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우버가 만들어 준 새로운 경쟁구도

입력 2016-12-26 11:09   수정 2017-01-08 09:28


 최장 140년 이상 자동차 시장을 지배한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일부에선 구글이나 애플 등의 IT기업과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소비자 가전기업, 이외 전기차 시장의 개척자인 테슬라 등을 꼽지만 전문가들은 '우버(Uber)'를 포함시키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우버의 덩치가 커질수록 완성차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완성차 기업의 미래 경쟁자는 제조와 유통 부문으로 구분된다. 먼저 제조의 경우 말 그대로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테슬라 등이 될 수 있다. 같은 완성차 기업으로서 제품의 종류는 같되 성격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제조는 투자 부담이 뒤따르는 만큼 참여에 부담을 갖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유통은 다르다. 전통적 개념의 유통은 '제조사-대리점-소비자'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기반이다. 제조사가 마케팅 등으로 제품을 알리면 대리점이 개별 소비자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전통적 개념에선 판매자가 소비자를 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최근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소비자가 판매자를 찾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버를 경쟁자로 평가하는 주장에는 우버를 판매 채널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이용자의 선호 차종 확인이 가능한 만큼 자동차회사로선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마케팅 비용을 낮추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우버가 자율주행 서비스를 도입하면 이른바 자율주행차 구매의 '큰 손'으로 올라설 수도 있어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로선 우버의 성장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이를 대비한 공동 전선 구축도 시작됐다. 독일을 대표하는 다임러그룹과 BMW그룹은 우버와 경쟁하기 위해 각각 운영하던 카셰어링 기업의 합병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BMW와 렌터카업체 식스트(Sixt)와 손잡고 설립한 드라이브나우(DriveNow)와 그에 앞서 2008년 설립된 다임러의 카투고(Car2Go) 서비스 플랫폼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드라이브나우’와 ‘카투고’ 브랜드는 유지하지만 이외 전기차 충전 및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하는데, 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투고와 75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드라이브나우가 합치면 275만명의 회원이 되고, 이를 양사가 공유하면서 우버에 대항한다. 다시 말해 유통 채널에서  우버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공유 시장은 2015년 790만명의 사용자에서 2025년에는 3,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마디로 지금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우버의 유통 의존도가 높아져 제조사의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제조사마다 공유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셈이다. 

 사실 전통적인 자동차기업의 미래 경쟁자로 등장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제조와 유통 뿐 아니라 맞춤형 이동 수단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성격적 진화는 이동수단에서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 변한 뒤 지금은 자율주행이라는 편리한 사적 이동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동 도구로서 경쟁이 새로운 동력의 다양한 탈 것"이라며 "이용 측면에서 우버 등의 공유경제는 새로운 유통 경쟁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제조사마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제조 뿐 아니라 이제는 소비자에게 보다 근접한 판매 채널 확보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미다. 

 변화는 국내에서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내년부터 TV홈쇼핑으로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의 반발이 적지 않지만 유통 채널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선 분명 진일보다. 온오프라인의 구분이 점차 허물어지는 시대의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을테니 말이다. TV 홈쇼핑에서 시작되지만 향후 전자상거래, 공유경제를 통한 판매까지는 그저 시간의 문제일 뿐인 것 같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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