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현대차, 엔진이 아니라 공장 결함?

입력 2016-10-11 08:10   수정 2016-10-11 17:12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세타2 엔진 문제로 2011·2012 쏘나타를 리콜한데 이어 소비자가 이미 지출한 수리비 전액을 보상한다. 2011·2012 쏘나타 소비자들이 미국 북부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집단 소송에 합의한 것이다. 더불어 추가로 나타날 결함 가능성을 받아들여 2013·2014 쏘나타 소비자에게는 보장기간을 연장한다. 이로써 쏘나타 소비자 총 88만5,000여명에게 이미 지출한 수리 및 견인, 렌터카 대여비 등을 보상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같은 세타2 엔진에 대해 보상뿐 아니라 리콜 계획도 마련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 엔진 소음 및 꺼짐 현상 등 주요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현대차는 '문제 없음'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리콜을 단행해야 한다고 맞선다. 이를 두고 내수와 북미 시장을 차별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청결도 문제여서 국내 생산 물량엔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엔진 자체의 설계상 문제가 아니라 제작 공정상 발생한 하자라는 것. 엔진 조립 과정에서 실린더와 피스톤 등에 미세한 이물질이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엔진 성능을 담당하는 한 국산차 연구원은 "실린더 내부에 스크래치가 생긴다거나 하는 결함은 흔히 발생하는 일이 아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이물질이라도 엔진과 같은 주요 동력계통에는 큰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공장 청정도나 직원들의 숙련도 등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외 공장을 둔 자동차 브랜드들은 설계 혹은 제품상 오류일 경우 세계적 리콜을 감행하지만 과정상 문제일 경우 대체로 국지적 리콜을 시행한다. 그래서 국내 판매되는 제품이더라도 해외 리콜 사례를 모두 적용하지 않고 제품을 수입해 온 시장에 따라 적용 유무를 판단한다. 소비자는 '제품' 자체만 보지만 이미 업계는 '공장'에 따른 품질 차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주장하는 바도 이와 같다. 세타2 엔진의 문제가 아니라 앨라배마 공장의 문제라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자동차 리콜을 관장하는 자동차안전연구원 역시 동일한 의견을 내놨다. 결함조사실 연구원은 "해당 리콜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이 적용된 차에 한해 실시한 것으로 국내에 반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국에서 실시한 쏘나타 리콜내용과 동일한 차명, 연식, 결함현상에 대한 접수 건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서 실시한 세타2 엔진 리콜과 관련해 조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사와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일관된 주장에도 소비자들의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쌓여온 '내수 차별'에 대한 트라우마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논란이 조용히 잠식되기를 기다리기보다 투명한 정보제공, 적극적인 쌍방향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 현명하다. 정부 또한 공식적으로 해당 건은 국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공식 의견을 밝힐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정부 및 제조사 모두에게 신뢰를 보낼 수 있어서다. 그렇지 않으면 의심은 계속될 것이고, 신뢰는 점점 무너지게 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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