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람 냄새가 나는 배우 고주원

입력 2016-11-15 14:56  


[이주신 기자] ‘왕과 나’, ‘소문난 칠공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작품으로 우리의 안방극장을 책임졌던 배우 고주원이 카메라 앞에 섰다. ‘엄친아’, ‘뇌섹남’, ‘예능늦둥이’, ‘주원아씨’ 등 수 많은 수식어를 소유하고 있는 그에게서 팔색조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tvN ‘뇌섹시대 문제적남자’에서 놀라운 암기력을 드러내 무결점 브레인임을 증명했고 예능 프로그램인 ‘렛츠고 시간탐험대3’에서는 평소와 다른 반전의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 앞으로 대중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

화보 촬영을 자주하는 편은 아닌데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재미있었다. 요즘 트렌디한 옷을 입어서 좋았던 것 같다.

Q.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평소 스키니한 스타일을 입는데 청청 패션이 좋았다. 복고 느낌의 스타일이라 ‘올청패션’을 오랜만에 입어봤다.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다.

Q. 최근 근황은

휴식 시간을 갖고 있다.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있고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요즘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보컬트레이닝도 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노래를 좋아하고 술자리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지인들과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는 편인데 제대로 한번 배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시작했다. (웃음)

Q. 데뷔가 궁금하다.

길거리 캐스팅됐다. 대학교 앞에서 21살 때 여의도 가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에 타고 있던 매니저 누나가 일해 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을 했다. 그래서 같이 있던 친구가 방송국 구경이나 가자며 연락해 보자고 해 그때부터 인연이 되어 시작하게 됐다.

Q. 공부를 잘했다. 다른 꿈은 없었나?

학교 다닐 때 이게 아니면 안 된다는 꿈은 명확하게 없었다. 그냥 막연히 공인회계사? 우리 때는 스스로 주관 있게 어디 대학 무슨 과를 가야겠다 가 아니라 학교성적에 맞게 대학교를 골라서 갔다. 그렇게 해서 자기 인생을 설계했던 것 같다. 나도 비슷했었고 중, 고등학교 때 나는 이런 사람이 될 거야 라는 꿈이 없었다.

Q. 학창시절 인기가 많았겠다.

남중, 남고를 나왔다. (웃음) 집 우체통에 편지를 두고 가거나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이나 종이학 정도였다. 대학을 다닐 때는 원빈이 인기가 너무 많았었다. 그때 내가 비슷하게 생겨 ‘원반’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웃음) 엄청난 분들과 닮았다는 얘기는 좋은 일인 것 같다. 근데 연기할 때만큼은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누구를 닮았다는 얘기를 못 듣는다. 신인 때나 어릴 때 듣는데 내 캐릭터가 잡히고 대중이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닮았다는 소리를 안 하더라. (웃음)

Q. ‘엄친아’, ‘뇌섹남’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수식어구가 점점 발전하는 것 같다. 10년 전에는 ‘엄친아’ 지금은 ‘뇌섹남’이다. 앞으로는 다른 단어가 나올 것 같다. 왠지 센스 있는 남자가 대세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불리는 것은 기분이 좋은데 그 타이틀을 가지고 방송에 나가서 내세울 만 한 것이 마땅히 없다. 요즘은 공부도 잘하고 똑똑한 사람이 많아서 내가 주목 받는 건 아닌 것 같고 어쨌든 타이틀이 붙는다는 건 기분 좋다. 그리고 평생 공부를 놓고 싶지는 않다. 시간이 흘러서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왕과 나’, ‘소문난 칠공주’, ‘산부인과’ 등 내가 했던 작품은 다 기억에 남는다. 특히 내가 주인공을 했던 작품들은 더욱 기억에 난다. 고생한 만큼 부담감을 이겨내고 드라마가 잘됐을 때 거기서 오는 성취감이 오래도록 남는 것 같다.

Q. 연기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아무래도 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된다는 건 기본인데 그 기본이 안 될 때 가장 힘들다.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건데 내가 미흡하다 느끼면 힘들다. 주변에 선배나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는 편이다.

Q. 어떤 분이 도움을 주었는지.

김해숙, 김광열, 전인화 선배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 나랑 작품을 했던 선배님들은 다 좋은 말씀을 해줬다. 내가 하는 작품이니 위축되지 말고 자신감 있게 하라고 말했다. 연기를 할 때 잘 안되면 기운이 빠지는 상태를 상대 배우들은 다 안다. 현장 분위기라는 것도 있고 그래서 기운 내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Q.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는

다 잘 맞았다. 특별히 안 맞는 사람은 없었다. 그 중에 꼽자면 ‘최고다 이순신’을 할 때 유인나와 잘 맞았다. 아무래도 멜로 연기를 하다 보니까 서로 친해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잘 이끌어 줬다. 현장에서 가볍게 대화하는 부분을 잘 해줬던 것 같다. 성격이 밝아서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와줬던 것 같다.

Q. 연기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언제인가.

시청자에게 내 연기와 작품을 잘 봤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Q.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

식당에 가면 사장님이 음식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한다. 그럴 때 가장 좋고 기억에 남는다. (웃음)

Q. 이상형에 대해

이상형이 딱히 있지 않다. 그리고 계속 변하는 것 같다. 현명한 여자였으면 좋겠고 남자가 여자보다 강해 보이긴 하지만 사실 여자가 더 강하다. 그래서 나를 포용해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외모적으로는 동양적으로 생긴 사람이 좋다. 분위기로 말하자면 공효진씨.

Q. 결혼할 나이이다.

맞다. 결혼할 나이가 됐다. 주위에 남아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웃음) 결혼은 환경에 쫓겨서 하고 싶지 않다. 그래야 남의 탓을 하지 않고 오래도록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부분이 잘 맞는 사람과 하고 싶다. 한 가지만 잘 맞는다고 해서 결혼 할 수는 없으니까.


Q. 실제 성격은?

조용한 편이다. 술자리를 좋아하다 보니까 술자리에서는 와일드 한 편이다. 진짜 편한 사람들과의 자리가 좋으면 술을 많이 마신다. 주사는 그냥 잠들거나 귀가 본능이 있어서 집에 가려고 한다.

Q. 친한 연예인은

tvN ‘렛츠고 시간 탐험대3’ 이후 한상진 형이랑 자주 연락하고 만난다. 평소에는 중학교 친구들과 자주 어울린다. 작품이 끝나면 교류하기가 쉽지 않다. 정기적인 모임이나 동아리가 있지 않는 이상은 서로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만나기 어렵다.

Q. 쉬는 날 주로 무엇을 하는지

술자리를 갖거나 운동을 한다. 필라테스도 하고 뛰는 걸 좋아한다.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읽고 싶었던 책을 읽기도 한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리얼 관찰 예능을 좋아해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보고 싶다. 그리고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관련된 프로그램도 해보고 싶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드라마가 끝나면 다른 캐릭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런데 불러주면 하는 게 맞다. (웃음) 강하고 남성적인 것을 하고 싶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기도 하고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웃음)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진솔한 배우가 되고 싶다. 믿음이 가는 배우. 누군가에게 믿음을 준다는 것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딴따라’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이게 위험한 발언이긴 하지만 배우라 하면 장인적인 냄새가 난다. 문화재 같이 무언가를 짊어지고 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딴따라’는 광대 같고 유쾌한 느낌이 든다. 너무 진지하지만은 않고 가볍다는 느낌보다는 사람 냄새 나는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나를 좋아하는 팬 여러분에게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작품과 배역을 맡아서 연기자로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매체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현장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Q. 팬들에게 한마디

오래 기다리셨으니까 최대한 빨리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 조금 더 나아지면 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도 생각하고 있다.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다시 만들고 싶다.

기획 진행: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환
의상: 덕다이브, 메인부스, 스트라입스
슈즈: 푼크트, 스트라입스, 하티스
아이웨어: 룩옵티컬
헤어: 정샘물 웨스트점 소현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웨스트점 선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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