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쏘나타 vs 말리부' 경쟁, 강판으로 옮겨 붙나

입력 2016-05-24 08:30   수정 2016-05-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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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쏘나타 강판 vs 포스코의 말리부 강판 

 최근 쉐보레가 말리부에 적용된 차체 강판 공급처로 포스코를 부각시키면서 양사의 중형차 경쟁이 초고장력 강판 품질로 옮겨 붙고 있다. 한국지엠이 서울 포스코 센터에 신형 말리부를 전시하고 포스코 임직원을 대상으로 판촉 활동에도 나선 것. 하지만 이번 행사의 경우 외형은 쉐보레가 협력사인 포스코와 함께 펼친 말리부 판촉이지만 이면에는 현대제철 강판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키려는 포스코와 이를 통해 쏘나타보다 제품력이 앞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쉐보레의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양사 간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


 자동차와 철강 업계에선 최근 초고장력 강판의 품질을 두고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게다가 최근 소비자들이 안전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자동차에 쓰이는 초고장력 강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쉐보레의 포스코 협업 띄우기 전술은 절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판 경쟁'에서 한국지엠이 자신만만한 이유는 또 있다. 경쟁사 공략 방안으로 강판 브랜드를 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포스코의 초고장력 강판 분류 기준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정한 초고장력 강판 기준은 700Mpa로, 현대제철의 600Mpa보다 높다. 말리부의 차체가 100% 포스코제로 쓰인 건 맞지만 초고장력 강판을 100%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높은 기준을 세운 포스코의 철판으로 차를 만들었다는 점을 내세워 경쟁차들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었단 의미가 있다.

 이처럼 쉐보레가 강판 제품력을 들고 나오자 현대차와 현대제철은 해당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제철은 "한국지엠과 포스코의 판촉 마케팅일 뿐이고, 제품 논란은 아니지 않느냐"며 "확대 해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차 또한 "양사의 판매를 위한 활동에 딱히 언급할 사안이 없다"고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국산 세단 시장에선 이번 쉐보레의 강판 띄우기에 따라 당분간 강판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르노삼성차가 내놓은 SM6도 국내 생산분은 포스코의 초고장력 강판이 활용됐고, 시장에선 쏘나타보다 철강 제품력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오랜만에 중형 세단 부문에 경쟁력 있는 국산 신차가 속속 투입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국산차들의 상품성이 개선된 것 이상으로 소비자들의 눈높이 또한 높아졌다. 차 자체에 머무는 게 아니라 철강이라는 소재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롭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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