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은 자유를 상징한다. 출퇴근길 꽉 막힌 도로에 발이 묶인 직장인에게도, 갑갑한 학교 생활의 탈출구를 찾길 원하는 사춘기 청소년에게도 바이크는 하나의 탈출구로 다가온다. 시장이 침체기에 빠져 있다지만 자동차와 또 다른 속도감과 편리함 때문에 이륜차를 원하는 수요는 꾸준하다. 특히 방학철엔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려는 청소년들로 운전면허학원과 면허시험장이 특수를 누린다. 최근엔 레저용 바이크 시장이 성장하면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새로운 라이딩 문화를 접하기 위해 준비 중인 초보자를 위해 이륜차 면허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원동기 면허는 만 16세부터···50㏄미만 스쿠터도 면허 취득해야
당연한 이야기지만 바이크를 즐기려면 면허 취득이 필수적이다. 국내 이륜차 면허는 원동기장치자전거와 2종 소형 면허 등 두 가지로 구분돼 있다.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면 125㏄ 이하의 이륜차를 운전할 수 있다. 또한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하면 배기량 제한 없이 이륜차 운행이 가능하다. 1종 보통이나 2종 보통 면허가 있다면 125㏄ 이하의 이륜차 운전이 허용되고, 2종 소형의 학과 시험이 면제된다. 단, 자동차 면허가 있어도 자동변속기 면허라면 이륜차도 직접 변속기를 조작할 필요가 없는 스쿠터만 운행할 수 있다.
원동기 면허의 경우 만 16세 이상부터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생일이 지난 고등학교 1학년생부터 바이크에 입문할 수 있는 것.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길 원하는 청소년은 여권 등을 소지하거나 지역 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은 청소년증을 지참해야 한다. 2종 소형은 만 18세 이상부터 허용된다.
배기량 50㏄ 미만의 스쿠터는 면허 없이 탈 수 있는 걸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50㏄ 미만 소형 스쿠터 역시 원동기 면허 등을 반드시 취득한 후 운행해야 한다. 무면허로 라이딩을 즐기다 적발될 경우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지고(도로교통법 제43조, 154조 제2호), 이후 6개월 동안 면허를 취득할 수 없다(도로교통법 제82조 제2항 제1호). 사용 신고 및 번호판 부착, 보험 가입 등도 당연히 의무사항이다.
▲안전교육-학과시험-기능시험···하루면 OK?
이륜차 면허는 도로주행 시험이 없어 이론상 하루면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기능시험의 코스가 상당히 어렵고 커트라인이 높아 사전에 충분히 연습하지 않은 사람이 단번에 시험에 합격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이륜차 기능시험의 합격률은 10% 미만이다.
자동차 면허와 마찬가지로 이륜차 면허도 시험을 보기 전 안전교육이 필수다. 면허시험장에선 등록 후 1시간, 학원에서는 5시간 안전교육을 시행한다. 학과시험은 면허시험장에서 PC로 진행된다. 원동기는 40개의 OX 문항이, 2종 소형은 문장형과 안전표시형 문제가 출제된다. 합격 커트라인은 60점이다. 안전운전에 필요한 교통법규와 안전운전방법, 예절 등 도로 위를 나서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을 확인하는 절차다.
학과시험을 가뿐히(?) 통과했다면 다음은 기능시험 차례다. 원동기와 2종 소형 모두 같은 코스에서 시험을 본다. 원동기의 경우 100~125㏄급 소형 바이크, 2종 소형은 250㏄급 바이크로 시험을 치르는 게 일반적이다.
기능 코스는 굴절, S자, 좁은 길, 장애물 구간 등으로 구성된다. 코스를 이탈하거나 발이 땅에 닿으면 10점씩 감점된다. 기능시험의 커트라인은 90점으로, 두 번만 실수해도 여지 없이 탈락이다. 많은 응시생들이 첫 번째 굴절 코스에서 쓴 맛(?)을 보게 된다. 기능시험에 떨어지면 3일이 지나야 다시 접수할 수 있다.
현재 보유 중인 바이크도 없고, 주변에 연습을 도와줄 사람도 없다면 운전면허학원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10시간 정도 교육을 받으며, 바이크의 성질과 시험 코스를 익힐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익숙해진 바이크로 시험을 칠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기능시험까지 통과했다면 응시표와 사진 한 장, 신분증과 수수료(2016년 기준 7,500원)을 준비, 면허발급창구에 제출하면 30분 내외로 면허증을 받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 "이륜차 면허 허점 많아" 지적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이륜차 면허가 너무 쉽게 발급된다고 입을 모은다. 합격률과 별개로 배기량별 면허 구분이 보다 세분화돼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론화됐다. 또 자동차 면허만 있으면 125㏄ 이하 바이크를 운전할 수 있게 한 점도 미숙한 운전자를 양산하는 주범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기능시험 역시 실제 도로 위 현실을 반영해 쓰러진 바이크를 안전하게 일으켜 세우는 방법이나 방어운전 등 실질적으로 운전자에게 필요한 항목을 추가하자는 논의도 활발하다.
일본의 경우 이륜차 면허를 소형(124㏄ 이하), 보통(399㏄ 이하), 대형 (400㏄ 이상)으로 세분화하고 면허 취득 후에도 1년에 2시간씩 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기능시험 역시 다양한 교통상황을 반영하고, 대형 이륜차 면허의 경우 전체 면허의 10% 수준을 유지하는 등 질적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자동차도 그렇거니와 이륜차 역시 면허는 말 그대로 최소 자격 조건일 뿐이다. 면허를 땄다는 기쁜 마음에 곧장 도로 위를 나선다 해도 라이딩의 즐거움을 즐기기엔 턱 없이 부족한 실력만 체감할 것이다. 자신의 실력에 맞는 바이크를 선택해 익숙하고 교통량이 적은 지역에서 꾸준히 차근차근 연습해야 한다. 헬멧과 각종 보호장치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 방학 맞아 면허 따볼까? 운전면허 취득 가이드
▶ 환경부, 아우디폭스바겐에 초강수…인증 취소
▶ 쉐보레 말리부, 중형 시장 1위…이유는
▶ 상반기 개소세 인하, 하이브리드 '웃고' LPG '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