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태양광을 보는 자동차의 극명한 시각 차이

입력 2016-07-12 15:10  


 집 옥상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한다. 그리고 전력을 만들어 별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넣어둔 뒤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한다. 아니면 태양광에서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분해하고, 여기서 얻어진 수소를 차에 넣어 달린다. 기본적인 전력원은 모두 태양이지만 전기차는 전력을 직접 활용하는 반면 수소차는 전기를 또 다른 에너지(수소)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 차이다. 과연 어느 것이 더 미래적일까?


 많은 과학자들은 전기차에 전력을 직접 공급해 움직이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그리고 전기 에너지의 저장 방법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태양으로 얻은 전기로 수소를 얻어 이용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수소는 오랜 기간 비축이 가능한 반면 전기는 저장성이 떨어져 문제라는 얘기다. 발전소 또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전기를 만들어 별도 배터리(ESS)에 저장한 뒤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방식, 그리고 전기차를 그저 이동하는 배터리로 인식해 다른 차, 또는 건물, 주택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물 간의 그리드(Grid) 연구도 활발하지만 에너지 안보 및 보급 측면에선 전기가 수소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자동차회사들의 생각이다.

지난 6월, 일본에서 토요타 수소연료전지차 담당인 히사시 나카이 기술홍보부장을 만났다. 앞서와 같은 똑같은 질문을 던지자 역시 같은 대답이 들려왔다. 그는 “예를 들어 1,000대의 자동차가 3개월을 써야 하는 연료(에너지)를 저장해야 하는 과제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1㎾h로 10㎞를 주행하는 전기차가 1만㎞를 달려야 한다면 1,000㎾h의 전력이 필요하고, 이를 저장하려면 테슬라 모델S에 적용된 75㎾h의 대용량 배터리만 13개 이상이 필요하다. 배터리팩 하나의 무게가 600㎏ 정도 되는 점을 고려하면 저장장치의 무게만 6t을 넘고, 공간 또한 많이 차지하게 된다.

반면 현대차 투싼FCEV의 국내 효율은 ㎏당 76.8㎞이고, 1만㎞ 주행으로 환산하면 모두 130㎏의 수소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130㎏ 용량의 기체수소 저장탱크 하나만 있으면 해결된다. 만약 기체 수소를 액화상태로 동일한 130㎏의 탱크에 저장해 사용하면 주행거리는 4만㎞까지 늘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토요타는 전기보다 수소를 미래의 에너지로 선택했고, 현대차 또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벤츠와 BMW 등도 여러 연구를 거쳐 미래 에너지로 수소를 주목한다. 심지어 BMW는 자동차에 사용하는 수소연료탱크에 더 많은 기체 수소를 담아내기 위한 촉매 발굴에도 적극 매진 중이다. 동일한 무게에서 수소를 더 많아 담아내면 그게 곧 소비자의 경제성, 다시 말해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를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에너지저장장치에 전력을 담아 지능적으로 나눠 쓰면 굳이 수소를 저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최근 값이 쌀 때 전기를 구매해 저장한 뒤 비쌀 때 소비자에게 되파는 기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력 저장장치, 이른바 대용량 배터리가 이 같은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다. 또한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 비용도 크게 떨어지고 있어 굳이 수소로 변환할 필요성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렇게 보면 순수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에너지 저장성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전기로 구동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라면 저장성을 두고 미래에 양대 축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자동차회사는 수소의 저장성을, 새로 뛰어드는 전기차 기업은 전력의 자성을 각각 주목하는 셈이다. 태양이라는 무한한 자연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만들고, 해당 전기로 수소를 만들어 쓰는 것과 전기를 직접 쓰는 것, 미래에는 어떤 방식이 우위를 점하게 될까? 방식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진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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