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은탁, 배우의 꿈을 이어가다

입력 2016-05-27 16:44  


[김민수 기자] KBS2 드라마 ‘TV소설 순금의 땅’, 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와 ‘아름다운 당신’까지 3년 동안 주연을 꿰차며 상승가도를 달려오던 강은탁은 이제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데뷔 10년 차 배우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평균 시청률 15%대를 넘어서며 안방극장의 터주 대감으로 자리 잡은 것.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20대 시절 힘든 나날들을 겪으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조금 늦은 나이, 군에 입대 그리고 약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에 대한 간절함을 깨닫게 됐다. 이후 그는 2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단역부터 대학 졸업 작품, 단편영화까지 차츰 연기의 내공을 쌓으면서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지 10년, 최근 한 작품을 끝내며 오직 연기에만 집중하던 그가 멋있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이야기한다.

Q.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 소감 한마디.
항상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다가 오랜만에 야외에서 하니깐 재미있더라.

Q. 데뷔했던 계기는.
포탈에 보면 고(故) 앙드레김 선생님 쇼가 데뷔로 나왔는데 실질적인 데뷔는 2000년도 MBC ‘스타레볼루션’이라는 프로그램의 백업댄서로 데뷔했었다. 당시 쌍둥이 형제 량현량하 백업댄서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고(故) 앙드레김 선생님 쇼는 학교 다니면서 우연치 않게 하게 된 것이고 그 이후 대학교에서 연극하다가 2005년에 MBC 드라마 ‘주몽’으로 첫 데뷔를 하게 되었다.

Q. 그 이후 공백 기간이 길었다.
2006년 MBC 드라마 ‘주몽’ 이후 당시 소속사와 문제가 많이 있었다. 그러다가 2008년에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출연하면서 조금씩 해결 되었고 이후 KBS1 드라마 ‘바람불어 좋은 날’을 하면서 안정이 되나 싶더니 작품이 끝나고 일주일 뒤에 군대에 입대했다. 그때가 29살이었는데 군대에 있을 때 소속사와 결별을 하게 되면서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Q. 그간 힘들었던 20대 시절.
많은 일들이 풀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뭔가 될 만하면 틀어지고 스스로에게 희망고문도 정말 많았었다. 거기다 집안에서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반대했었고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연기를 포기할 생각도 많이 했었다. 연기라는 길이 쉬운 길도 아니었고 그래서 경찰공무원을 할까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대학교에서 교수님이 “어떤 일을 하든 10년을 버티면 그 일로 먹고 살 수 있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그렇게 생각하고 배우를 한지가 10년 차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배우를 하지 않았더라면 적성에 맞는 경찰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웃음).

Q. 그럼 수입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20대에 일을 잡기가 많이 힘들었다. 일단 생활은 해야 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연기 입시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원래 집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했었다. 줄곧 태권도를 했던 적이 있어 같이 운동했던 선배들에게 부탁해 행사장 경호로 생계유지를 했던 적도 있었다.

Q.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배우의 길을 선택한 원동력이 있었다면.
가장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가 27살, 아버지가 쓰러졌을 때였다. 모든 것들이 멈추고 없어지더라. 경제적인 부분도 그렇고 혹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때 더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더라. 아버지가 투병을 7년 동안 하셨는데 어떻게든 버티고 보여드리고 싶었다. 배우의 꿈을 줄곧 꿔 왔는데 그 속에서 뭔가 하나라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던 찰나에 했던 드라마가 바로 KBS1 드라마 ‘바람불어 좋은 날’이었고 작품이 끝나자마다 군대를 가게 된 것이다.

Q. 전역 이후, 0(영)인 상태에서 다시 도전한 배우의 길.
그렇게 회사를 나오게 되면서 전역 이후 회사에서 같이 나왔던 매니저 형과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영화 단역부터 대학 졸업 작품, 단편영화 등 카메라 앞이 익숙해질 때까지 닥치는 대로 출연했었다. 그러면서 영화 ‘설지’라는 작품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는데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Q 배우의 시작, 영화 ‘설지’ 주연으로 발탁.
영화 ‘설지’는 재미있게 촬영했었고 많은 공부를 했던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던 나쁜 버릇들을 박진순 감독님이 전부 버리게끔 훈련을 시켜줘서 감사하고 덕분에 KBS2 드라마 ‘TV소설 순금의 땅’ 오디션에 합격할 수 있었다.

Q. KBS2 드라마 ‘TV소설 순금의 땅’ 강우창 역.
영화 ‘설지’를 전부 촬영하고 후반부 작업을 할 때쯤 KBS2 드라마 ‘TV소설 순금의 땅’ 오디션을 한다고 하더라. 그때는 회사도 없었고 아무런 여건 없이 무작정 오디션을 본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작가님과 감독님이 7~8번 정도 계속 오라고 하더라. 원래는 단역 오디션을 봤는데 계속 비중 있는 역으로 가더니 최종 주연 두 명까지 남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각각 첫 촬영을 한 뒤 편집하고 음악까지 전부 넣은 상태에서 투표를 했다고 하더라. 그때 국장님, 감독님, 작가님 등 전부 나에게 투표를 했다고 그러던데 그게 내 인생을 바꿨던 계기였다.

Q. 공중파 방송 첫 주연, 어땠는지.
나 때문에 망했다는 말이나 왜 저런 배우를 뽑았냐는 말을 들을까봐 많이 두려웠었다. 그런데 막상 첫 촬영이 시작하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라. 편안하게 현장에 가서 논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다행히 스탭 분들 모두 좋은 반응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얻었고 그래서 강우창이란 캐릭터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빠져들었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행복했던 캐릭터가 아닌가 한다.

Q. 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
이 작품은 ‘TV소설 순금의 땅’ 덕분에 캐스팅 된 작품으로 나를 수면 위로 올리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강은탁이란 이름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계기다.

Q. KBS2 드라마 ‘TV소설 순금의 땅’, 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와 최근 종영한 ‘아름다운 당신’까지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프로그램이 평균 시청률 15%를 넘었다. 인기 비결이 있다면.
일단 글이 좋았던 것 같고 작품을 잘 만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배우가 아무리 기를 쓰고 연기를 해도 글이 좋지 않으면 사실 방법이 없더라. 반면 배우가 조금 실수를 하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대본 자체가 탄탄하면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신뢰감을 가지고 보는 것이 있다. 가장 큰 부분은 배우 한명의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배님, 선생님들이 안정적으로 드라마의 기둥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에 젊은 배우들 입장에서는 거기에 기대어 갔던 부분들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나 싶다.

Q. 세 작품 중 자신과 비슷한 역할이 있었다면.
‘TV소설 순금의 땅’ 강우창 역이 가장 비슷한 것 같다. 평상시 장난칠 땐 장난치고 무거워질 땐 무겁고 고집도 세고 욕심이 많은 그런 부분들이 비슷하다.

Q.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아름다운 당신’의 하진형 역을 소화하면서 일상생활에도 우울증이 있었다고.
인물 자체가 사랑에 대한 끊임없는 상처를 계속 누르면서 헌신을 해야 했기 때문에 감정기복이 굉장히 심했다. 그래서 실제 생활할 때는 일부러 장난치고 웃고 오열하기 5분 전에 스탭들과 농담도 하다가 ‘큐’ 들어가면 오열하고 어쩔 때는 내가 ‘아 정신병자가 되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었다(웃음). 캐릭터 자체에 너무 빠져있어서 일상 생활할 때 감정이 너무 제멋대로였다.

Q. 극중 상대 배우 이소연 씨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실제로 소연 씨와 나는 동갑이다. 그리고 사실 의견 충돌까진 아니고 소연 씨가 너무 베테랑이다 보니 본인의 절충 선이 있더라. 많은 작품을 경험해본 친구고 그에 비해 나는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편이다. 그런데 촬영 중 갑자기 뜬금없는 리액션이 나왔을 때 내가 당황했던 적이 있어 나중에는 미리 의논을 했었다.

Q. MBC 드라마 ‘아름다운 당신’ 촬영 당시 힘들었던 장면이 있었다면.
너무 힘든 장면이 많았다. 한겨울에 한강으로 입수한 적이 있었는데 한 번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물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하고 바로 그날 밤 두들겨 맞는 장면까지 촬영한 적이 있었다(웃음). 그런데 ‘TV소설 순금의 땅’ 촬영할 때는 양양 바닷가에서 7시간 동안 들어가 있었던 적도 있어서 괜찮았다. 물하고 떼려야 뗄 수 없나보다(웃음).

Q. 주연을 맡은 세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아무래도 첫 주연을 맡은 KBS2 드라마 ‘TV소설 순금의 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현대극이 아닌 시대극이기 때문에 에피소드도 많았고 한 세트장에서 전 출연진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같이 촬영을 한다. 그렇게 같이 있으니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더라. 지방에 내려가서 촬영을 할 때도 다 같이 모여 술도 한잔하면서 정말 재미있던 추억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했던 주연 작품 중 기간이 가장 길었는데 촬영이 끝난 후에는 가슴이 먹먹하더라.

Q. 작품이 끝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씁쓸하면서도 아쉬운데 한편으로는 후련하다. 그 긴 시간 동안 촬영을 하면서 또 한 작품이 끝났다는 생각이 오고 또 이런 좋은 스탭분들과 연기를 해볼 수 있을까하는 그런 막연한 생각도 생기더라. 지금은 ‘아름다운 당신’ 하진영 캐릭터를 빼고 있는 단계인 것 같은데 술 한 잔 마시고 자면 현장에 있었던 꿈도 꾼다. 그러면서 비워지는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가 종영된 후 아직 여행을 가지 못해서 계획하고 있다.


Q. 어디로 떠날 예정인가.
원근이와 같이 부산에 갈 예정이다. 최근에 끝났던 드라마가 나와 비슷한 시기에 끝나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Q. 배우 송원근과 인연.
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에 같이 출연하게 되면서 굉장히 친해졌다. 거기다 동갑내기였고 심지어 대기실도 같이 썼다. 극중 형제였기 때문에 더욱 정이 갈 수밖에 없었던 친구였다. 서로 있으면 힐링이 되는 친구, 선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그런 친구다.

Q. 살면서 고마웠던 사람.
예전엔 싫었던 사람이 많았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 죽을 때까지 마주치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서른 살이 넘고 군 전역 이후 다시 활동하면서 은인이 참 많아졌다. 회사도 없는 나에게 뭔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나를 믿어주었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물론 첫 번째는 부모님께 가장 감사한 마음이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계신데도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믿어주었던 분이고 꿈이라는 것을 이루려면 그만큼 괴롭고 힘든 것이라며 괜찮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Q. 3년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온 결과 2015년 MBC 연기대상 연속극 부분 신인상 수상, 대중들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이게 현실인가 할 정도로 가끔씩 이상한 기분도 들고 누가 나에게 직업을 물어보면 배우라고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그 전까지 열심히 한다고만 했지 스스로 배우라 말해도 될까 싶었지만 이제는 떳떳하게 말한다. 그리고 욕심이 너무 많아진다. 몸이 부서져도 좋으니깐 쉬지 않고 꾸준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사실 배우로서 비울 때는 비워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고 많은 작품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을 잘해야 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배우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Q.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긴 작품을 하면서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소화해냈는데 사실 지금이 변화를 줘야 될 타이밍인 것 같다. 로맨틱코미디나 장난끼 많은 편안한 역할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예전엔 꿈도 꿔보지 못했던 느와르에 도전하고 싶다. 역할을 굳이 말하자면 영화 ‘신세계’ 유아인 씨 역이나 SBS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남궁민 선배님 역할 같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

Q. 35살, 남자로서 늦다면 늦은 나이인데.
연애를 하고 싶다기보다 연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름다운 당신’에서 소연 씨도 나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준다고 했는데 내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라마 진행 중에 누굴 만날 시간도 되지 않고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조금은 이기적인 연애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확 꽂히면 앞뒤 가리지 않고 붙잡을지도 모른다(웃음). 나는 이성에게 인간적인 공감대가 형성이 될 때 굉장히 큰 매력을 느낀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TV를 틀고 내가 나오면 그냥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강은탁이란 배우가 나오면 꼭 봐야하는 배우가 최종 목표이고 그만큼 대중들에게 신뢰를 받고 싶다. 물론 그 신뢰를 받기 위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눈을 기르고 있는 중에 있고 연기 또한 평소 선배님들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고 있다.

Q. bnt독자들에게 한마디.
이제 작품이 끝났다. 정말 짧고 굵게 휴식을 취하고 변화된 모습으로 또 다른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돼서 돌아오겠다.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고 기대하고 기다려주면 실망하지 않는 배우로서 좋은 작품으로 멋지게 돌아와 보답하겠다. 감사하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류수
의상: 슈퍼스타아이, 울프(wolp), 브루노바피
슈즈: 로버스
선글라스: 더뉴선글라스
헤어: 작은차이 경식 실장
메이크업: 작은차이 혜주 실장
장소: bnt 식물원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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