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보검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 되고 싶어”

입력 2016-11-02 08:00   수정 2016-11-09 18:52


[김희은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박보검의 이야기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이어지는 다정다감한 분위기. 그를 둘러싼 공기마저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는 배우이기 이전에 인간 박보검으로 다가왔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일수록,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가 이야기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은 어떨까. 데뷔 이래 첫 사극 작품이자 첫 공중파 주연이라는 부담감. ‘구르미’는 그 자체만으로도 배우 박보검에게 도전이자 뛰어넘어야 할 과제로 자리했다. 그 또한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운을 뗐다.

“일단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사극이다. 인터넷 소설 원작도 예전에 한 번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설레는 포인트가 많았다. 여름이 주는 청량한 한국의 미와 고궁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 캐스팅 되었을 때, 대본을 보고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이영 캐릭터를 내 것으로 만들어서 감도 익혀야지’하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긴장이 되더라. 많은 분들이 배우 박보검과 차기작에 관심을 가질 때마다 부담감이 생겼다”

“촬영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다. 캐릭터에 대한 중심이 잡히지 않았고 연기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속으로 기도하고, 감독님과 작가님께 의지하면서 끝까지 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 선배님들을 믿고 의지하면서 중심을 잡으며 잘 버틸 수 있었다. (웃음)”


‘구르미’는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그린다. 그래서 인지 유독 명장면 및 명대사가 많다.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그러니 내 곁에 있어라’ 등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대사를 꼽아 달라 부탁하자 그는 준비한 게 있다며 직접 밑줄 친 부분을 읽어 내려갔다.

“진짜 많다. 오로지 이영과 라온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음에 꽂히는 대사들이다. ‘잘 보내주는 것도 연모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이지요, 사랑 받았다는 기억이 평생의 힘이 될지 누가 압니까?’하는 대목이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그 사랑 덕분에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의미다. 크게 와 닿았다“

“촬영 당시에 라온이와 눈빛으로나마 감정을 읽었다. 실제로 다양한 엔딩 장면에서의 명대사도 많았지만, 그 외에 스쳐지나가는 대사들 중에서도 마음을 감동시키는 부분들이 많았다. 대본을 집필해 주신 작가님과 소설 작가님도 감사드린다. 이런 점에서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주마등처럼 스치듯 과거를 회상했다. 19세 왕세자 이영을 통해, 직접적으로 그가 풀어내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한 나라의 왕세자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이영의 입장에서 보여드리고 싶었다. 어떠한 시련과 역경을 잘 극복하고 이겨나가는지 과정을 전달하고 싶었던 거다. 알콩달콩한 로맨스도 있긴 하지만 나름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주상 전하 납시오’라는 대사에서는 서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신들을 지나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도 하고, 박보검으로서는 ‘이제야 이영을 떠나보내는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영으로 서는 드디어 백성들과 ‘조금 더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성군이 된 건가’하는 생각에 그 때 되게 찡했던 것 같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현장에는 그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로 북적였다. 그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다.

이전과 달라진 위상에 대해 묻자 그는“책임감이 커진다”고 답했다. 팬 수가 늘어난 만큼 일일이 눈을 마주칠 수 없음에 안타까워하고 혹여 폐를 끼치진 않을까 걱정했다. 줄곧 공은 타인의 덕으로, 책임은 자신의 몫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래서 ‘박보검 박보검’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책임감은 작품을 하면 할수록 계속 더해진다. 사실 이렇게 크나큰 관심과 사랑을 받을지는 정말 몰랐다. 저의 진심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팬 분들이 많아질수록 한 분 한 분 눈을 마주치면서 인사할 수 없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정말이지 한결 같다. “또 하나의 아름다운 필모그래피로 남는다는 것이 크나큰 축복”이라며 마지막까지 감사함을 잃지 않는다. 이러한 인간 박보검의 지향점은 무엇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는 기다렸다는 듯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라며 밝게 웃었다.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 저로 인해 힘을 얻고 힐링을 받는다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따뜻하고 감사하다. 이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축복이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자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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