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좋은 음악과 실력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케이윌이 새로운 모습을 예고했다. 가요계에서 탄탄대로를 걷던 그가 돌연 뮤지컬 작품의 캐스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
최근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첫 뮤지컬 출연을 알린 가수 케이윌이 서울 중구 을지로 한 카페에서 bnt뉴스를 비롯한 여러 매체들과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뒤 그의 무대에 기대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싼 서로 신분이 다른 세 남자 프롤로, 페뷔스, 콰지모도의 사랑을 노래하며 중세 말 유럽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다.
극중 케이윌은 흉한 외모를 가진 꼽추 콰지모도 역을 맡는다. 콰지모도는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로 자라나며 종소리로 귀까지 멀지만 험한 인상과 반대로 선한 마음씨를 지닌 인물.
#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
무대에 오르는 걸로는 이미 베테랑이지만 케이윌이 새롭게 오르는 무대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다. 케이윌은 “뮤지컬은 굉장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생각해왔다”며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한 생각을 비쳤다.
“저도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뮤지컬에 굉장한 매력을 느꼈어요. 노래만으로도 사람들한테 감동을 줄 수 있고 연기, 춤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데 뮤지컬은 그 모든 것을 다 다루니까요. 무대 연출에서 줄 수 있는 감동의 집약체가 아닐까 생각해요. 데뷔 전부터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닐 만큼 관심도 많았죠. ‘노트르담 드 파리’처럼 좋은 기회와 제안을 받은 뒤 경험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가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스 오리지널팀 배우들과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그들은 케이윌에게 ‘노트르담 드 파리’의 출연을 제안했고 그가 오디션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4, 5일 뿐이었다고.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두근두근 했어요. 이렇게 기회가 왔구나 싶었죠.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재밌겠다고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많은 코칭을 받으며 한 시간 반 정도 오디션을 봤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오디션을 즐겁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는데 작품에 참여하게 되서 어리둥절하기도 했죠(웃음). 작품 참여가 제 삶의 방향에 있어서 또 하나의 재밌는 길을 제안해 줄 수 있고 제시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뮤지컬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작 중 하나. 첫 뮤지컬 도전이 대작의 주인공이니 부담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는 “도전이라는 말은 쓰고 싶지 않다”며 그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도전이라고 하면 같이 하는 분들에게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어요. 그저 부담감이 있으니 잘 해야겠단 생각이에요. 콘서트를 많이 했지만 그건 제가 책임지면 되는데 뮤지컬은 그게 아니니까요.”
“저는 코러스 세션 출신이에요.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저랑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음악을 하면 좋겠지만 언젠가 누군가의 좋은 앨범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게 어렸을 때 꿨던 꿈이죠.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고 커버가 아닌 제 노래가 갖고 싶어졌어요. 이 같은 생각이 극중 콰지모도가 굉장히 수동적이었던 초반에 비해 점점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아 행동하는 모습과 닮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와 닮은 모습들이 심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것 같네요.”
최근 케이윌과 함께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는 가수 휘성 역시 최근 뮤지컬 ‘올슉업’에 이름을 올리며 뮤지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가수들이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다. 케이윌은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하더라”며 웃어보였다.
“부담 갖지 말라고는 하는데 그건 제가 해봐야 알 것 같네요(웃음). 뮤지컬에 도전하는 가수 친구들 대부분이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내가 하는 대로 해도 될까’ 같은 비슷한 고민과 질문을 하고 답하지 않을까요? 어떻게든 만들어가고 전문가 분들이 해주시는 조언을 들으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 가수 케이윌과는 분명 다르다
가수로서 케이윌은 설명을 덧붙일 이유를 크게 찾지 못한다. 그 정도로 가수 케이윌은 소위 ‘믿고 듣는’ 가수로 자리잡혀 있는 게 사실. 그렇지만 뮤지컬 배우 케이윌의 모습은 아직 알려진 바 없어 궁금증과 함께 염려를 동반한다. 그 역시 고충이 있음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했다.
“오래된 고전 작품인데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에요. 저는 기본적으로 어떻게 하면 노래를 더 잘 할 수 있고 들으시는 분들에게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한 것 같아요. 아웃풋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만도 어려우니까요. 음악감독님께 캐릭터를 이해하고 그의 입장과 생각에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게 어렵더라고요.”
가수는 곡의 가사나 콘셉트를 자기 자신의 경험에 대입해 부르는 것이 대다수. 케이윌은 ‘노트르담 드 파리’ 속 상황들과 상황 속 콰지모도의 감정에 대해 음악감독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콰지모도와 케이윌은 엄연히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다른 인물. 그렇기에 그는 그 시대와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며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방향성을 찾아가는 건 캐릭터 뿐 아니라 그의 목소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콰지모도의 소리가 되게 거칠잖아요. 제게도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제가 대표하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어떻게 표현할 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결과는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드려 주실지 궁금하고 그 생각을 하면 긴장이 많이 되네요(웃음).”
콰지모도 역은 케이윌 뿐 아니라 배우 홍광호와 문종원이 함께 맡아 연기한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미스사이공’ 등에 출연한 홍광호와 뮤지컬 ‘사운드오브뮤직’ ‘맨오브라만차’ ‘아이다’ ‘레미제라블’ 등에 출연한 문종원은 인정받은 실력 뿐 아니라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 케이윌에게 부담이 되진 않았을까. 케이윌은 “부담보다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다”며 말했다.
“확실히 유명하시고 실력 있으신 분들과 함께 하게 되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은 하고 있어요. 굳이 차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연습을 더 같이 하고 그 분들이 하는 걸 듣고 보면서 다른 느낌을 줄 거라고 생각해요. 하다보면 저만의 것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죠. 오히려 같은 느낌을 준다면 워낙 잘 하시는 분들이니까 제게는 찬사가 되지 않을까요?(웃음)”
가수와 뮤지컬 배우가 표현하고 전하는 감동의 방법은 다를지라도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케이윌의 생각이다. 해보고 싶었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케이윌이 느끼는 기대감과 설렘이 관객들에게는 새로움과 신선함으로 다가가길 바라며 계속해서 무대에 오르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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