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도윤 “한 번도 내 연기에 만족한 적 없어, 늘 아쉬웠다”

입력 2016-09-01 16:45  


[배계현 기자] 사랑스러운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임도윤을 만났다. 자신을 오롯이 보여줄 기회보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많이 맡았지만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없었다.

10년이 넘도록 연기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그가 드디어 주연의 자리에 섰다. 자신과 똑 닮은 캐릭터라 더욱 애착이 가는 웹드라마 ‘일상다반애’가 바로 그 작품. 리메이크 작인 ‘1% 어떤 것’까지 방영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가까이 다가올 준비가 되어 있다.

그가 다작을 하고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둘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웃음도 많고 정도 많은 그와의 유쾌했던 시간. 몇 시간이 몇 분 같아 헤어짐이 너무 아쉬웠던 그는 충분히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 배우 임도윤이다. 

Q. bnt와 첫 화보 촬영이에요. 어떠셨어요?

정말 찍고 싶었어요. bnt화보는 워낙 예쁘게 잘 나오잖아요. 이번 기회에 찍게 돼서 정말 좋았고 촬영 내내 신경 많이 써주셔서 기대되네요.

Q. 최근 근황 좀 말씀해주세요.

하석진, 전소민이 주연인 ‘1% 어떤 것’ 촬영이 최근에 끝났어요. 예전에 나온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인데 10월 초 쯤 드라맥스로 방영돼요. 중국, 일본에도 수출돼서 해외에는 웹으로 나온다고 알고 있어요. 저는 한혜진 선배님이 맡았던 역할을 연기했는데 선배님은 의사역할이었고 저는 패션 멀티숍의 사장으로 나와요. 스타일리시하고 의리 있고 털털한 성격이고요.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9월 말쯤 나오는 웹드라마 ‘일상다반애’에서 첫 주연을 맡아 촬영을 마쳤어요. 일반적인 드라마라기보다 영화적인 요소가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 될 것 같아 기대돼요.
Q. ‘1% 어떤 것’에서 전소민 씨와 단짝친구로 나올 예정이잖아요. 실제로도 친하신 것 같더라고요.

이번에 많이 친해졌어요. 소민이가 엄청 털털해요. 불편할 수도 있을 법한데 전혀 불편함 없이 현장 분위기도 석진 오빠, 소민이가 편하게 만들어줬어요. 함께 연기하면서 보니까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성격이 정말 좋아요. 실제로도 동갑이라 단짝이 됐어요. 뭔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친구는 귀여운 털털함이라면 저는 와일드한 털털함 정도요. 하하.

Q. ‘1% 어떤 것’도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에요. 리메이크된 역할의 캐릭터와 실제 임도윤은 얼마나 같아요?

원래 제 성격보다 거칠고 성격이 있는 역할이에요. 의리 있는 건 맞는데 좀 세게 나오죠. 저랑 제일 잘 맞는 성격은 ‘일상다반애’에요. 애교도 많고 털털하고 귀여운 캐릭터인데 감독님이 대사도 저한테 맞춰주셨어요. 때론 마음도 여리고 정이 많은 캐릭터에요.


Q. 연기 경력이 오래되셨더라고요. 2004년 데뷔로 알고 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방송으로 데뷔한 건 25살 때고요. 22살에 대학교 졸업한 이후로 대학로 극단에 소속돼 공연을 했어요. 25살에 단역으로 시작했는데 그때는 회사가 없어서 혼자 프로필 돌리고 다녔죠.

Q. 그런데 드라마 필모그라피가 정말 대단하세요. 인기작에도 많이 출연하셨고요. 그 중에서 특별히 애정 있는 작품이 있다면요?

꼽을 수가 없어요. 처음으로 조연 역할을 했던 드라마가 ‘넌 내게 반했어’인데 기억이 오래남죠. ‘왔다 장보리’, ‘피노키오’도 있고요. 장보리는 워낙 시청률이 높아서 그때부터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봐주시기 시작한 것 같아요. 최근 ‘이브의 사랑’ 같은 경우에는 워낙 팀워크가 좋아서 1년이 지났는데도 자주 만나고 있어요. ‘일상다반애’는 첫 주연이라 정말 기억에 남죠. 그러고 보면 항상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 스태프들 너무 좋아서 정말 재밌었던 기억들 밖에 없어요.

Q. 감초 역할의 조연도 많이 했지만 그동안 주연에 대한 욕심이 있었을 것 같아요.

‘일상다반애’를 촬영하면서 좀 생긴 것 같아요. 힘들지만 배우로서 주연이 욕심날 수 있구나, 연기할 맛 난다 싶었죠. 솔직히 잠깐의 감초역할도 정말 재미있고 사람들 머릿속에 남을 수 있는 역할이지만 디테일하게 감정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Q. 그래도 반응이 제일 좋았던 건 ‘왔다 장보리’ 아닐까요?

숫자로만 보면 장보리가 가장 시청률이 높긴 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역할을 맡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지훈 오빠를 짝사랑하고 쫓아다니다가 나중에는 세 아이의 엄마로 나왔죠. 캐스팅된 비하인드가 있는데 제가 20년 동안 전라도 광주에 살았거든요. 사투리를 쓴다고 하니까 즉흥적으로 연기를 시키시더라고요. 현장에서 바로 캐스팅됐죠.


Q.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부모님의 반대 심했다고 알고 있어요. 지금은 어떠세요?

지금은 너무 좋아하세요. 오히려 부모님이 직접 홍보하고 다니시기도 해요. 두 분 다 베푸시는 걸 좋아하셔서 작품 한다고 하면 주위 분들에게 한 턱 쏘시면서 어필을 많이 하세요. 특히 아빠가 반대를 많이하셨어요. 워낙 힘드니까요. 그런데 꾸준히 하고 있는 걸 보고 조금씩 인정해주시더라고요. 대학교 때는 인정받고 싶어서 일부러 더 열심히 했거든요. 학교도 정말 열심히 다녔고요. 대학생활을 실컷 못 즐긴 것 같아 후회 아닌 후회도 되요. 

Q. 어떻게 보면 배우는 선택 받아야 하는 기다림의 연속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놓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면요?

딱 하나였던 것 같아요. 내가 이걸 안하면 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죠. 최근 ‘이브의 사랑’ 작품이 끝나고 처음으로 오래 쉬면서 좀 힘들었어요. 빨리 일하고 싶은데 일이 잘 안 풀렸거든요. 그만 둬야 하나라고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그때 연기를 안 하면 뭘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하고 싶은 게 없더라고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없으면 없는 대로 즐기는 마음가짐도 배우고요.

Q. 쉴 때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세요?

운동하는 걸 좋아해요.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웨이트도 하고 한강에서 캐치볼도 해요. 틈틈이 시간나면 여행도 다니고 가족들하고 사이가 좋아서 부모님과 시간도 많이 보내고요.

Q. 그렇게 많은 작품을 했는데도 아직 못 만나본 역할이나 작품이 있으세요?

지금까지는 밝은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좀 인상 깊고 강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느와르요. 싸이코 같은 역할도 좋고 술집여자도 좋고요. 하하. 성격이 센 것보다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영화를 많이 못 찍어봐서 영화 쪽으로 많이 해 보고 싶어요.

Q. 요즘 배우 분들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분들도 많잖아요. 성격이 워낙 좋으셔서 예능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시트콤이라던가.

요즘에는 시트콤이 많지 않아서 좀 아쉬워요.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하하. 예능 같은 경우 하고는 싶은데 기회가 없었죠.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인데 런닝맨, 라디오스타 등 불러만 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누구나 꿈꾸는 프로그램들이잖아요. 라디오스타는 주변에 친한 친구가 나올 때면 부럽기도 하고 대리만족도 해요. 최근에 혁수가 크게 활약했잖아요. 혁수는 대학교 때부터 친했던 동기 친구인데 그때부터 그 친구는 잘 될 줄 알았어요. 항상 분위기 메이커였고 정말 끼가 넘쳤거든요.

Q. 연기하면서 어떨 때 뿌듯함을 느끼세요?

가끔씩 촬영장에서 연기를 하면 스태프들이 박수를 쳐줄 때가 있어요. 그 분들은 방송에 나가기 전 처음으로 제 연기를 봐주시는 분들이잖아요. 박수 치면서 환호해주시면 그렇게 짜릿하고 뿌듯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럴 때면 그간 했던 고생이 싹 사라져요. 이 맛에 연기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요. 

Q. 임도윤의 매력 포인트를 어필하자면요?

지금까지 귀여운 역할부터 센 역할까지 다양한 연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연기자로서는 여러 캐릭터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 아닐까요. 정 많고 사람 좋아하는 연기자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활동에 욕심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으세요?

사실 인지도가 좀 더 생겨서 좋은 작품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죠. 그런데 가장 중요한건 연기적으로 많이 발전해서 저런 배우가 있었네,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갖게 하고 싶어요.

Q. 정말 열심히 살아온 배우 같아요. 지금까지 어느 정도 이뤄온 것 같은지 궁금해요.

지금 돌아보면 10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직은 성에 안 차요. 성에 차면 안 될 것 같아요. 제가 헤이해질 수도 있잖아요.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제 연기가 좋았던 적이 없어요. 항상 아쉬웠죠. 아직도 멀었고 부족하고 더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Q. 연기 생활에 목표가 있다면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당연히 히트작을 만나서 소위 뜬다고 표현하듯 잘 되면 좋겠지만 끝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점에서 항상 감사해요.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도 선생님, 배우님 소리를 듣는다고 상상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순간에 충실하게 살아왔듯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 싶어요.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규현
의상: 레미떼, 로스틸레, K.Lyn
슈즈: 나무하나, 로스틸레
헤어: 끌로에 박아름 디자이너
메이크업: 끌로에 김주연 부원장
장소: 슬로우파크(slow park)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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