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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이승현 기자] “사춘기는 미숙하지만 순수하고 솔직한 시기이자 여러 가지를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사춘기가 오는 시기가 다 다르듯 저희도 앞으로 어떤 시도를 할 지 모르는 거죠. 장르를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우지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음색과 밝고 상큼한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여성 듀오 볼빨간사춘기가 첫 번째 하프앨범 ‘레드 이클(Red Ickle)’을 발매했다.
새 앨범 발매 전 bnt뉴스와 만난 볼빨간사춘기는 “떨린다. 부담감도 있지만 빨리 사람들한테 들려드리고 싶다”고 입 모아 발매 소감을 말했다. 드라마 OST와 소속사 프로젝트 앨범에 참여한 경력이 있지만 볼빨간사춘기라는 이름으로는 처음 발매하는 앨범에 “저희가 만든 곡이라 의미가 있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으로 얼굴을 알린 뒤 첫 앨범이 나오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타지에서 장기간 음악 활동을 펼쳐온 강원도 영주 소녀들이 드디어 첫 앨범을 발매한다. 먼 곳에 있는 딸들을 걱정하셨을 부모님의 앨범 발매 반응을 물으니 우지윤은 “아직 말씀 안 드렸다. 앨범 나온 날 시크하게 말씀드릴 예정이다”고 말하며 개구진 미소를 지었다.
“엄마한테 앨범 발매된다고 말씀드렸더니 온 동네에 소문내고 계세요(웃음).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고 활동을 해야 되는 데 계속 준비만 해왔잖아요. 오래 기다려주신 만큼 많이 뿌듯하실 것 같아요. 제일 든든한 지원군이죠.”(안지영)
볼빨간사춘기의 첫 앨범 프로듀싱은 같은 소속사인 그룹 바닐라 어쿠스틱 멤버 바닐라맨이 맡았다. 볼빨간사춘기는 “바닐라맨 오빠에게 음악적 조언을 많이 받았다”며 함께 했던 곡 작업을 떠올렸다.
“오빠랑 작업하면 되게 편해요. 오빠가 완전 어른이다 보니 경험한 게 많으시잖아요. 그래서 음악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셨어요. 저희한테 원하는 편곡 방향이라든지 어떻게 꾸미고 싶은지 의견을 많이 물어봐주셔서 정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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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빨간사춘기의 ‘레드 이클’
‘레드 이클’은 발랄한 이미지를 상징하는 색깔 ‘레드’와 귀엽고 앙증맞은 아이의 모습을 뜻하는 ‘이클’을 합성한 단어로 볼빨간사춘기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한다. 그렇다면 수록곡 ‘초콜릿’ ‘싸운 날’ ‘반지’ ‘심술’ ‘가끔씩’은 각각 어떤 ‘이클’스러운 모습을 지니고 있을까.
두 사람은 “주변에서 들려준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 이야기를 가지고 곡을 만드는 게 많다. 들은 이야기에 소녀스럽고 솔직한 느낌을 얹어 우리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냈다”며 한 곡 한 곡 숨어있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초콜릿’은 고등학생 때 만든 음악이에요(웃음). 그때 썸 타던 남자 애가 있었는데 그 애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곡이에요. 원래 구간마다 랩이 없었는데 랩 부분을 만들면서 곡에 저희의 실화를 추가해서 넣었죠. 지윤이도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남자애가 있었거든요(웃음).”(안지영)
“‘심술’은 제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저한테는 차갑게 굴면서 다른 여자들한테는 잘 해주는 걸 보고 심술부리는 내용이에요. ‘심술’ 속 여자애는 자존심이 정말 강해요. 그래서 남자 주변에 다가오는 여자들을 괴롭히죠(웃음). 귀여운 악동 같은 느낌?(웃음)”(안지영)
“그래도 ‘반지’에 비해 ‘심술’은 소녀스러운 느낌이 있어요. ‘반지’는 어디 한 번 할 테면 해보라는 느낌이에요(웃음). 심술이 귀여운 악동이면 반지는 귀여운 악마?(웃음) 남자가 너무 차갑게 대하니까 ‘나도 쿨하다. 너 마음대로 해봐라’고 말하는 귀엽고 새침한 도시 여자에 대한 노래에요.”(우지윤)
“‘가끔씩’은 집에서 편하게 의자에 기대어 누워 있다가 만든 노래에요. 전 곡을 쓸 때 곡 쓰는 상황을 풍경화처럼 그려보거든요. 저희 집 뒤에 뚝방길이 있어요(웃음). 뚝방길을 따라 가면 벚꽃이 정말 예쁘거든요. 그 길을 걸으면서 옛 추억들이 떠올랐어요.”(우지윤)
“‘가끔씩’의 부제가 ‘우지윤의 보컬 스틸’이에요(웃음). 녹음을 하는데 지윤이 보컬 가이드만큼 안 나오는 거예요. 제가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지윤이가 자신만의 특별한 감성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앨범에도 지윤이가 부른 게 들어갔죠(웃음).”(안지영)
“‘싸운날’은 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어요. 제가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거든요(웃음). 학교에 가면 여자애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연애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면 싸운 얘기도 하거든요. 화가 나 자존심을 부리면서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소녀스럽게 저희 감성에 맞게 풀어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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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걸음 한 걸음 소중한 볼빨간사춘기의 행보
앨범을 준비하며 페스티벌을 많이 보러 다녔다는 볼빨간사춘기. 많은 무대를 보며 다양한 에너지와 각양각색의 흥겨움을 느낀 그들이 올해 처음으로 ‘그린플러그드’ ‘레인보우 아일랜드’ 등을 통해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볼빨간사춘기는 벌써부터 관객들을 만날 생각에 설렘이 한 가득이었다.
“그날 우리는 분명 준비한 멘트가 있을 거예요(웃음).”(우지윤)
“맞아요. 작년엔 우리가 관객석에 있었는데 지금은 무대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해요, 라면서요(웃음). 관객 분들과 만날 수 있다니 엄청 기대되고 있어요. 무대에 오르면 사람들 표정이 다 보이거든요. 같이 따라해 주시고 즐겨주실 때 정말 희열이 느껴져요.”(안지영)
맑고 밝은 두 사람의 에너지는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페스티벌 외의 활동을 물으니 방송 활동도 함께 한다며 브라운관에서의 만남을 기약했다. 두 사람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랑 ‘스페이스 공감’도 나가고 싶다. 근데 정말 나가보고 싶은 방송이 있다”며 입가에 미소를 띈 채 입을 열었다.
“‘무한도전’ 가요제에 정말 참여해보고 싶어요(웃음). 파트너가 누가 됐든 아티스트가 출연해서 아티스트 그대로의 스타일을 보여주잖아요. 우리 볼빨간사춘기만의 색으로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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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 사이 시원함을 담은 웃음이 가득한 두 사람은 긴 시간 자신들을 믿고 기다려 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전했다. “기대해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안지영의 말에는 진심뿐이었다.
“저희가 앨범이 나온다는 기약이 없었잖아요. 군대처럼 기약이 있어도 기다리기 힘든데 저희는 정말이지 그런 게 전혀 없었단 말이에요(웃음). 그런데도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신 분들을 보면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우지윤)
“많은 분들이 저희에게 볼빨간사춘기만의 색을 갖고 있는 뮤지션이라고 얘기해주세요. 그 색이 어떤 건진 몰라도 다른 사람들과 분명 다르단 거잖아요. 그래서 언젠가 누군가가 저희와 같은 음악을 얘기했을 때 ‘그거 볼빨간사춘기잖아’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그만큼 열심히 즐겁게 음악 하겠습니다(웃음).”(안지영)
이제 볼빨간사춘기가 그들의 이름을 내걸고 당당하게 첫 활동에 나선다. 두 소녀가 걸어갈 길들이 그들의 음악을 닮아 밝고 사랑스러운 빨간 꽃길이 되길 응원한다. (사진제공: 쇼파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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