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대회장으로 변신한 자동차 전시장

입력 2016-12-19 20:09   수정 2016-12-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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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위치한 혼다 수원광교 전시장에서 이색행사가 열렸다. 전시장에 있던 차들을 빼낸 자리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정식 당구대회를 치른 것.

 혼다 판매사인 비전오토모티브는 이 날 수원당구연맹(회장 양철민)과 손잡고 '2016년 수원당구연맹회장배 경기도 3쿠션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 17~18일 이틀간 수원시내 4개 당구클럽에서 예선을 거친 후 이 날 이 곳에서 4강전과 결승전을 열었다. 기자가 찾은 전시장은 방송용 조명과 카메라,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가운데에서도 긴장감이 흘렀다. 


 대회를 주관한 양철민(38) 수원당구연맹 회장은 자동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부친이 기아자동차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데 이어 수원에서 판매점을 하고 있으며, 양 회장이 부친을 도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수원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이기도 했던 그는 당구 마니아인 데다 넓은 인맥과 특유의 친화력을 인정받아 당구인들의 추대를 받아 올해 회장에 취임했다. 당구실력은 프로들과 맞먹는 수준이란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양 회장은 "자동차업에 몸담고 있고, 경기장을 내준 박봉관 비전오토모티브 사장이 연맹 부회장으로 봉사중이어서 자동차 전시장에서 경기를 해보면 색다를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를 기획했다"며 "아마 세계 최초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 동안 당구대회는 당구클럽, 체육관 등에서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특이한 장소로는 시청 로비, 지하철역사 등이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젊은 회장이 취임하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자동차업계와의 첫번째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 것.

 전시장을 제공한 박봉관 비전오토모티브 사장은 "양 회장이 당구대회를 제안했을 때 매우 획기적이라고 생각했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흔쾌히 승락했다"며 "막상 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되긴 했지만 무대를 설치하고 나니 안심이 됐다"고 전했다. 야간을 이용해 무대를 만들었고, 한나절 영업이 불편했지만 큰 문제는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당구전문 채널 빌리어즈TV에서 대회를 녹화방송할 예정이라 전시장 홍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마추어와 선수 단체를 통합한 첫 연맹 회장에 오른 양 회장은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수원시가 예전 당구월드컵을 국내 최초로 개최하는 등 한국 당구의 메카인 만큼 이제 세계선수권 경기를 유치하고 싶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업계와의 적극적인 제휴에 나설 예정이다. 당구 종목이 수십 차례 방송으로 경기를 노출한다는 점에서 투자비용에 비해 광고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편, 이 날 경기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남자선수부 준결승 2경기, 동호인 결승, 여자선수부 결승, 남자선수부 결승 등 총 5경기를 치렀다.

수원=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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