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참 좋은 사람, 배우 현우성

입력 2016-08-25 15:48  


[박승현 기자]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가슴을 울리는 연기자. 모델을 넘어 이제는 어엿한 연기자로 아침마다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배우 현우성과 bnt가 만났다.

젠틀한 이미지로 아침 드라마를 즐겨 보는 주부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 수년 간의 모델로서의 커리어를 뒤로 하고 새로이 도전한 연기자의 길은 어렵고 고달팠지만 그는 묵묵히 성실함을 보였다.

이제는 드라마를 지휘하는 감독과 작가들에게 인정 받는 어엿한 주연 배우가 되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 현우성. 그가 말하는 스스로의 공은 빼어난 연기도 그렇다고 수려하게 잘 생긴 외모도 아니었지만 누가 봐도 성실하다 말할 수 있는 노력의 힘이었다.

Q. 화보 촬영 소감 먼저 들어볼까요.

제가 원래 모델을 했었기 때문에 그때 생각이 많이 났고. 제가 평소엔 화보 같은 느낌의 촬영 보다는 광고 촬영을 많이 해봐서 좀 다른 느낌을 해보고 싶었는데 즐겁게 촬영 한 것 같아요.

Q. 가장 기대되는 콘셉트

마지막 콘셉트. 제 이미지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 제가 젠틀할 것 같다고 생각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색 다른 이미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서 마지막 콘셉트가 제일 기대 되요.

Q. 배우 현우성의 데뷔

2010년도 ‘세 자매’라는 일일극으로 데뷔 했어요. 그 전에는 쇼에도 서고 광고도 찍는 모델이었어요. 매거진보다는 카달로그나 쇼, CF 그런 촬영이 많았죠.

Q. 늦은 데뷔에요. 왜 연기자를 꿈꾸게 되었나요.

제일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군대 다녀오고 나서 모델을 하게 됐는데 모델도 좀 늦게 시작한 편이죠. 홈쇼핑 모델을 하려고 시작했는데 모델 쪽에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래서 모델 쪽으로 조금 빨리 자리를 잡았어요. 쇼도 많이 섰고 광고도 많이 찍고 그랬는데 인쇄 광고를 촬영 하던 중에 회사를 통해 연기를 하면 좋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고 연기 수업을 시작하게 됐죠.

회사에서도 신인연기자를 뽑을 때 열정을 보잖아요. 저는 당시에 누구보다도 열정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연기수업 정말 성실하게 했어요. 그때 연기 선생님께서 저한테 성실한 것 하나는 인정해주겠다고 그러셨을 정도니까(웃음). 수업시간 2시간 전에 와서 수업 하는 곳 정리하고 발음, 발성 연습 외워야 할 것들 예습해오고 그렇게 늘 미리 준비했더니 수업시간 마치면 늘 목이 쉬었어요. 지금은 선생님께서도 너무 뿌듯해 하시죠. 하하.

Q. 연기자를 준비하며 힘든 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연기자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모델 일을 못하게 해서 그 부분이 조금 힘들었죠. 평소 사람이 생활을 할 때에 보면 눈빛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그런 것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삶 속에서 녹아진 모습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기억하고 그래야 하는데 애지중지하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모델 하기 전에도 아르바이트 통해 힘든 것들도 많이 해봤는데 제가 연기를 하며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 그런 것들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모델 일하면서 비 시즌기에는 집에도 있고 그랬지만 바쁠 때는 한 달에 5일 정도 빼고 매일 나갔어요. 홍콩에 가서 쇼에 서기도 했고 제가 쇼를 하는데 일을 안 가렸거든요.

모델 할 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미리 몸을 만들어 둔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어요. 그러니 운동도 매일 하면서 모델 일을 하는 것이 즐거웠죠. 제 성격이랑 모델이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Q. 여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있다면

‘세 자매’를 찍고 그 다음이 ‘당신 참 예쁘다’라는 작품이었는데 그때 감독님을 잘 만났어요. 감독님이 주연 배우로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 감독님이 배우를 많이 성장시키는 분이셨거든요.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시고 부담 없이 연기 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Q. 특별히 아침드라마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이유가 있을지

아침드라마라는 장르를 고집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다른 장르도 할 수 있다 생각해서 그런 것을 따지지는 않아요.

예전에 제가 모델을 했을 당시에 저에게 서울콜렉션으로 데뷔해서 수영복 쇼, 홈쇼핑을 왜 하냐고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근데 저는 저 자신을 버릴 때 오히려 나 자신을 더 잘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행동이 저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회가 저에게 왔을 때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그 다음 것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력이 부족한데 영화만 찍고 싶고 그런 모습은 제 삶의 방식과는 멀어요.

저는 힘들게 데뷔했기 때문에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함께 작품을 하자고 해주시면 너무 감사해요. 지금 작품도 감독님과 작가님의 믿음을 한 몸에 받고 하고 있어요. 제가 작품을 고르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시간은 가고 제 젊음은 한정되어 있는데 열심히 해야죠.

Q. 드라마 ‘좋은 사람’을 통해 우희진과 연기 호흡 맞추는 중인데 잘 맞는지

희진이 누나는 방송계에서 천사로 정평이 나있는 사람이에요. 당대의 탑스타를 지내셨던 여배우분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그런 분위기가 없어요. 너무 착하고 상대방을 위해 사는 사람 같아요. 배려심이 정말 많고 연기를 할 때도 보면 상대방에 잘 맞춰서 해주세요. ‘내가 정말 좋은 사람이랑 연기를 하는구나’ 라는 것을 깨달아요. 감독님도 그렇고 다들 천사라고 하시죠(웃음).

Q. ‘좋은 사람’ 김흥동 PD와의 작업, 김치 싸대기를 이을 충격적 연출이 기다리고 있을지

감독님 자체가 그런 극성이 있고 그런 것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에요. 제가 지금껏 작품 했던 감독님 중 제일 잘 맞는 감독님이셨어요. 저도 사람들이 절 보면 진지하다고 하는데 제가 말은 진지하게 하는데 농담도 잘하고 개그본능이 있거든요. 감독님도 그게 있으신 분이에요. 위트는 배울 수가 없어요. 감독님이 신을 재미있게 하려고 하시는 거에요. 그렇게 하셨던 것이 본인 입장에서는 빵빵 터지면서 웃으면서 만들었는데 그게 대중들이 보기엔 강한 거였죠.

간혹 저희 촬영 중에 이효춘 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냐면 촬영장 분위기가 천국이라고 하세요. 감독님께서 본인이 찍고 싶은 신을 다 스케치를 해오세요. 그 신에서 배우들에게 뽑아낼 수 있는 것을 다 뽑아내세요. 그러니까 12시를 안 넘기기도 하죠.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신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게 하지 않으시니까 배우들이 감정을 분배하기가 좋고요.

그런 방면에서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신 마다 심각한 장면을 조금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게 만드신 건데 그게 이렇게 나온 거에요. 그래서 감독님도 본인이 막장 감독이 아닌데 재미있게 연출하려 했는데 그렇게 보여졌다고 그러시더라고요. 하하.

Q. ‘좋은 사람’ 120부작의 긴 회 차 수 작품을 촬영하며 어려움은 없는지

저희는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요. 평소 주 4일 정도 촬영하는데 최대한 12시 안 넘기고 해요. 원래 대중들이 잘 모르시는 것이 연속극이 분량이 길어 힘들 것이라 생각하시는데 미니시리즈가 더 힘들게 찍고 연속극은 규칙적으로 찍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7, 8개월동안 촬영을 하는데 힘들게 찍으면 배우들도 쓰러지고 힘들 거든요. 물론 연출부는 정말 힘들죠.

Q. 기억에 남는 상대 배우도 있었겠죠.

희진이 누나도 좋으시고 유리랑 ‘노란 복수초’라는 작품을 했었는데 얘는 정말 연기를 잘해요. 하하. 연기 진짜 잘한다고 감탄했어요. 같이 연기를 해야 하는데 유리한테 빨려 들어가서(웃음). 보통은 연기자들이 자기 감정 신이 나오면 세 번 정도 찍어서 안되면 거기서 A컷을 쓰는데 오케이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일곱 번을 가더라고요. 자기가 맘에 안 들었나 봐요. 하면 할수록 감정이 더 나오는 거에요. 감정이라는 것을 마치 지하수로 얘기해보면 감정이 많지 않은 사람은 양수기로 물을 뽑아내도 조금 나오다 말아버리는데 유리는 봇물 터지는 나오더라고요.

평소에는 다소곳하게 책 보고 과자 먹고 그러고 있다가 연기할 때는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요. 연기 진짜 잘 한다 생각했죠. 저는 안도를 했어요. 공부도 잘 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그런 영향을 받듯이 연기 잘 하는 사람 옆에 있으니까 그런 영향을 받고 또 편하게 할 수 있더라고요.


Q. 연기를 해오며 꼭 맡고 싶은 캐릭터

저는 캐릭터 있는 것 하고 싶어요. 동굴 속에서 도 닦다 나온 도사 같은 역할 하하하.

완전 악역도 하고 싶어요. 처음에 괜찮다가 좀 악했다가 다시 돌아온 역할을 해봤는데 그런 것 말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악해서 개선의 여지도 없는 그런 악인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역에 대한 이해를 해야 그걸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잖아요. 애매한 지문 속에서는 연기도 애매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Q. 목소리가 좋아서 그런지 연극도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연극은 아직 생각이 없어요. 데뷔하기 힘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연극 많이 했냐는 얘기였어요. 저는 연극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제 목소리가 좀 울리는 목소리라 그런지 말을 좀 라이트하게 하라고 목소리가 연극배우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게 스트레스가 많았거든요. 근데 또 아이러니하게 저한테 외모도 연기도 아직은 그냥 그런데 목소리가 좋아서 캐스팅 해주신다는 얘기를 해주기도 하더라고요. 연극을 시작하게 되면 정말 연극 톤을 가지게 될 까봐 걱정이 있는 것 같아요.

Q. 배우 현우성의 롤모델

‘노란 복수초’할 때 함께 연기했던 최상훈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후배들에게 자상하시고 촬영장이든 밥 먹을 때든 언제나 그분이 있는 곳에는 웃음으로 가득하고 좋은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저도 제 일 뿐만 아니라 어디든 제가 있는 곳에서 웃음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요.

Q. 살면서 혹은 연기를 해오며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언제였는지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첫 연기 했을 때는 너무 못해서 부끄러웠고.

Q. 혹 연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현우성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제가 친구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누구는 연기를 잘하고 누구는 춤을 잘 추고 누구는 노래를 잘하고 말을 잘하고 장사를 잘하고 다 자기만의 달란트가 있는데 저만 없는 것 같더라고요. 특출나게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제가 노래도 못 하거든요. 몸은 완전히 나무에요. 나는 진짜 재능이 없다고 얘기하니까 친구가 저한테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요리를 잘한다고.

누구한테 배운 것은 아니지만 대장금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것처럼 맛을 그린다고 하는 말이 그게 이해가 되거든요. 빵도 자연 효모로 만들고 홍삼도 말려서 꿀이랑 넣어서 홍삼정 만들고 경옥고도 만들어 먹어요. 방송에서 보니 1년에 우리가 섭취하는 감미료 양이 30-35kg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해 먹으려고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더 잘하게 됐고요. 집에서 대체로 만들 수 있다면 만들어보고 그래요.

셰프가 되었을지도 모르죠. 저는 국수 하나를 끓여도 정말 맛있게 만들거든요. 근데 제가 식당을 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 게 제가 만드는 것이 손이 많이 가고 재료가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맛이 있나 싶기도 한데. 하하.

Q. 아직 미혼이잖아요. 당분간은 결혼 생각은 없으신지

원래 독신주의였거든요. 근데 근래에는 아기는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뼛속 깊이 독신주의로 내 삶을 살아야겠다 했는데 3년 전에 몸에 뭔가 딱딱한 것이 잡혀서 암일까 생각이 들어서 병원을 갔어요. 초음파로 보니 뭐가 있는데 암은 아닌 것 같은데 혈액 검사를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3일을 기다리면서 제가 지낸 세월을 돌이켜 봤어요. 나 하나 죽더라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사실 그런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허무하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때 내가 지구상에 살면서 선조 때로 이어진 유전자를 남기고 죽는 것이 역할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나는 비록 지구를 떠나도 나의 일부분은 여기에 뿌리 내리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결혼해서 사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좀 해요. 다행히 몸에 이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요. 하하.

Q. 이상형

전에는 여성스러운 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튼튼하고 건강한 분이 좋아요.

Q. 평소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 지

평소에 여가 시간은 많이 돌아다녀요. 혼자 다니진 않고. 술도 조금 좋아해서 버스 타고 여행가고 제가 속초를 자주 가는데 단골집 가서 맛있는 것 먹고 오고 그렇죠.

Q. 자기관리 철저한 편일 것 같아요.

예전만큼은 못하고 제가 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까 체중을 조절해야 할 때를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요. 다이어트는 조절이라는 건데 고통과 친해져야 할 수 있거든요. 체중 감량과 증량을 하고 싶다면 고통과 친해지지 않으면 안 되죠.

Q. 배우 현우성,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제가 나오는 극을 보시면서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신에 나온 것만으로 행복감, 기대감을 주게 만드는 배우가 있잖아요. 그런 연기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뻔하지 않고 늘 기대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팬클럽 이름이 은하수인데 제가 늘 팬분들에게 소통이 적어서(웃음). 그래도 관심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고맙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해요. 저는 그냥 연기자일뿐인데 너무 좋게만 봐주시니까. 저 지하철도 잘 타고 다니거든요. 하하.

기획 진행: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박지나
의상: 비아바이이정기, 235연구소
슈즈: 수페르가, 사토리산
시계: 라스라르센
아이웨어: 림락
헤어: 정샘물 이스트점 백설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점 김민서 디자이너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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