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전한 팜므파탈, 윤지민

입력 2016-05-26 15:52  


[이유리 기자] 윤지민만큼 자신의 색(色)이 뚜렷한 배우를 찾기도 힘들다.

화려한 옷을 입고 당당한 워킹으로 런웨이를 누비던 옛 모습은 생각나지 않을 만큼 확실한 팜므파탈 여배우로 자리 잡은 그. 출산과 육아로 인해 2년 여 브라운관에서 떠나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존재감은 확고하게 남아 있다.

데뷔 초와 변함없는 완벽한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그와 bnt가 만났다. 그는 ‘한여름 밤의 꿈’을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 녹슬지 않은 모델로서의 포스를 맘껏 뽐냈다. 특히 그는 시원한 여름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금발로 등장해 스태프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고 스태프와 상의하며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던 그의 모습은 프로페셔널함의 절정이었다. 그 결과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그의 노력이 오롯이 담겼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보이는 것과 다른 내추럴한 모습을 보이며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배우 윤지민을 더욱 깊게 만나보자. 

Q. 파격적인 헤어 컬러 변신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이런 컬러는 나도 처음이다. 여름 느낌이라고 하길래 변신해봤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다. 내가 변화를 두려워했다면 모델에서 배우로 변신하지 못했을 것이다. 10년을 주기로 나는 도전을 하는 것 같다. 나는 모든 것을 흡수하겠다는 마음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컬러를 바꿔봤다. 내가 다시 연기를 시작하면 이 컬러로는 계속 있지 못할 것이니깐. 앞으로 다가올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


Q. 출산과 육아로 2년여를 작품에서 볼 수 없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오롯이 육아에만 전념했다. 가끔 요가도 하고. 남들과 똑같이 지냈다. 일을 다시 할 계획이었기에 아이를 ‘더 사랑해줘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오래 붙어있고 함께 시간을 많이 보냈다.

Q. 육아는 어떤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너무 감사하다. 힘들기도 하고(웃음). 무엇이 힘든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육아 경험이 있는 분들은 모두 알 거다. 나중에는 빨리 촬영이 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를 볼 때면 너무 사랑스럽다. 그리고 책임감이 생기니깐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더라.

힘들었다면 힘든 것이지만 너무 새로운 경험이고 둘째를 낳지 않는 한 다시는 해볼 수 없는 경험이기에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다. 다음에 연기할 때 내가 어떤 감정을 표출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더라. 육아 중에도 ‘이 감정은 이런 장면에서 사용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직업은 숨길 수 없나보다.     

Q. 둘째아이 계획은 없나
없다. 딸을 낳을 때 가족분만을 했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두 분 모두 함께 계셨는데 아이 낳자마자 시어머니께 ‘둘째는 갖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너무 아프고 힘들었다.

Q. 남편, 권해성은 육아를 잘 도와주는 편인가
원래 잘 도와주는 편이다. 요즘은 ‘또 오해영’ 촬영 중이라 잘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Q. 남편 자랑 좀 해달라
너무너무 순수하고 맑은 사람이다. 그래서 나도 융화된 것도 있다. 밖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는 나는 너무 세고 남편은 순해 보이니깐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해하는 것이 기본 베이스가 서로 닮았다. 딸이 남편을 닮아 순한 것 같다.    

Q. 배우란 직업을 내려놓은 평범한 삶은 어땠나
어릴 때부터 모델, 배우 일을 하다 보니 일반인들과 섞여서 생활해 본적이 없었다. 계속 일터에만 있었으니깐. 막상 생활해보니 똑같았다. 주위에서도 그냥 아이엄마로 봐주시고. 아 요즘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니 조금 연예인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웃음).

Q. 나만의 육아 팁 이런 것 있을까
나는 자연주의자다. 아버지가 과수원을 하시는데 아이를 밭에 그냥 둔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어딜 가도 낯을 가리지 않는다. 아이도 그냥 면 티나 물려받은 너저분한 옷을 입고 나와 밭을 누비고 다닌다. 나는 이런 게 좋은 것 같다.

내가 도시적인 캐릭터를 자주 맡다 보니 사람들이 내 성격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캐릭터와 반대되는 내추럴한 삶을 살아야지 밸런스가 맞춰지는 것 같다. 나는 내추럴함과 유니크함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되게 내추럴한 것이 유니크할 때도 있다.


Q. 드라마, 영화 속의 모습과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 내가 좀 자유분방하다. 털털한 것도 있고 나 스스로 내추럴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 놀라는데 나는 술, 담배도 안하고 커피도 잘 마시지 않는다. 음식도 직접 재배한 것을 먹다보니 다 유기농만 먹는다. 유기농 음식은 의도한 바는 아니었는데 이렇게 살다보니 자연스레 유기농, 저염식만 먹게 되더라(웃음).

내가 그러니 우리 아이도 자연스럽게 생 당근을 먹고 오이 따서 먹고 그런다. 주변에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서 고민하는 분들이 많던데 나는 그런 걱정은 없다. 그렇게 지내다 외출할 때는 아이와 나 모두 쫙 빼입고 변신한다. 마치 빅토리아 베컴처럼 차려입고 나가면 또 거기에서 오는 희열이 있다.

Q. 아이와 커플룩도 즐겨 입나
일부러 맞춰서 입진 않는데 내추럴하게 살다보면 어느새 드레스코드가 비슷해져 있다. 일명 후줄근 패션(웃음). 다른 사람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럭셔리한 삶을 보여주는 것이 많더라. 나도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그런데 올린 사진 대부분이 아이가 밭에서 놀거나 그런 모습들이다.

Q. 모델로 데뷔할 때부터 아이를 출산한 지금까지 한결같은 몸매를 자랑한다
잘 쉬지 않고 많이 움직이는 편이다.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것이 산책이다. 원래 등산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등산이 조금 힘겹더라. 걷는 걸 정말 좋아한다. 워킹을 하느라 10년을 걸었는데도 걷는 게 그렇게 좋다. 어릴 때 모델 활동하면서 해외에 나갈 때도 많이 걸어 다녔다. 원래 체육학과 출신이라 기본 체력이 있는 편이고 액션 연기를 많이 하다 보니 몸에 배인 것도 있다.

집에 점핑보드가 있다. 대학 때 배웠는데 점핑하면서 열 내는 게 달리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3분만해도 땀이 난다. 딸도 자연스럽게 따라한다. 점핑이 무릎 속 성장인자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는데 아마 그것도 키 크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또 독소배출에 관심이 많다. 음식도 의도치 않게 유기농으로 먹고 있고 부모님이 복숭아 농장을 하시니 복숭아즙이나 민들레즙도 챙겨먹었다. 나름 옛날부터 디톡스 주스, 클렌즈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도 출산 후에는 좀 힘들었다. 아기 낳고 다 빠질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더라. 출산 후에 몸무게를 재니 고작 2Kg 빠졌더라. 아기가 3kg이 넘는데 2kg이라니 억울해서 울었다. 출산 후에 다 빠질 거라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후에 꼭 관리해줘야 한다. 그래도 모유수유가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됐다.

임신 중에 팔, 다리에도 다 살이 쪘었다. 다리 살은 특히 잘 안 빠져서 전지현씨가 한다는 누워서 다리털기도 틈나면 했다. 먹는 것도 조절했고 클렌즈 주스가 좋다하기에 그것도 마셨다. 그런데 워낙 평소에 생식을 하다 보니 클렌즈 주스는 원래 내가 먹던 것과 같은 맛이더라.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한식 위주로 먹는데 은연중에 그런 게 몸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출산 전 몸무게로 돌아오기까지는 약 1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사실 그 전에는 예전과 달라진 모습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살이 다 빠지고 나니 ‘이제 일 해볼까’ 생각이 들었다. 


Q. 작품복귀는 언제쯤 할 계획인가
조만간 할 것 같다. 육아 중에 좋은 작품이 몇 개 있었는데 육아 때문에 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와 나에게 소중했던 시기기에 그건 후회하지 않는다. 아이가 이제 나와 조금씩 떨어져 있어도 괜찮아 해서 좋은 작품이 있다면 출연할 계획이다.

사실 쉬는 동안 걱정도 됐는데 감독님들이 나는 더 쉬어도 된다고 하시더라.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배우가 별로 없으니 네 멋대로 쉬고 나오라고. 그러니 더 착해지지 말라고 하셔서 나도 알겠다고 그랬다. 감독님들의 말에 많은 위안을 얻었다.

Q. 복귀 후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나
배우가 어떤 연기를 보여준다기보다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옷을 잘 입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전에 비해서 열심히 살 것 같다(웃음). 사실 그 전에는 열심히 하지 않은 적도 있고 나태하게 보낸 적도 있다. 그런데 육아를 하며 평범한 삶을 살다보니 배우란 직업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됐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Q. 방송에서 보여 지는 도회적인 모습, 그로 인해 손해 본 적은 없는지
물론 있다. 악역을 워낙 많이 했다 보니 화장실에 아주머니들이 내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막은 적도 있었다. 그 외에도 많다. 좋게 봐주신 분들이 별로 없었다. 요즘은 화장을 잘 안하고 다니니 착해 보인다고 해주시더라(웃음). ‘추노’나 ‘무사 백동수’에서도 사람을 계속 죽이는 역을 연기하다보니 내 성격이 굉장히 강할 거라 생각하시는 편이다. 오죽하면 친척 어르신들도 나보고 못됐다고 그러신다(웃음).

Q. 복귀하게 된다면 어떤 작품으로 만나게 될까
드라마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 재밌으면 되더라. 인터넷 방송이라도 재밌는 작품은 찾아보게 되니깐.

Q.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은 없나, 가령 현모양처라던지
그런 역할이 안 들어온다(웃음). 팬들이 나는 여전히 섹시한 모습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것 같더라. 나의 내추럴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런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대중이 원하는 것이 있으니깐. 그리고 나 스스로도 센 역할을 할 때 재밌다. 악역을 할 때 희열이 있다.

Q.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
나는 독특한 것에 관심이 많다. 좀비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다. 좀비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배역 중 가장 독특한 것 같다. 만약 내가 좀비라면 팔, 다리를 어떻게 움직일까 생각하면서 집에서 연습도 해봤다. 외국에서 좀비 역할을 했던 사람 대부분은 극단에서 굉장히 연기를 오래한 분들이다. 우리나라 배우들은 연기할 때 몸을 쓰기보다 눈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외국 배우들은 몸에 쓰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런 연기를 찾아보고 모델 활동 시절 포즈 연구했던 것이 남아 있어 자연스레 몸을 사용하는 연기에 관심이 많다. 잔인하고 잔혹한 영화를 정말 싫어하는데 좀비영화는 보조출연자의 움직임 하나하나 자세하게 살펴본다. 내가 좀비역할이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한다.

Q. 최근에 재밌게 본 작품이 있나
단연 ‘태양의 후예’ 속 중기오빠(웃음). 나도 별 수 없이 다른 아줌마들처럼 박보검에서 송중기로 넘어갔다. 아이의 눈 건강을 위해 집에 티비를 두지 않았다. 육아하다보면 방송을 끈덕지게 볼 시간이 없기도 하고. 그런데 ‘응답하라 1988’과 ‘태양의 후예’는 다시보기로도 열심히 봤다. 이상민 선배님이 나왔던 ‘기억’도 재밌게 봤다. 말하다보니 많이 본 것 같다. 이제 남편이 나오는 ‘또 오해영’을 보고 있다. 남편과 서로의 작품을 보는 건 쑥스러워서 잘 보지 않는데 ‘또 오해영’은 너무 재밌어서 처음부터 보고 있다.

Q. 닮고 싶은 배우가 있나
이혜영 선배님, 내가 굉장히 좋아한다. 닮고 싶은 나의 워너비다. 이번에 연극한다고 하셔서 보러가려고 한다. 잘하면 나도 그렇게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기획 진행: 이유리
포토: bnt포토그래퍼 문진우
의상: 레미떼, 보그핏
슈즈: 사토리산, 모노톡시
선글라스: 리에티
헤어: 차홍 아르더 이은 디자이너
메이크업: 우현증메르시 유하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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