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나서기 전, 타이어가 멀쩡하다고?

입력 2016-09-13 08:20  


 올해 추석은 주말과 연결되며 5일 이상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연휴가 길어진 만큼 교통체증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귀성 및 귀경길 외에 가족 여행을 떠나는 등 주행거리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여행을 위해 장거리 주행 전 자동차 상태를 꼼꼼히 점검할 것을 조언한다. 특히 타이어는 더욱 각별한 관리와 확인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안전에 직결돼 있어서다.  

 ▲타이어가 멀쩡해? 운전자 절반 이상이 '눈 뜬 장님'
 브리지스톤이 최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 중 56.4%는 타이어 마모상태를 확인하는 법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싱가로프의 경우 그 숫자는 69%에 이른다. 타이어 공기압은 상태가 더 심각하다. 운전자의 82%가 자신이 모는 차의 적정 타이어 공기압을 모른 채 운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리지스톤코리아가 2014년~2016년 6월 총 15회에 거쳐 국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타이어 안전점검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조사 대상 1,102대 중 약 25.6%(282대)는 타이어 정비가 불량한 상태로 도로를 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압 관련 정비 불량은 전체 점검 대상 가운데 12.4%(137대)나 차지했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KOTMA)가 공개한 2014년 타이어 점검 자료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320개의 승용차용 타이어를 점검한 결과 공기압 관련 정비 불량이 13.7%(181개)로 집계됐다.

 ▲공기압, 부족해도 넘쳐도 위험
 타이어 적정공기압에서 10% 넘게 부족하거나 과다한 공기가 주입됐다면 통상 '정비 불량'으로 분류한다. 공기압이 적정 수준보다 30% 낮을 경우 타이어 양옆 부분(숄더)이 중점적으로 노면과 접촉하면서 이 부분에 편마모가 진행된다. 또 고속주행 시 과도한 열이 발생하고, 타이어가 휠과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료효율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다.

 공기압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속 주행 시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타이어 내 공기가 특정부위로 쏠리면서 물결 모양을 치며 변형되다 터져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여름철 대형 사고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게 바로 스탠딩 웨이브다.

 반대로 공기압이 적정 수준보다 높다면 접지면 중앙 부분이 과도하게 마모되고, 코드(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섬유 등의 소재로 만든 보강재)가 절상될 수 있다. 즉, 타이어 수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타이어 점검, 세 가지만 기억하자
 장거리 주행 전 타이어 외관을 살펴보자. 눈과 손으로 트레드(타이어가 노면과 닿는 바닥면)에 균열 등 손상이 없는지, 못이나 철사 같은 이물질이 박혀있진 않는지 꼼꼼히 검사한다. 사이드월 역시 갈라짐이나 부풀어 오른 곳이 있는지 점검한다.

 트레드 패턴에는 마모 한계선이 표시돼 있다. 이 한계선 밑까지 타이어가 마모됐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타이어 패턴은 빗길 배수 기능과 접지력, 주행안정성 등을 위해 정교하게 디자인 돼있다. 그런데 타이어가 허용치 이상으로 닳아있다면 이런 기능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건 물론이고 차가 안정적으로 달리지 못하게 되는 것. 특히 탑승객과 짐이 평소보다 많은 귀성·귀향길에서 마모된 타이어는 평소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100원짜리 동전으로도 타이어 마모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전을 거꾸로 세워 타이어 홈에 넣었을 때 이순신 장군의 갓이 보이지 않아야 한다. 갓이 보일 정도라면 마모가 심각하게 진행된 상황이란 의미다.

 마지막으로 적정 공기압을 맞추도록 한다. 자동차 운전석 문을 열면 문 안쪽에 표시돼있다. 식별이 어렵다면 각 자동차회사 홈페이지나 타이어 판매점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공기압은 운행 전 상온 상태에서 점검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최근 출시된 신차엔 공기압 표시 기능이 탑재돼있다. 애프터마켓의 측정 제품을 이용하거나, 타이어 전문점에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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