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수입차 성장의 키(Key)를 쥔 환경부

입력 2016-12-15 08:14  


 한국수입차협회가 내년 국내 수입차 판매를 23만8,000대로 전망했다. 올해 1~12월 누적 판매가 22만8,000대라고 가정했을 때 약 4% 성장한 수치지만 지난해 24만3,900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마이너스다. 이를 두고 수입차 업계에선 '잔치가 끝났다'는 자조섞인 말도 나오는 중이다.
 
 올해 수입차 마이너스 성장은 각종 악재가 겹친 아우디폭스바겐의 실적 부재 때문이다. 전체 수입차 시장의 30%를 책임지던 두 브랜드의 질주가 멈췄으니 당연한 결과다. 물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경쟁 브랜드도 있지만 대부분 전체 시장을 움직일 만한 비중은 아니어서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런데 수입차협회의 전망이 부정적인 이유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경유차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와 강화된 수입차 인증절차 등이 포함돼 있다. 제도 강화가 모든 수입차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내포돼 있는 것이다.

 우선 내년 9월부터 시행될 경유차 실도로 배출가스 관리제도는 경유차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을 실도로조건(RDE)에 맞춰야 하는 등 지금보다 엄격해진 잣대가 적용된다. 디젤차의 비중이 절대적인 수입차 업계로선 국산차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강화된 인증절차도 수입차가 오롯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이미 올해에도 인증 지연으로 출시가 늦어지거나 무기한 연기된 수입 신차가 상당했다. 때문에 내년 역시 인증절차가 수입차 업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정적 전망의 가장 큰 배경은 현재 판매가 중지된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재개 시점 때문이다. 재인증 절차를 관할하는 환경부측이 향후 일정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10년간 수입차 시장은 고공성장을 일궈왔다. 물론 지난해 말 2016년은 저성장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나 역주행을 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내년 수입차 시장의 키(key)는 환경부 등 규제 당국이 쥐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아우디폭스바겐의 재인증 등을 포함한 모든 사안이 정부의 의지(?)와 연결되고 있어서다. 결국 2017년은 수입차 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할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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