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bntnews.hankyung.com/bntdata/images/photo/201608/b9f2b39af6d75dd5e41829585649cdba.jpg)
[우지안 기자] 드라마 ‘옥중화’에서 영민하고 매력적인 기생 윤소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윤주희를 만났다. 이름보다 얼굴이 낯익었던 그는 데뷔 이후 13년 동안 꾸준히 연기하며 다작 배우로 거듭났다.
간호사가 됐다가도 어느새 형사로 분하고 또 살벌한 악역까지, 그는 출연한 작품마다 알토란같은 연기를 톡톡히 해냈다. ‘어떤 색을 입혀도 어울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한결같이 한길만 걷고 있는 진짜 배우였다.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가장 빛나는 법. 더운 여름 고단한 촬영이었지만 그는 카메라 앞에서 가장 행복해 보였다.
Q. 화보 촬영 소감이 어땠나요?
1년 정도 만에 화보 촬영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 촬영하고는 또 다르니까 새로웠어요. 작가님께서 찍어주시는 거 보니까 잘 나올 것 같아서 기대돼요.
Q.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죠?
올 봄부터 MBC 드라마 ‘옥중화’에서 이소정이라는 캐릭터로 출연하며 촬영하고 있어요.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극 중에서 제가 한복을 제일 예쁘게 입어요. 다른 출연자분들이 많이 부러워하시더라고요. 한복 보려고 드라마를 시청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들었을 정도에요.
Q. 한복 스타일이 다양하긴 하더라고요. 보통 몇 벌 정도 갈아입나요?
상황이 바뀔 때마다 갈아입혀 주시는데 화려한 컬러도 있고 청순한 스타일, 시스루 스타일 등 다양하게 입어요. 사극인데도 불구하고 액세서리도 많이 하고요. 촬영하면서 의상 때문에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Q. 2004년 영화 ‘아는 여자’로 데뷔했어요. 원래는 스튜어디스가 꿈이었다면서요?
네 맞아요. 대학교에 기내 항송 실습실이 있었는데 영화 ‘아는 여자’ 촬영 팀이 거기서 촬영을 하게 된 거예요. 승무원으로 출연할 사람이 필요하던 차에 교수님 추천으로 제가 하게 됐어요. 그때 캐스팅 디렉터분께 제의를 받아서 갑자기 진로를 바꾸게 됐어요.
Q. 후회는 없어요?
후회하기보다는 처음에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부모님께서 걱정하셨던 건 만약 잘 안되거나 했을 때 버틸 수 있겠느냐 했는데 제가 자신 있다고 했어요. 설상 그렇다 할지라도 다 감수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설득을 했죠.
Q. 원래도 연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나 봐요?
원래 어릴 때는 모델 쪽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워낙 마르기도 했고 주위에서도 권유했고요. 집에서 동생이랑 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으면서 놀기도 많이 놀았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초콜릿 회사에서 모델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그 이후로는 나는 안되겠구나 생각하고 아예 마음을 접고 있었죠.
![](https://imgbntnews.hankyung.com/bntdata/images/photo/201608/8f1abcaf757eac1458db39479c8764b3.jpg)
Q. 데뷔 이후 많은 작품에 출연했어요. 공백기 없이 일한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보니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아예 밑바닥에서부터 수없이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그러면서 작은 역할이라도 하나둘씩 하게 됐죠. 운이 좋게도 꾸준히 작품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저는 평생 연기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 것처럼 꾸준히 할 거예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생기거든요.
Q.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조강지처클럽’, SBS ‘물병자리’ 그리고 지금 ‘옥중화’까지 줄곧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아쉬움은 없나요?
캐스팅 단계에서 관계자분들이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어요. 이미지가 개성이 없어서 좋게 말하면 어떤 역할을 시켜도 어울릴 것 같은데 모험일수도 있겠다고요. 그러다 한 번 악역을 맡게 됐는데 그 역할을 보고 나서 캐스팅을 하다 보니 계속 비슷한 캐릭터로 길이 열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조금씩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이미지로 촬영해보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도 악역 했던 제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긴 해요. 제가 노력해서 이미지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해요.
Q. 드라마 ‘옥중화’ 기생 이소정 역, 연기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없나요?
제가 첫 등장했던 씬이 장구춤을 추는 장면이었어요. 기생으로서의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는데 준비하는 과정 동안 되게 힘들었어요. 한국 무용을 해본 적도 없고 아예 기초부터 하려니까 막막하더라고요. 또 제가 어떻게 보이는지 모르니 그저 ‘노력만이 살길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배웠죠. 막상 방송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스스로는 만족해요.
Q. 상대 배우 고수 씨와의 호흡은 어때요?
고수 선배님이 굉장히 섬세하시고 본인이 구체적으로 납득이 돼야지 연기하는 스타일이에요.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캐릭터에 대해서도 조언 많이 해주시고 연기에 대해서도 제가 몰랐던 부분도 자상하게 설명해주셔서 참 좋아요.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병훈 감독님께서는 유쾌하게 촬영하시는 분이라 스태프분들도 전부 한 분 한 분 좋은 분들로 직접 섭외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감독님께서 유머러스하셔서 리딩 시간도 화기애애하고요. 사극이라 인물이 점점 많이 늘어나서 앉을 자리조차 부족하지만 모든 분들이 정말 다들 열심히 해요. 또 감독님께서 체력이 너무 좋으셔서 현장에서는 누구도 먼저 지칠 수 없어요(웃음).
Q.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나요?
감독님께서 완벽을 추구하시기 때문에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어요. 밤이 새고 아침이 돼도 완벽해야 끝나거든요. 제가 아직까지는 임팩트 있는 씬들이 많지 않아서 현장에는 가끔 나가고 있는데 그런 모습 보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중에 가장 애착 가는 작품이 있다면요?
시리즈물이었던 ‘신의 퀴즈 4’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커요. 시즌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내가 돼가는 느낌이었고요. 스태프들은 물론 상대 배우 류덕환씨와의 호흡도 너무 잘 맞았어요. 눈만 봐도 알고 워낙 편하게 촬영했어요. 어떻게 보면 저한테는 굉장히 큰 작품이었어요. 스태프들과도 가족 같은 느낌이 강했고요. ‘신의 퀴즈’를 좋아해 주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팬도 그때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데뷔 13년차, 연기하면서 지치거나 슬럼프를 겪었던 적은 없나요?
막연한 건 있었던 것 같아요.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니까 불안함 같은 건 있었죠.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스스로 자신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지 않게 계속 자존감을 유지하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배우 제니퍼 로렌스를 되게 좋아해요. 그분이 했던 말 중에 ‘제일 깊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건 나 자신’이라는 글귀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인상 깊었어요. 객관적으로 나를 파악해야 앞으로도 뭔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겠구나 생각했어요.
Q. 차분하고 얌전한 성격인 것 같아요.
기본적인 성격은 되게 얌전해요.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친구도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이 많아요.
Q. 낯을 가리는 성격이면 아무래도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준비를 많이 해야 되는 스타일이에요. 스스로 불안하면 현장에서 잘 안 나오더라고요.
Q. 극 중에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어요. 간호사, 기생, 형사 등등.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가장 처음에는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봐요. 그분들이 하시는 연기에 대해 포인트를 적어놓기도 하고 많이 참고하는 편이죠. 제가 맡은 역할에 대입시켜 보면서 몰입해서 보기도 하고요. 평소에도 성격이 좀 바뀌는 것 같아요. 형사 역을 맡았다면 좀 털털해지고 바지도 많이 챙겨 입게 되고요. 악역을 하게 되면 또 그에 맞는 스타일을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아까 말했던 준비를 많이 해서 현장에 가는 것과 연관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신의 퀴즈 4’ 촬영할 때 배우들과 같이 실제 국과수에 가서 부검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요. 가기 전 날 너무 떨려서 잠이 안 오는 거예요. 혹시나 가서 실례되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고요. 막상 가서 보니까 제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그런식으로 캐릭터에 빠지는 것 같아요. 작은 노력들이 쌓여서 저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던 연기는요?
거짓말하는 연기요. ‘달려라 장미’에서 제가 거짓말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임신도 안 했는데 했다고 속여야 됐고 혼자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역할이었죠. 그런 씬들을 찍을 때는 실제 성격도 예민해졌던 것 같아요. ‘달려라 장미’를 함께 했던 선배님을 최근에 ‘옥중화’ 촬영 현장에서 만나게 됐는데 선배님께서 제게 얼굴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는 제가 어려웠던 연기를 할 때라 그런지 얼굴에 다 드러났었나 봐요(웃음).
![](https://imgbntnews.hankyung.com/bntdata/images/photo/201608/a1d283d1db2b97da8fb8326ee8ae6029.jpg)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을까요?
영화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제니퍼 로렌스가 맡았던 역할요. 기본적으로 아픔이 있는데 그게 광기로 표현이 되는 캐릭터에요. 엉뚱하면서도 굉장히 솔직한 캐릭터거든요. 엉뚱하지만 엉뚱함에 이유가 있고 공감이 가는. 최근에 영화 ‘비밀은 없다’도 봤는데 손예진 씨가 감정 표현이 굉장히 다양하더라고요. 얼마 전 개봉한 ‘덕혜옹주’도 감명 깊게 봤고요. 에너지가 꽉차있으면서도 아픔을 연기하는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어요.
Q. 함께 호흡 맞춰 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김해숙 선생님이 제 롤모델이에요. 함께 출연한 작품은 있지만 호흡은 못 맞춰 봤어요. 그래서 꼭 한번 함께 하고 싶어요. 남자 배우를 꼽으라면 공유 선배님이요(웃음). 목소리에 다정다감함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Q. 촬영 중이라 바쁘겠지만 쉬는 날에는 혹시 뭐 해요?
촬영하다 보면 쉬는 시간이 불규칙하잖아요. 그래서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바로 해야 돼요. 저는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며칠 전에는 계곡 가서 발담그고 놀았어요. 액티비티한 활동도 좋아해서 계곡 간 김에 집라이닝도 했어요.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 있어요?
최근에는 ‘추노’로 인연을 맺은 하시은 씨요. 한강 가서 돗자리 펴놓고 앉아서 맛있는 거 먹기도 하고요. 일적으로도 얘기 많이 나눠요. 아무래도 일을 하면 할수록 관계의 폭이 줄어드는 건 있는데 한번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면 깊은 관계가 되더라고요.
Q. 이름은 생소하지만 얼굴은 익숙한 배우로 기억되고 있어요.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꾸준히 작품을 하다 보면 많이 한 만큼 다양하게 기억을 해주시더라고요. 더 많은 작품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제가 더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궁극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소화할 수 있고 기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김해숙 선배님을 존경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이거든요. 따뜻한 엄마가 됐다가도 거친 이미지의 여자로 변신해도 어색함이 없잖아요. 다양한 색깔을 입힐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
지금 하고 있는 ‘옥중화’ 촬영 열심히 할 거고요. 50부작이라 이제 반 정도 했어요. 늦가을이나 초겨울쯤 끝날 것 같은데 ‘옥중화’ 작품 속에서 제가 어떤 활약을 하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벌써 내년이 기대되고 어떤 작품이 제가 올지 궁금해요. 잊지 말고 지켜봐 주세요.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항상 감사해요. 제 팬분들은 언제나 제가 최고라고 말씀해주시니까 굉장히 힘이 많이 되고요.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고 한결같이 저를 좋아해 주시니까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기획 진행: 우지안, 황연도
포토: bnt포토그래퍼 서영호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PD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셀러비, 츄
슈즈: 모노톡시
아이웨어: 룩옵티컬
시계: 라스라르센
헤어: 끌로에 서은 디자이너
메이크업: 끌로에 주시나 부원장
장소협찬: 엔터비즈라운지 라오뜨(la haute)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