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효선 기자] 32도가 넘는 한여름의 식물원은 홍수아의 프로페셔널한 애티튜드를 발산하는 데에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흐드러진 꽃 앞에서 더위를 잊는 포즈와 표정 연기는 스태프들의 연이은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대륙의 여신’이라는 수식어 아래에서 화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홍수아. 중국에서의 연이은 작품 활동에 이어 국내 드라마로 컴백을 알리기도 한 그의 가능성은 그저 나온 것이 아니었다.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려는 강인함과 기회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뭉쳐 대륙을 흔들었다.
영화 ‘방관자’와 ‘포졸’, 드라마 ‘천사의 복수’로 어느 때보다 찬란한 결과물을 기대하게 하는 홍수아. 오색영롱한 그가 자신의 빛을 영원한 시간과 결속시키려 한다.
Q. bnt와 다섯 번째 만남이다. 이전 촬영과는 다른 분위기의 화보가 완성될 것 같은데 소감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콘셉트로 화보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즐거웠다.
Q. 영화 ‘방관자’가 개봉 예정이다. 영화에 대한 소개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설명한다면?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고 기자 역할을 맡았다. 정의감이 넘치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평소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편하고 재미있었다. 세침대기 같다거나 연약할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반면에 강인한 면도 있어서 이번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Q. 연기한 캐릭터와 영화 제목과는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영화의 제목은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는 영화 속 사람들을 가리킨다. 제 캐릭터 역시 과거에는 방관자였다. 하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스스로 부끄러움을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Q. 인스타그램을 통해 촬영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하지 않은 촬영 비하인드가 있다면?
1월에 중국 시안에서 촬영을 했다. 살을 에는 추위 때문에 힘들었다. 더욱이 공포물은 새벽이나 밤 촬영이 많아서 힘들었다. 사실 촬영할 때 고생을 하지 않는 작품은 없다. 결실을 맺기 위한 과정이라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Q. 중국 영화 ‘원령’, 한국 영화 ‘멜리스’에 이어 공포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장르지만 각각의 캐릭터는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멜리스’에서는 시크한 악역이라 스모키한 메이크업을 하고 강한 캐릭터로 나왔다. 스틸컷이나 포스터만 봐도 악역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중국 영화 ‘원령’과 이번에 개봉할 ‘방관자’에서는 청순한 캐릭터를 맡았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첫사랑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공포물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럽고 여린 이미지가 공존하는 캐릭터를 맡게 됐다.
Q. 중국에서 연이어 작품 활동을 하면서, 중국 제작진과의 사이에서 느끼는 문화 차이는 없나?
영화 ‘원령’을 찍을 때 난방도 안되고 뜨거운 물도 안 나오는 환경에서 촬영을 했다. 촬영지가 시골이라서 호텔까지 가려면 한 시간은 차를 타고 나갔어야 했다. 공포물이라 매일매일 새벽에 촬영이 있는데 그 시간을 이동하면서 돌아다니기가 정말 힘들 것 같았다. 제작사 측에서도 여주인공이라는 이유로 특별대우는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중국 배우들은 모두 열악한 상황을 견딘다고도 하더라. 생각해보니까 중국에 왔으면 중국 법을 따르면서 빨리 적응하자고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중국에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워낙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강하게 자라서 적응하는 능력이 남달라서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Q. 올레 TV에서 ‘홍수아의 한국사용설명서’를 촬영했다. 팬들과 함께 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색다른 포맷이었다
중국 팬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국내 여행지를 잘 모르는 한국 분들에게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곳에 아름다운 풍경이 많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곳
동해 바다가 정말 예뻤다. 초당 두부가 유명해서 두부를 직접 만드는 체험을 했는데 중국 친구들도 정말 좋아했다. 모두 두부를 잘 먹기도 했고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Q. 팬들과 여행을 동행한 소감은?
팬들이랑 식사도 같이 하고 잠도 함께 자면서 팬들이 정말 순수하다는 것을 느꼈고 또 사랑스러웠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엄청난 복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과 함께 다니면서 ‘이 친구들보다 내가 특별한 점이 없는데 어떻게 이런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항상 감사하다.
Q. 시즌 2가 편성이 된다면 가고 싶은 곳이 있나?
시즌 2는 중국에서 하고 싶다. 한국 팬들과 중국 여행을 함께 다니는 것도 색다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Q. 중국 팬과 한국 팬의 차이점
중국 팬들은 호기심이 많고 순수하다. 그래서 친구처럼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수다도 많이 떨었다. 오히려 한국 팬 분들이 부끄러움이 많아서 다가오지 못하는 것 같다.
Q. ‘홍수아의 한국사용설명서’ 중 ‘아시아모델시상식’에서 배우 진구와 만난 클립 영상이 화제였다. 진구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MBC 시트콤 ‘논스톱’에 함께 출연하면서 알게 되어서 벌써 13년정도 됐다. 서로 잘 되기를 바라는 사이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공교롭게도 ‘아시아모델시상식’에서 둘 다 수상자로 만나게 되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Q. ‘SNL 코리아7’에 출연해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반응이 뜨거웠는데 소감은 어떤가?
대중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 어렸을 때 시트콤을 했기 때문에 망가지는 연기에 대해서 거리낌은 없었다. 데뷔할 때부터 해왔던 것들이기 때문에 더 즐거웠다.
Q. 신동엽, 권혁수 등 ‘SNL 코리아7’의 크루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생방송으로 전파를 타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모여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리허설도 진행했다. 이렇게 힘들게 방송에 나가고 있는지 몰랐었는데 함께 연기해주신 배우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잘 끝낼 수 있었다. 다들 현장에서 고생하시면서 즐거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계신다.
Q. ‘대륙의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대륙의 여신’이라는 별명은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중국에 갈 때는 좋아할 만한 얼굴이었나 싶다.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나서 중국에서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약간 거부감이 든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중국에서는 많이 좋아해주신다.
Q. 드레스 입은 모습 덕분에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더욱 강조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드레스는 무엇인가?
작년 홍콩에서 열린 ‘MAMA’ 시상식 때 입었던 화이트 드레스가 기억에 남는다.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청순한 분위기를 가진 드레스였다. 그 드레스를 만나려고 드레스 피팅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 ‘MAMA’가 워낙 글로벌한 시상식이었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했는데 드레스와 더불어 중국어로 시상한 장면이 화제가 돼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해서 기분이 좋았다.
Q. 중국 진출을 앞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중국은 쉽지 않은 곳이다. 결코 쉽지 않다. 스타가 되어서 중국으로 간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에서 첫 작품을 할 때만 해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지금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배우 중 어느 정도 인정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Q. 드라마 ‘천사의 복수’로 국내 안방극장 컴백을 확정 지었다. 어떤 작품인가?
천사 같은 캐릭터의 여자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복수를 시작하게 되는 복수극이다. 두 가지의 양면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주연 작이 아직 없어서 끊임없이 한국 작품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천사의 복수’를 만나게 됐다. 하반기쯤 촬영에 들어갈 것 같다.
Q. 앞으로 활동 계획
영화 ‘포졸’이 개봉 예정이다. 보이시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다.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선택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
기획 진행: 위효선,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상구
영상, 편집: 조영래, 조희진
의상: 페이우, 블루마린, 그리디어스, 에뚜와
슈즈: 구찌, 지니킴
꽃: 플라워 by 박혜경 parkheykyoung
헤어: 차홍아르더 고선영 부원장
메이크업: 우현증메르시 김수빈 원장
스타일리스트: 정부자
장소: bnt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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