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미래 권력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책이 등장했다.
세계는 4차 산업 혁명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인류 역사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바퀴와 수레 또한 전통적인 제조와 서비스를 넘어 스마트 산업의 복합체로 변화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새로운 소재와 에너지원, 첨단 IT 및 전장 기술을 결합한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누가 이끌어갈 것인지 조명한다.
자동차는 그동안 규정돼 온 단순한 이동수단의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디바이스(Device)와 비히클(Vehicle)의 경계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전자 제품을 일컫는 디바이스는 장치, 기기, 기구로 해석된다. 반면 비히클은 탈 것, 운송 수단으로 규정된다. 즉 자동차를 전통적인 비히클에서 디바이스로 부르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의 미래권력> 1부에서는 새로운 미래 권력의 출발에 대해 다룬다. 140년 전통의 내연기관이 전기 동력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을 직시한다. 하지만 시각은 날카롭다. 세계 최대 전기 스포츠카 업체로 각광받는 테슬라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바꾸려는 자(전기차)와 지키려는 자(내연기관차) 사이에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생각보다 팽팽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어서다.
2부에서는 미래 권력에 숨겨진 인공 지능에 대해 담아냈다. 자율주행차 기술의 종착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기술적, 법적, 경제적 책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3부에선 새로운 탈것의 시대를 얘기한다. 자동차는 네 바퀴에 기반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를 소개하고 ‘운전’에 대한 정의를 달리할 것을 강조한다.
4부에선 끝없는 미래 권력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바라본다. 과연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사이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갈등과 협업 중 어느 방식을 택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해 본다. 5부에서는 에너지 전쟁의 새로운 서막에 대해 다룬다. 미래 자동차 권력은 에너지로 집약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고효율을 중시하는 사회 풍토상 미래는 태양광과 수소에 시선이 몰린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결국 자동차 역시 변화를 거절하면 도태된다는 논리로 마무리된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체질을 바꾸지 못하면 당장의 생존조차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동차 분야만 20년 이상 취재한 전문기자다. 늘 현장을 다니며 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담아내 왔다. 이 책은 딱딱한 기술이 아니라 일상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자동차의 역할이 미래 사회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현장 중심으로 설명하는 흥미로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크라운출판사, 2만원>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