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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현 기자] 예능인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예쁜 외모, 순발력, 리더십 등 따져 보면 많겠지만 개그우먼 신봉선에게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보았다. 바로 ‘배려’다.
그는 프로그램에 나온 게스트 한 명, 한 명의 혼잣말에도 귀를 기울이며 게스트가 보다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끔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그런 모습을 혹자는 ‘들이댄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신봉선은 게스트의 모습과 목소리를 1초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말을 건넬 뿐이다.
“산을 처음 타는 사람에게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알려주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그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예능이 익숙하지 않은 게스트에게 한 마디라도 더 붙여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 제 나름의 노력을 하는 중이에요”. 신봉선의 ‘배려’가 물씬 풍기는 대목이었다.
Q. 평소에 화보촬영은 많이 안하셨죠? 저희 첫 촬영인데 어떠셨어요?
재미있더라고요. 설렜고요.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콘셉트가 아니다 보니 괜히 긴장도 되더라고요. 밝고 장난스러운 것만 찍다가 이렇게 찍어보니 또 좋네요. 잘 나올 것 같아서 정말 기대돼요.
Q. 지금 ‘복면가왕’부터 시작해서 라디오도 하고 계시고 ‘함부로 배우하게’도 고정으로 출연하고 계세요. 엄청 바쁘실 텐데 체력 관리 잘하셔야겠어요.
확실히 젊었을 때랑은 다르더라고요. 그때 어떻게 그렇게 바쁘게 일했는지 아마 지금이었으면 못 버텼을 거예요. 제가 원래 운동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운동하는 만큼 잘 먹으니까 살이 안 빠지는 거죠. 건강한 돼지랄까요. 하하. 그래서 먹는 걸 조금 줄여볼까 하는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맛있는 거 먹는 게 행복해요. 일주일에 6~7시간은 꼭 운동해요. 머리까지 젖을 정도로 운동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Q. 의외에요. 어떤 운동하세요?
스피닝도 하고요. 스피닝은 하는데 자전거는 못 타요.(웃음) 선배님들이 권해서 골프도 조금씩 시작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재미를 못 붙였어요. 스포츠센터에서 코어 운동도하고 GX 수업도 열심히 들어요.
Q. 일하면서 운동하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쉽지는 않은데 녹화도 체력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머리도 돌아가요. 장시간 동안 게스트 한 명, 한 명 신경을 써야 하거든요.
Q. 요즘 특별히 재미있게 촬영하고 계신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진짜 복면가왕은 너무 재미있어요. 사람들이 누군지 정말 모르냐고 물어보시는데 정말 몰라요. 티비로 봤을 때 현장의 사운드를 못 담는 게 너무 안타깝죠.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어린 아이돌 친구들한테도 정말 많이 배워요. 어쩜 저렇게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싶더라고요. 얼마 전 트와이스 지효씨 같은 경우도 처음 딱 들어왔을 때 정말 신인 같지가 않았어요. 혼자 있는데도 솔로의 포스를 풍기면서 여유롭더라고요. 그런 노련함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조금 과하게 표현된 건 있는데 그건 정말 너무 잘해서 그런 아우라가 느껴져서 그런 거예요. 그 친구가 20살 밖에 안됐는데 저렇게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얼마나 노력했겠나 생각하면 조카뻘이지만 존경스럽고 멋있어요.
Q. 그래서 그런지 복면가왕에서 눈물을 많이 보이시더라고요.
사실 개그도 그렇지만 음악이라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마음을 담아 들어야 진심으로 피드백을 해줄 수 있고요. 집중하지 않으면 모든 녹화가 지겨울 것 같아요. 그래서 집중해서 들으려고 하다 보니 감정에 자주 북받쳐요.
Q. 신봉선을 검색하면 음악대장으로 출연하셨던 하현우 씨가 검색어에 같이 있어요.
그때 정말 너무 울었죠. 저도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오랫동안 그분과 녹화를 했지만 가까이 뵌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목소리 하나로 대한민국을 쥐고 흔드셨잖아요. 현장에서 들으면 그 목소리가 어마무시해요. 10연승까지 도전하면서 정이 든 거죠. 그동안 좋은 음악 들려줘서 고마운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저를 잘 모르는 분이 갑자기 좋은 얘기를 해주시니까 눈물이 확 낫죠. 너무 눈물이 나서 주체를 못하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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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함부로 배우하게’는 정말 정극에 욕심이 있어서 출연하시는 거예요?
저는 원래 연기를 좋아해요. 제가 또 개그를 오래 쉬었잖아요. 늘 쉬지 않고 열심히 했던 개그맨들의 열정과 노력을 알기에 지금 다시 개그 쪽으로 가면 못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연기 생각도 가지고 있는데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어요.
Q. 맞아요, 개그 프로그램보다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만 출연하신지 꽤 되셨잖아요. 개그 프로그램 계획은 없으세요?
솔직히 하고는 싶어요. 그런데 개그 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90년대 초반의 인생극장, 코미디하이웨이 이런 프로그램이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개콘, 코빅, 웃찾사도 정말 너무 훌륭하지만 공개 코미디에 좀 국한된 느낌이랄까요. 많은 개그맨들이 들끓는 열정을 풀 수 있는 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공개 코미디에서는 완전 대선배급이시겠어요.
그렇죠. 어느 날 보니 그렇게 돼있더라고요. 한번 특집 때 가면 저를 되게 엄청난 선배로 생각 하더라고요. 제가 엄격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아직 신인 후배들과 교류가 좀 부족해서 그런가 봐요. 그래서 요즘에는 영희나 나미한테 전화도 자주하려고 해요. 그런 면에서는 후배들이랑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어요.
Q. 라디오에서도도 이윤석 씨와 3달째 호흡을 맞춰가고 있어요. 그런데 4시간동안 생방송이라면서요. 안 힘드세요?
그런 말 많이 듣는데 안 힘들어요. 저 혼자 말하는 것도 아니고 청취자와 소통하려고 하면 금방 시간이 가요. 커피숍에 앉아서 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서너 시간 금방 가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Q. 이윤석 씨는 어떠세요, 호흡이 잘 맞으세요?
선배님이 워낙 선비스타일이랄까, 양반이세요. 정말 착한 사람의 끝을 보는 것처럼 좋은 분이세요. 무슨 복에 이렇게 좋은 분과 방송을 하게 됐는지 모를 정도로요. 복면가왕부터 해서 요즘에 제일 자주 뵙는 분이기도 하죠. 윤석 선배님은 여자랑 이렇게 말을 많이 해 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와이프보다 저랑 더 말을 많이 한다고요. 하하
Q. 허경환-오나미, 윤정수-김숙처럼 가상 결혼 프로그램이 많은데 신봉선 씨가 빠졌어요.
저는 실제로 급하기 때문이죠. 그런 프로그램을 하면 중간에 소개팅을 하거나 그럴 수 없잖아요. (웃음) 그런 이유도 있죠.
Q. 왜 얼마 전에 김기리씨가 ‘진짜 사나이’에서 신봉선 씨 생각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전화를 했죠. 난 너 못 만난다고.(웃음) 기리가 정말 개구지고 애교가 많아요. 군대 가기 전에 제가 잘 해줘서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누나 동생 그 뿐이죠.
Q. 개그우먼이지만 항상 웃고만 살 순 없잖아요. 희극인이 지닌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글쎄요, 고충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축복 같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억지로라도 웃다보면 그 순간만큼은 그 어려운 순간을 잊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고충을 뛰어 넘어서 직업에 대한 감사함이 생긴 것 같아요.
Q. 실제 사람 신봉선의 성격은 어때요?
들이대고 억세고 우기고 그런 모습도 저에요. 물론 강한 것도 저인데 진짜 여린 것도 저에요. 사람이 늘 한 색깔로 국한되어 있다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을까요. 때론 정열적인 빨간색, 때론 슬픔에 찬 회색이기도 하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늘 웃고 살고 싶고 밝게 살고 싶은데 예전에는 그런 강박이 제 울타리를 치더라고요. 거짓 웃음을 지을 때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기분 좋게 거절하는 법도 배워야겠고 돌려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하고 있어요. 어렵지만 그렇게 해야 좀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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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중이 봤을 때는 언제나 씩씩하고 유쾌한 신봉선이에요. 어떤 게 봉선 씨를 그렇게 웃게 많들까요.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인복인 것 같아요. 주변에 좋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가끔 삐뚤어지려고 할 때도 마음을 다잡고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Q. 전에 ‘무한걸스’를 함께 하셨던 분들이 떠올랐어요.
제가 얘기한 좋은 사람들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해요. 얼마 전에 보람이랑 시아를 만났는데 시아가 다시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촬영할 때만큼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정말 가까운 사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송은이 선배님이 정말 힘드셨을 거예요. 다 이해해주시고 받아주신 넓은 마음이 감동적이죠.
Q. 그때의 송은이 씨처럼 지금은 신봉선 씨가 선배의 입장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싶어요. 그래서 후배들 보면 잘 하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싶어요. 저도 많이 흔들렸듯이 곧은 심지를 잘 지켜나가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다보면 언젠가는 알아봐주실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Q. 실제 모습은 정말 따뜻하고 부드러운데 방송에서는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그게 굉장히 숙제에요. 어떤 누군가는 저에게 들이댄다고 하지만 그게 저의 역할인 것 같아요. 제가 한 마디라도 더 붙여야 그 분이 모습을 더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일부러 더 그러는 것도 있어요.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불편한 질문들을 제가 살짝 건드려서라도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거죠. 한 컷이라도 더 잡히게끔 나름의 노력을 하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쟤 또 들이대’ 이렇게 생각하시기도 하지만 저희 프로그램에 나오면 저는 그 게스트의 팬, 시청자의 입장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그의 멋있는 모습, 웃는 모습 등 많은 모습을 꺼낼 수 있잖아요.
Q. 간혹 자신의 단점까지 드러내면서 개그 소재로 활용하기도 하잖아요.
그것도 숙제라고 할 수 있죠. 대중의 생각보다 개그맨들은 시야가 넓어요. 이 프로그램 자체뿐만 아니라 저는 그날 나온 게스트가 좀 더 부각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좀 들이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일부러 저를 낮추면서 웃음을 이끌어내려고 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 분은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잖아요. 당연히 배려도 하고 잘 이끌어 드려야죠. 그래서 가끔 게스트 팬들이 비난을 할 때면 속상하기도 하죠. 더 많이 보여드리려고 나름의 노력을 한 건데 말예요.
Q. 이제 친구들도 거의 결혼을 했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육아, 출산 열풍이 불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소개팅 시켜달라고 주위에 말도 하고 다녀요. 그런데 시간에 쫓겨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그저 좋은 인연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죠. 이제는 편한 느낌의 사람이 좋더라고요. 호감형이지만 내 눈에만 잘 생겨 보이는 사람, 모난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Q. 요즘 바쁘게 지내고 계신데 생활의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요.
일적으로는 많이 고파요. 하지만 일 하나 하나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졌어요. 일에 집중 할 수 있거든요. 예전에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내 자신이 어느 순간 휘발된 걸 느꼈어요. 일만하는 기계처럼 살아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단지 여성 예능인을 보는 시야가 조금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그건 또 우리의 숙제기도 하겠죠. 시청자 분들께 이렇게 봐 주세요 라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열심히 사는 저희 모습을 보여드려야할 것 같아요.
Q. 신봉선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집중. 예능인은 녹화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한 명, 한 명에 귀를 기울여줘야 하고, 혼잣말을 하더라도 그걸 끄집어내서 재미있게 받쳐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재석 선배님, 송은이 선배님도 그렇게 하셨잖아요. 그래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도 같아요.
Q. 앞으로 대중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으신지 들어볼게요.
많은 사람들 속에서 깔깔대고 있더라도 모두가 마음 한편에는 외로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방송에 나오고 저에게 집중하는 순간만큼은 그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싶어요. 한번은 정말 너무 힘든 시기에 제가 나온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데 모든 걸 잊어버리고 웃고 있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나 진짜 멋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극적인 개그우먼이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개그우먼의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기획 진행: 배계현,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조희진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레미떼
슈즈: 로버스
헤어: 제니하우스 올리브 김대혁 디자이너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올리브 무진 부원장
장소: 러스티다이닝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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