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본사를 둔 국산차 업체들이 주문자부착상표생산(OEM) 차종 판매가 늘면서 수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력 외에 틈새 시장을 노린 다양한 제품의 수입을 적극 강구하고 나섰다.
5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신차를 수입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QM3를 스페인 공장에서 수입하고, 내년 출시할 클리오 역시 해외에서 들여온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카마로에 이어 캡티바 후속인 에퀴녹스를 수입할 예정이다. 크루즈도 수입을 추진한 바 있지만 노조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이는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글로벌 본사를 두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각각 르노와 GM이라는 거대한 기업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제품 및 공장을 공유하는 것. 한국 시장을 위한 신차를 별도 개발할 필요없이 세계 각 현지에 적합하게 제작된 차종을 적시적기에 투입할 수 있다. 막대한 개발비를 들이지 않고 인기있는 틈새차종을 확보할 수 있어 투자 대비 수익면에서 합리적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공장 공유 측면에서도 이득이다. 르노삼성은 연간 2~3만대 판매에 그치는 QM3를 수입해오는 대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닛산 로그를 생산한다. 로그 수출은 올 11월까지 약 12만대에 달하며, 이로 인해 부산공장 생산물량은 같은기간 16.1% 늘어난 21만여대를 달성했다. 한국지엠도 글로벌 GM의 공장으로서 연간 40만여대를 생산·수출한다. 현재로선 OEM 차종을 수입해오는 것보다 수출 물량이 훨씬 많은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점차 OEM 수입 차종이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생산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지 생산-소비의 사이클이 무너지면 한국 법인의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국내 공장의 인건비 및 생산성은 글로벌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에는 공장을 폐쇄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물량 확보는 매년 완성차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에서 논의되는 단골 이슈다. 노조의 존립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나 GM의 경우 워낙 제품군이 다양하고 촘촘한 탓에 국내 사정에 맞춰 들여오는 것이 수월하다"며 "국내에서 개발 및 생산하는 것보다 단가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OEM 차종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지에 흩어진 공장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생산물량의 제품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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