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영 기자] 계절은 빠르고 조용하게 모습을 바꾼다. 오는 지도 몰랐던 봄이 어느새 저물고 여름이 불쑥 찾아온 것처럼.
한여름 무더위는 때때로 짜증을 유발하고 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목마른 사람처럼 자꾸 물가를 찾아다니게 만들거나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타다닥, 불꽃 튀는 감정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여름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일 것.
무더위 속에서 발견하는 재미는 더 귀하고 반짝이기 마련이다. 여름 느낌 제대로 나는 청량한 영화 몇 편으로 이번 여름이 한층 즐거워지지 않을까.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회사에 새로 온 비서 썸머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남자 톰. 그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순진한 남자다. 하지만 매사 자유분방한 언행으로 보는 이들을 위태롭게 만드는 여자 썸머는 누군가에게 구속되는 삶을 원하지 않는다.
운명의 여자 썸머와 안정적인 만남을 이어가고 싶은 톰과 인생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썸머의 관계가 순탄할리 없다.
관전 포인트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전개 방식이 돋보인다. 사랑에 빠지고 지쳐가는 각자의 감정 변화를 놀랍도록 잘 풀어낸 명품 연기를 선보인 두 주연배우의 환상적인 콜라보 역시 최고. 올해 6월 국내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와이언 레시피 (Honokaa Boy, 2009)
여자친구와 함께 하와이 북쪽에 위치한 호노카아 마을을 찾았다가 심하게 다투고 헤어져버린 레오. 이후 마을을 다시 찾은 레오는 작은 영화관 영사실에서 일하며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지닌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진다.
다소 심한 장난을 즐기는 괴짜 할머니 비는 레오를 위해 매일 정성을 다한 요리를 내놓고 이를 맛있게 먹는 레오를 보며 기쁨을 느낀다. 시간이 유난히 천천히 흐르는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에피소드와 주인공 레오가 할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한층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관전 포인트 조연들의 감초 연기와 가슴에 박히는 감성적인 대사, 그리고 침이 꼴깍 넘어가는 맛있는 요리가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호노카아 마을 전반을 감싸는 일본 영화 특유의 온기 넘치는 색감과 잔잔하고도 깊은 여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
맘마미아! (MAMMA MIA!, 2008)
그리스의 한 섬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던 소피는 결혼이라는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앞두고 들떠있다. 하지만 함께 손잡고 입장할 아빠의 부재가 영 마음에 걸리던 차에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기장 속 인물 중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결혼식에 초대한 소피. 결혼식 전날 초대받은 세 남자를 맞닥트린 엄마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이들 중 소피의 아빠는 누구이며 소피의 행복한 결혼식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관전 포인트 배우들이 직접 선보이는 춤과 노래로 보는 내내 눈과 귀가 즐겁다. 아름다운 그리스의 여름 풍경은 덤.
(사진출처: 영화 ‘500일의 썸머’ ‘하와이언 레시피’ ‘맘마미아’ 공식 포스터 및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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