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먼데이키즈, 그 이름만으로도

입력 2016-05-03 18:50  


[이승현 기자] “‘리부트’라는 이름처럼 스스로에게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지닌 앨범이에요. 팀명은 그대로 가지고 가지만 앞으로 해나갈 음악 활동을 생각했을 때 이 앨범이 시작이 되는 앨범이 아닐까 싶어요.”

가수 먼데이키즈가 1년 3개월이란 공백기를 깨고 새 미니앨범 ‘리부트(Reboot)’로 돌아왔다. 지난 2005년 데뷔 후 ‘상처투성이’ ‘남자야’ ‘녹슨 가슴’ ‘흩어져’ ‘그대여’ 등 많은 곡들로 사랑받아온 그들의 음악이 다시 한 번 그 계보를 이어간다.

새 앨범 발매 전 bnt뉴스와 만난 먼데이키즈는 “홀로서기의 느낌이 강한 앨범이라 스스로에게 의미가 깊다”며 발매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멤버 이진성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고 전 곡 작사, 작곡에 참여한 ‘리부트’는 그 스스로에게 큰 의미를 남긴다.


# 타이틀곡 ‘그대 품에’ 속 그의 메시지

미니앨범 ‘리부트’에는 선공개곡 ‘너의 목소리’와 타이틀곡 ‘그대 품에’를 비롯, ‘그대가 불어와’, 군 입대 후 공개한 ‘사랑’, ‘그대 품에(inst.)’ ‘너의 목소리(inst.)’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이진성의 자작곡들 속에 담긴 그가 보낸 그동안의 시간들이 곡 하나하나에서 묻어났다.

그 중 타이틀곡 ‘그대 품에’는 이진성이 군 제대 후 여행을 다니며 느꼈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한 곡으로 현악기와 피아노 선율의 어우러짐이 돋보이는 곡. ‘그대 품에’에 대해 이진성 역시 “가장 하고 싶었던 얘기의 중점이 담긴 곡이다”며 입을 열었다.

“곡 작업을 하면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봤었어요. 2, 3년 가까이 인생을 살면서 느낀 여러 가지 것들이 곡 작업을 하는데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스스로가 인간적으로 성숙해져 가는 과정에서 만든 곡이었어요. 가사 같은 경우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담았죠. 멜로디도 그렇고 ‘이진성이라는 사람이 하려고 하는 얘기가 정확하게 있는 뮤지션이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곡이에요. 진정성이 많이 담겼죠.”

이진성은 지난 2010년 4집 앨범부터 먼데이키즈의 프로듀싱을 맡아왔다.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남았다던 그는 컴백 전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봤다고. “제가 만들어도 좋지 않은 건 과감하게 버렸다”는 이진성의 말에서 한층 더 성숙해진 프로듀싱을 기대케 했다.

이진성은 오랜 기간 먼데이키즈와 함께 작업한 한상원 작곡가와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며 곡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놨다.

“여행을 가서 곡을 만든 건 아니었어요. 술 한 잔 마시면서 하게 되는 이야기들 있잖아요. 여행이 끝나고 집에 오는데 자연스레 기억 속에 남는 것들을 갖고 음악으로 만들어내기도 했죠. 멜로디를 계산해서 뭔가를 만든다기보다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서로 많이 공유하니 서로 알아듣는 느낌이 있었죠. 10년 가까이 알고 지내니 생긴 호흡이죠(웃음).”


# 기억, 새롭게 쓰인 ‘너의 목소리’

함께 먼데이키즈로 데뷔했던 故 김민수가 세상을 떠난 지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8년이 흐른 지금, 가요계에 진귀한 음악이 등장했다. 고인의 목소리가 담겨있던 가이드 파일에 지금의 멤버가 함께 합을 맞춰 부른 노래가 발매된 것.

이진성은 “4월29일이 민수 기일이다. ‘너의 목소리’는 추모 성격이 강한 곡”이라며 처음 그의 목소리가 남아있는 가이드 파일을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발매 해야겠단 결심을 한 건 아니었다는 그의 목소리가 깊었다. 앨범 기획 단계에서 그의 기일을 특별하게 추모하고 싶다는 마음에 발매를 결심했다고.

“사실 ‘너의 목소리’를 발표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근데 발표를 안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아무도 못 듣는 거잖아요. 그동안 팬들도 듣고 싶으셨을 텐데 새로운 노래로 민수를 기억해주고, 또 이런 일련의 과정이 기일에 맞춰 선물이 되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추모해주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거니까요.”

“민수 목소리는 수정이 안 되서 빈 파트들을 녹음했죠. 부르면서 느낀 건 그 친구 목소리랑 잘 맞더라고요. 같이 부르는 게 아니고 녹음된 파일에 같이 얹어 부르는 건데 아쉽더라고요. 정말 더 이상 같이 부를 수 있는 곡이 없으니까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화음 같은 경우는 먼저 화음을 맞춰보고 녹음을 해야 되거든요. 근데 민수 목소리는 이미 고정이 된 상태니까 거기에 맞춰서 불러야겠다고 생각만 했죠. 근데 한 번에 그 화음이 딱 맞는 거예요(웃음). 희한하더라고요. 완성된 마스터링을 듣는데 기분이 이상했죠. 정말 이상했어요. 심지어 민수 부분은 반주도 많이 없어요. 피아노 반주 하나에 부르는데 참 묘했죠.”


# 먼데이키즈, 이진성의 리부트

먼데이키즈는 지난 2005년 2인조로 데뷔 후 2010년 3인조로 재정비한 뒤 컴백했다. 그리고 6년, 이진성은 묵묵히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을 지키며 그 자리에 계속 머물렀다. 그에게 그 이름이 지닌 의미가 혹여 부담이 되진 않았을지 조심스레 물음을 던졌다.

“군 제대 후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데 팀 이름을 계속 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이 컸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지만 잘 해내지 못하면 이 이름이 갖고 있던 영광들조차 없어지는 건 아닌지, 제가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느낌이 드는 건 아닐지 여러 가지 고민들을 많이 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의 답변은 솔직했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통해 내린 결론이었을 지, 그의 답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전해졌다. 모든 곡에 담긴 그의 진정성은 그의 앨범에도 묻어나는 듯 보였다.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을 제가 지켜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어요. 기억 속에 남겨두고 없어지는 그룹이 됐다는 평을 받기엔 아쉽더라고요.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놔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먼데이키즈를 유지할 겁니다.”

‘리부트’는 이진성과 먼데이키즈라는 팀 모두에게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리부트’가 먼데이키즈라는 팀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간다면 멤버 이진성에겐 진정성 그 자체랄까.

“공백기가 있던 만큼 뮤지션으로서 느끼고 성장한 것들이 녹아있는 앨범이에요. 뮤지션 이진성이, 먼데이키즈가 그동안 어떻게 지내왔고, 어떻게 음악을 준비하고 있었는지 생각하시면서 들으시면 감동이 배가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제공: 캔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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