”


이에 ‘섹시해 지기 위해 어떤 노력은 하고 있나’라고 묻자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제가 아내한테 ‘당신의 40대 이상의 얼굴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얼굴에서 얼은 혼을, 굴은 기를 의미하잖아요.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냐에 따라 자신의 가치관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바르게 산다는 건 잘 모르겠지만 그저 제 일 열심히 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생각 안하고 제 일만 바라보고 싶습니다. 전 진짜 관에 들어갈 때까지 배우하고 싶어요.”

1998년 데뷔, 어느덧 18년차 배우가 됐지만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여전한 배우로서의 열정이 전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예능을 통해 배우로서의 송일국 뿐만 아니라 ‘삼둥이 아빠’ 송일국이 익숙해지기도 했던 만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매우 반갑게 다가오기도.

배우라는 이름도, 아빠라는 이름도 어색하지 않은 송일국은 ‘장영실’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또한 SNS를 통해서는 여전히 대한, 민국, 만세 삼둥이의 근황을 전하며 ‘아들바보’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도. 그는 “오렌지족 까지는 아니고 낑깡족으로 자라면서, 어머니께 가장 많이 혼났던 건 예의 없게 행동하는 경우였다. 공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안하셨는데 버릇없는 것에 대해서는 엄하셨다”고 전한 바, 육아에 있어 워너비로 통할 정도로 능숙한 육아 솜씨는 자신이 받은 것들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육아에 관한 질문 많이 받는데 저도 잘 모르거든요(웃음). 순한 애들인 건 맞아요. 기질 자체가 셋 다 순해요. 그래서 방송에서는 저의 공인 것처럼 그려진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가진 육아에 대한 원칙은 아이들에 대한 게 아니라 ‘부부가 행복해야한다’는 거예요. 부부가 행복하고 싸우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중간은 간다고 생각해요. 또 아이들이 원하는 걸 지지해 주려고 해요. 공부를 잘하면 잘하는 대로 엄마가 끌어줄 거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아빠가 이해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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