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지윤의 네잎 클로버

입력 2016-09-06 15:18  


[임미애 기자] 끝은 또 다른 시작인 것처럼 전지윤이 가수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갖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준비한다.

7년 전 가요계에는 선글라스로 얼굴 절반을 가린 채 걸그룹으로 데뷔한 가수가 있다. 특이한 콘셉트로 대중의 이목은 사로잡았지만 그의 인지도는 앨범 인기만큼 높지 않았다. 자신을 알리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택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2’ 출연. 랩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 없기에 긍정적인 결과를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감행한 그는 마침내 ‘전지윤’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다.

전지윤이 또 한번 용감한 도전을 펼친다. 직접 작사 및 작곡한 타이틀곡으로 10월에 솔로 가수로 데뷔하는 것. 음반 제작 과정에 참여한 그의 열정과 부단한 노력은 인터뷰를 통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Q. 이번 화보 촬영 소감이 궁금해요.

정말 재밌었다.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긴 머리도 연출하고 매우 색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복고풍으로 시스루 의상을 입고 촬영했던 콘셉트가 기억에 남는다. 고풍스러웠던 헤어스타일 인상 깊다(웃음). 그룹 촬영과는 다르게 모든 시선이 저에게 집중돼 매 순간 긴장했다. 저만 잘 해내면 촬영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웃음).

Q. 지금껏 활동하면서 가장 소중했던 무대 혹은 순간이 있다면.

데뷔 7년 차지만 팬미팅을 두 번밖에 못 해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포미닛 활동 당시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팬미팅이 기억에 남는다. 게임, 노래자랑 등 프로그램을 직접 구상해서 더욱 재밌었다.

Q. 랩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와 이유가 궁금해요.

힙합 듣는 걸 좋아했지만 ‘언프리티 랩스타 2’를 통해서 전문적으로 랩을 배우기 시작했다. 좋아하던 장르를 배우고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

Q. ‘언프리티 랩스타 2’ 출연 전에도 포미닛 내에서 랩을 주로 담당하지 않았나요.

제가 랩 담당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 처음에 신비주의를 유지하느라 선글라스를 절대 벗지 않아서 그런 이미지가 생긴 듯하다(웃음). 저는 원래 보컬이다.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을 때는 노래를 불러서 팬들은 제가 보컬이라는 사실을 안다.

Q. 데뷔 초창기 선글라스를 절대 벗지 않아서 성형설 등 다양한 소문이 돌았어요. 진실은 무엇인가요.

신비주의를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했는데 생각보다 심하게 얼굴을 감추게 됐다. 집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쓰고 대기실에서도 벗지 않았다. 동료 가수 중에서도 제 얼굴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셨고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있었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다. 저도 벗고 싶었다(웃음). 여름에는 땀이 차고 밤에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

Q. ‘언프리티 랩스타 2’를 기점으로 랩을 시작했다면 그전에 랩에 대해 배운 적이 없는 건가요.

트레이닝 받은 적 없다. 혼자 랩을 즐겨 들으면서 공부했다.

Q.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랩 배틀 프로그램 출연을 마음먹기까지 고민이 많았을 텐데.

고민 많이 했지만 저를 알리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 포미닛 인지도는 높았지만 전지윤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노래가 알려져도 멤버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는 낮았다.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다. 랩을 못하니까 못하는 모습이 방송되고 쓴소리를 듣게 될 거란 점은 예상했지만 그럼에도 제가 발전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랩의 매력은 무엇인지.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아무리 직설적인 성격이라도 랩을 통해 음악적으로 아름답게 포장하고 재치 있게 가사를 쓰면 멋있어 보인다. 솔직함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랩의 매력. 숨기지 않고 스스로를 가장 많이 드러낼 수 있다.

Q. 랩을 배우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정말 어렵다. 박자감도 필요하고 가사도 잘 써야 한다. 목소리 톤과 발성도 중요하다.

Q. ‘언프리티 랩스타 2’ 출연 당시 초반에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죠. 회를 거듭할수록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는데, 그때 심정이 궁금해요.

처음에는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연습만으로도 버거웠는데 미션을 몇 시간 안에 완성해야 했기에 정신없이 준비했고 출연을 후회할 겨를도 없었다(웃음). 심지어 중간에 투입돼서 모두 친해져 있는 상황에 샌드위치처럼 끼어든 기분이었다. 중간 투입이 정말 힘들다(웃음). 오히려 오기가 생겨서 잘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분들은 프로그램에 모두 적응된 상태에서 첫 발을 내디뎌야 한다.

Q. 프로그램이 끝나갈 때 주어진 미션에서 원더걸스 유빈과 함께 꾸민 무대로 실력을 인정받았어요.

그때는 관객 투표가 아닌 랩에 일가견 있는 분들이 심사해주신 것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관객보다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았을 때 기분이 더 좋다. 그때는 정말 짜릿했고 최고로 기분이 좋았다.

Q. 다시 언프리티에 출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하고 싶은지.

시즌 2보다는 훨씬 잘 해낼 자신 있다. 하지만 중간 투입은 원치 않는다(웃음).

Q. 프로그램에서 제일 처음 선보였던 랩 가사 중 “내가 내가 해”는 타령랩으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지금은 전지윤의 유일한 유행어다.

본방을 보고 어디 숨고 싶었다. 저도 제모습을 보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되더라. 개그맨 김기리가 계속 제 앞에서 그 구절을 따라 했다. 창피하고 부끄러웠지만 지금은 괜찮다. 유행어처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지금은 “내가 내가 해”를 앞에서 따라 해도 아무렇지 않고 오히려 좋다(웃음).

Q.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디스랩을 하면서 상처받은 적 있는지.

디스랩을 할 때 상대방 가사가 잘 안들린다. 다음 가사를 생각하느라(웃음). 기억이 안 나고 상처받은 것도 없다. 디스랩을 해도 무대가 끝나면 모두 친하게 지낸다. 하지만 본방을 보면 자막이 적혀있어서 나중에 내용을 알게 된다. 저는 제 실력에 대해 고칠 점을 지적해주는 것은 정말 좋게 생각하지만 외모 비하, 인신공격은 정말 싫다.

Q. 10월에 공개하는 솔로 음반은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해요.

노래도 부르고 랩도 할 예정(웃음).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보여드리는 모습은 노래 위주일 것 같다. 이번에 공개될 노래는 타이틀곡을 포함해 전부 제가 만든 노래다. 작사와 작곡 모두 제가 했다.

Q. 작사, 작곡, 노래 등 음반 제작 과정에 참여하면 뿌듯하지만 부담감도 생길 것 같아요.

하루하루를 부담 속에 살고 있다(웃음). 포미닛 활동 당시에도 수록곡 중 제가 작사 및 작곡한 곡이 있었지만 이번 솔로곡은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첫 도전인 만큼 부담된다.

Q. 직접 노래를 만들면 본인이 가진 목소리의 매력을 누구보다도 잘 살릴 수 있죠. 이번 솔로곡은 어떤 스타일의 보이스를 보여줄 예정인가요.

‘언프리티 랩스타 2’ 이후 제 목소리는 랩으로 많이 알려졌다(웃음). 가장 최근 이미지가 랩이고 강한 스타일이었기에 이번 솔로 활동에 대해서도 센 이미지를 기대하는 분이 있고 그런 점에 대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이미지 변신을 하면 대중 분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웃음). 이번 곡을 통해 제 목소리로 예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싶다. 전지윤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것.

Q. 10월 솔로곡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공감하고 같이 느끼고 싶다. 전지윤의 음악은 믿고 들을 수 있도록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것. 한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고 싶다.

Q. 어떤 스타일에 가장 자신 있는지.

지금까지 해왔던 멋있고 세련된 이미지. 계속 해왔던 거기에 지금 당장 해도 소화하기 쉽다. 예쁘고 청순한 스타일은 아직 어색하다.


Q. 솔로 활동 결심에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그룹으로 무대를 꾸미는 것과 혼자 무대를 장악하는 건 확연히 다르잖아요.

혼자 무대 꾸미는 일은 ‘언프리티 랩스타 2’를 통해 많이 해봤지만 빈틈없이 가득 채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룹 활동 때는 서로 호흡을 이어가며 조금이나마 쉴 수 있었지만 솔로 활동은 그럴 수 없다.

Q. 함께 무대를 꾸며보고 싶은 가수가 있다면.

유빈 언니와 많이 맞춰봤고 반응도 좋았기에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넬 선배님과도 해보고 싶다.

Q. 실제 전지윤의 성격은.

귀여운 편이다(웃음). 친한 사이에서는 애교가 많다. 털털하고 수더분한 타입이다.

Q. 어릴 적부터 꿈이 가수였는지.

음악을 좋아했다. 고등학생 때는 댄스동아리를 만들어서 회장으로 활동하며 대회도 많이 나갔다. 예선 탈락을 많이 했지만 2등까지 수상해봤다(웃음). 그렇게 노래를 좋아하던 중 내가 만든 곡을 직접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Q. 연습생 시절, 어떤 가수를 꿈꿨는지.

만능 가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다.

Q. 가수 준비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

연습생 시절에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못하면 노래를 무대에서 부를 수 없다는 불안감이 스트레스였다. 연습생은 살이 찌면 안 되기 때문에 매일 아침마다 몸무게를 쟀다. 동기들과 소소한 일탈로 맛있는 음식을 몰래 먹을 때 가장 행복했다(웃음).

Q. 댓글은 자주 확인하는 편인지.

예전에는 수시로 확인했다. 반응이 궁금해서 댓글 모두 읽고 모니터 꼼꼼하게 했다. 3집 활동까지는. 점점 정신적으로 피곤해지고 제가 유리 멘탈이라는 걸 깨닫고 난 후에는 댓글을 잘 안 읽게 된다. 예전에는 멘탈이 물풍선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찰흙만큼 단단해진 것 같다.

Q. 랩에는 자신의 스토리가 담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전지윤 씨는 어떤 스토리를 담아보고 싶은지.

제 경험을 음악으로 풀어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바꾸지 마’ 가사 중 지금 모습이 예쁜데 왜 바꾸려고 하는가라는 전반적인 메시지는 저의 의견이다. 제가 느낀 감정은 다른 누군가도 한 번쯤은 느꼈을 거란 생각에 소소하게 풀어내보고 싶다.

Q. 출연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하고 싶다. 제가 재밌게 보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신기할 것 같다. 라디오 DJ도 하고 싶다. 시간은 상관없지만 낮에는 제 목소리가 안 어울리지 않을까(웃음).
 
Q. 슬럼프가 있었는지.

슬럼프보다는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이 정답은 아닌데 계속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지내다 보면 음악에 한계가 생기지 않을까.

Q. 앞으로 활동 계획.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기회가 되면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만들겠다.

기획 진행: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정도진, 이미리
의상: FRJ Jeans, 로스틸레, 이사베이, 베스띠벨리
슈즈: 아키클래식, 로스틸레, 데일라잇뉴욕
아이웨어: 림락
주얼리: 아가타 파리, 로스틸레
백: 랑카스터
헤어: 더레드 진이 부원장
메이크업: 더레드 문주영 부원장
장소: 후거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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