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은진, 이유 있는 내공

입력 2016-11-11 15:30  


[우지안 기자] 1세대 걸그룹 베이비복스에서 연기자로 변신, 작가로서 활동하며 꾸준히 자신의 끼를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는 심은진.

드라마-영화-연극 등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그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 전시는 물론 늘 새로운 이벤트로 대중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부딪히며 지금의 자리까지 온 심은진. 그동안 쌓아온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는 순간이다.    

Q. 화보 촬영 소감이 어땠나요?

bnt와는 2년 전 추울 때 이맘때쯤 했네요. 벌써 그렇게 됐네요. 그때는 머리가 길어서 헤어 변형도 많았고 메이크업도 화려하게 했었거든요. 지금이랑 느낌이 완전히 다르죠. 지금은 드라마 때문에 짧게 잘랐거든요.

Q. 근황이 궁금해요

얼마 전에 영화 정겨운씨랑 함께 촬영했던 영화 ‘불청객’이 개봉했었고요. ‘우주의 크리스마스’도 개봉했고 지금은 SBS드라마 ‘사랑이오네요’ 촬영하고 있어요. 작년, 재작년에 찍었던 영화들이 이번 연도에 다 개봉을 해버리는 바람에 조금 정신이 없었죠. 개인적으로는 내년 5월쯤 아트 북도 출간할 예정이에요. 1년 넘게 준비 중이랍니다. 개인전 전시 준비도 하고 있고요.

Q. 아트북이라니 기대되는데요. 어떤 건지 설명 좀 해주세요

전시회 가면 도록이 있잖아요. 사실 첫 번째 전시회 때는 도록을 했었는데 우리나라 도록은 규격 사이즈가 있더라고요. 외국에서는 규격 사이즈를 찾아볼 수 없거든요. 사이즈가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어차피 그림, 사진, 글까지 있는 에세이 전시회를 하다 보니까 차라리 책 출간을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 작품과 전시에 관련된 에세이 느낌이 많이 나는 아트 북이에요.

Q. 준비를 꽤 오래 하고 계시네요

네. 저랑 친한 디자이너 동생이랑 함께하는데 1년 동안 콘셉트를 잡았어요(웃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외국 서적도 다 뒤져보고 정말 우리 것을 만들어내려고 노력 중이죠.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 마음에 들어야 하다 보니 일 년이 걸렸어요. 이제야 샘플 북이 나왔는데 주변에서 조언을 얻고 하는 과정에서 또 좋은 분들을 만나서 내년 5월까지는 만들어보자 하고 있죠. 아마 출간하게 된다면 그때쯤엔 새로운 작품을 겸비한 전시회를 열지 않을까 싶어요. 그전까지는 개인전 혹은 그룹전도 꾸준히 할 거고요.

Q. 1세대 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 가수에서 연기자로

처음에 연기할 때는 제 본의가 아니었어요(웃음). 1집을 끝내고 2집 준비 중 그 공백 사이에 대하 사극 제의가 들어와서 처음에는 겁이 많이 났어요. 일단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캐스팅을 맡으셨던 감독님께서 제가 맡았던 캐릭터가 한국 무용, 거문고, 무술, 승마까지 다 해야 하는 캐릭터라 변화무쌍해야 되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캐릭터가 없어서 고민하시다가 
저를 발견하신 것 같아요. 당시에 월드컵 시즌이어서 제가 리폼했던 붉은 악마 옷으로 이슈가 됐었거든요. 그 모습을 보시고 회사로 연락을 주셨고 그렇게 처음 연기를 하게 됐어요.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뜻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첫 작품으로 사극을 했어요. 캐릭터도 독특했고요. 어땠나요?

처음에는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자신이 없었고 다른 사람에 비해 기술적으로도 부족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캐릭터가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금란이라는 캐릭터가 연기하는 데 있어서 탄탄한 길이 됐던 것 같아요. 첫 작품부터 좋은 운이 제게 왔었던 거죠(웃음). 되게 고마운 캐릭터에요. 촬영 현장도 산속이라 전화기도 안 터지고 고생스러웠지만 잊을 수 없는 캐릭터에요.

Q. 드라마 ‘사랑이 오네요’ 악역 신다희 역, 악역은 해보니 어떤가요?

재미있어요. 제가 어딜 가서 남의 머리채를 잡고 따귀 때리고 시원하게 소리 질러 보겠어요. 은근한 쾌감이 있죠(웃음). 사람이 스트레스 받는 것이 항상 사람에 의해서 스트레스 받고 사람에 의해서 상처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악역이 존재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욕할 수 있는 대상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당하고 무너지고 하는 것에 쾌감을 얻고 내가 못하는 것에 대해 대리만족을 느낀단 말이죠. 

계속 반복해서 촬영하면서 연기를 하면 처음에는 힘들죠. 통쾌한 것은 첫 커트에만 느끼지 그다음부터는 힘들어요. 계속 소리를 질러야 하고 에너지를 쏟아야 되니까요. 근데 그게 시원하게 소리 잘 질렀다 하면 저도 얻어지는 쾌감이 있어요. 지금까지는 센 역할을 거의 안했었는데 해보니까 은근히 매력이 있더라고요. 연기하면서 되게 재미있어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는요?

사이코패스도 해보고 싶고요. 수사물을 좋아해서 무서운 범인 역할도 해보고 싶고 안젤리나 졸리처럼 시원한 액션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미스터리나 스릴러처럼 반전 있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Q. 롤모델이 있다면

김혜수 언니랑 이미숙 선배님 좋아해요.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하는 것처럼 뭔가 파워가 느껴지면서 아우라 있는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영화 ‘각설탕’을 보고 임수정씨의 팬이 됐어요. 우는 연기 하시는데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호흡을 쓰시더라고요. 가녀린데 한편으로는 카리스마도 갖고 있어서 신기한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어요. 원래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들은 대부분 시원시원한 이미지를 가진 분들이에요. 안젤리나 졸리, 브리트니 머피, 아만다 사이드 프리드, 앤 해서웨이 처럼요. 롤모델로 삼으면 제가 그분들처럼 할 수 있어야 하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맞는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드라마-영화-공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인데

그것도 복 중에 하나인 거 같아요. 서로 해소감이 다르니까 재미있어요. 드라마나 영화 촬영할 때는 네모난 틀 안에 갇혀서 하는 기분이라 답답할 때가 있어요. 제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했던 사람이라 답답할 때는 연극이나 뮤지컬을 하면 그 부분이 해소가 되더라고요. 뭔가 각각의 매력이 있어요. 안 해보고서는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없잖아요. 해봐야 아는 건데 저는 고루고루 경험해볼 수 있어서 행운인 것 같아요.

Q.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공부도 따로 하며 관련 자격증도 땄다고

고등학생 때 상업 디자인을 배웠는데 데뷔를 하는 바람에 배우다 말았죠. 오히려 그게 더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그림을 그릴 때도 정형화된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더라고요. 상업 디자인을 배우면서 의상이랑 인테리어에 흥미를 가졌는데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제 자신에게 쏟을 시간이 생기면서 다시 한번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제대로 배워 보고 싶은데 의지를 심어줄 목표가 필요해서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어요. 실내 건축 산업기사를 준비하면서 필기는 붙었는데 실기가 드라마 촬영이랑 겹치는 바람에 준비를 못했죠. 그래서 이번에는 포기하고 드라마 끝나고 여유가 될 때 다시 준비해서 시험 볼 예정이에요.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영어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어요. 흥미가 생기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어요. 가구도 만들어보고 싶고 전문적으로 요리도 배우고 싶고요.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시죠. 얘기를 해봐야 아는 거니까요(웃음).

Q. 동료 가수들의 재결합 소식, 혹시 베이비복스도

저번에도 기사로 나왔지만 이 부분은 타이밍 문제예요. 솔로랑은 확실히 다르거든요. 굉장히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다섯 명 모두의 시간과 상황을 맞춘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다들 너무 바쁘게 살고 있거든요. 어떤 계기가 생긴다면 또 모르죠. 쭉쭉 밀고 나갈지도요(웃음).  

Q. 바쁘게 살고 있는데 연애는 해요?

어렸을 때는 바빠도 기대고 싶고 그래서 연애를 했는데 지금은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웃음). 언젠가는 만나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눈에 띄는 남자가 없기도 하고요(웃음). 지금은 오롯이 저에게만 투자하고 싶어요.

Q. 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스마일 라인이 예쁜 남자를 좋아해요. 그리고 자상한 남자요. 저는 마초를 못 만나요. 예전에 경험이 있었는데 많이 싸우더라고요. 서로 리스펙이 없는 만남은 못 참는 것 같아요. 사랑은 어느 정도 존중이 필요한 것 같아요.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어야 사랑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대부분 마초 같은 남자들은 여자들을 누르잖아요(웃음).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인 것 같아요. 요즘은 조셉 고든 레빗 같은 남자가 좋아요. 웃는 모습이 예쁘고 눈빛이 우수에 차있다고 할까요(웃음).

Q. 쉬는 날에는 뭐 해요?

작업실 가거나 친구 만나요. 촬영이 없는 날에는 그동안 밀렸던 미팅을 한다던가 작업을 계속하거나 하면서 쉬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하는 편이에요. 얼마 전에 일정표를 보니까 1년 중에 온전히 쉬었던 날이 한 달이 채 안되더라고요.

Q. 바쁘게 지내는 이유가 있어요?

해야 하니까 움직이는 것도 있고 피곤해도 일단 하고 보는 편이에요. 하루 정도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만 하는 날도 있긴 있어요. 그날은 정말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해요. 침대에만 누워있어요(웃음). 다른 사람들은 제가 제 몸을 혹사시킨다고 하는데 집에 있어보니까 이틀만 있어도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면 답답하고 그래요. 어쩔 수 없나 봐요(웃음).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은 누군가요?

같이 작업실 쓰는 려원이랑 친하고 소이, 담비도 자주 보고요. 요즘에는 촬영 때문에 작업실을 자주 못 갔는데 작년에는 작업실로 출퇴근을 했죠. 요즘 많이 만나는 사람들은 촬영팀이죠.


Q. 즐겨보는 예능 혹은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는지

리얼리티 예능이 재밌더라고요. 예능은 정말 많이 해봤지만 리얼리티는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여자 버전의 삼시세끼를 만들어 주신다면 출연하고 싶어요. 여행 예능도 재밌을 것 같고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리얼리티도 재밌을 것 같아요.

Q. 음반 계획은요?

얼마 전에 드라마 ‘사랑이 오네요’ OST를 불렀어요. 예전에 아이돌 할 때는 주어진 콘셉트에 맞춰서 했지만 지금은 나이도 있고 경력도 있다 보니 나와 제일 잘 어울리고 나다운 음악을 해보려고 해요. 주변에 음악적으로 얘기 나눌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저를 자극하죠. 제가 하고 싶은 시즌에 언제든지 앨범은 내고 싶어요.  

Q. 올해도 얼마 안 남았어요. 연말 계획과 내년 활동 계획에 대해

올해는 드라마로 마무리할 것 같아요. 끝나면 바로 시험 준비하고 전시 준비할 것 같아요. 그렇게 공백기를 보낼 예정이에요. 다음 해도 그렇게 다를 것 같지는 않아요. 만약 내년에 덜 바쁘다면 그때 연애를 한번 해볼 수도 있고요(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저를 기대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해요.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기운 빠지는 일이 많은 요즘이지만 다들 힘냈으면 좋겠어요. 내년은 분명히 더 밝은 미래가 올 거라고 믿읍시다!

기획 진행: 우지안
포토: bnt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로스틸레, 어헤이트,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슈즈: 아키클래식, 모노톡시
아이웨어: 룩옵티컬
주얼리: 로스틸레, 젬케이
헤어: 정샘물 이스트점 민아 실장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점 주연 실장
장소: Sotano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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