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은 기자] 장담컨대 사기 캐릭터임이 틀림없다.
지난 9월8일, KBS ‘함부로 애틋하게(연출 박현석 차영훈, 극본 이경희/이하 함틋)’가 20부작을 끝으로 아쉬운 종영을 맞았다. 기대와 다르게 저조한 시청률, 진부하기 짝이 없는 정통 로맨스라는 혹평이 쏟아졌지만 그럴수록 김우빈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연기력이다. 남자 주인공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막힘이 없었다. 비주얼은 또 어떠한가. 우수하게 젖은 눈빛은 말하지 않아도 모든 감정을 내비치고, 태평양처럼 넓은 어깨는 절로 기대고 싶어진다. 비현실적인 비주얼 역시 정통 로맨스물의 요소를 보란 듯이 충족시킨다.
김우빈은 혜성처럼 브라운관에 등장했다. ‘학교 2013’에서 이종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더니, ‘상속자들’을 통해 까칠한 반항아 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어록으로 탄생시키며 배우라는 두 글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모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연기력 논란 한번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괄목할 만하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시한부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톱스타로서의 화려한 삶, 그 이면에 감춰진 고통을 철저히 홀로 감내했다. 특히, 잔잔하게 흘러가다가도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은 무섭게 몰입했다. 죽음이 점차 자신을 옥죄어 오자 “살려주세요. 나 죽기 싫어요”라고 목 놓아 부르짖는 모습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우빈은 ‘함틋’을 통해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때로는 톱스타 신준영으로 까칠한 매력을, 사랑하는 여인 노을(배수지)과는 함부로 애틋한 로맨스를 담았다. 엄마 신영옥(진경)에게는 하나뿐인 아들이자 아픈 손가락으로, 닿을 수 없는 모자관계를 절절하게 그려내기도 했다.
이쯤 되면 우주 대스타 신준영이 울고 갈 정도의 사기 캐릭터(사기라고 느껴질 정도로 재능이 많은 캐릭터)다. 실제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싶은 의문이 생기지만 그 해답은 이미 나온 듯하다. ‘함틋’을 통해 김우빈은 신준영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진정한 ‘사기 캐릭터’임을 입증했으니 말이다. (사진제공: KBS2 ‘함부로 애틋하게’ 홈페이지)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