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율주행차가 보험사에 던지는 위협

입력 2016-12-30 08:20   수정 2017-01-31 15:47


 "사고 없는데 보험가입이 필요할까?" vs "그래도 모르니 가입할까?"

 자율주행차가 조금씩 현실로 떠오르면서 사고를 대비하는 보험이 과연 필요할까를 두고 미래 예측이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특히 완성차 기업들이 다양한 안전장치를 추가하면서 현재도 사고가 줄어드는 만큼 궁극적으로 자동차 보험은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반면 보험은 0.01%라도 사고를 대비한 것이고, 기계 또한 완벽이란 있을 수 없어 계속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능형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 확대된 지금도 사고율이 감소하지만 기계 또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오류 가능성을 피할 수 없어 보험업은 존속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신용평기가관인 무디스가 미래 자동차 보험업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놔 시선을 끈다. 결론부터 말하면 존속보다 사라질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무디스는 ADAS가 확산되고, 사물감지 기능인 레이더(Radar)와 라이다(Lidar) 시스템이 보강될수록 보상금 지출이 줄어 보험사의 단기적 수익은 늘겠지만 이른바 완전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면 보험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보험 자체의 필요성에 근본적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서다. 그리고 보험업 존속이 어려워지는 시점을 2025년으로 예측하면서 이후 20년 동안 자동차 보험업은 점차 규모와 크기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무디스의 비관적 전망은 그만큼 자동차가 지능형으로 변하며 안전해진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실례로 토요타는 저속주행 충돌회피 및 피해경감 기술인 인텔리전트 클리어런스 소나(ICS)를 장착한 차가 일반차 대비 페달 조작 실수는 70%, 후진 접촉은 40% 적다고 강조한다. 미국 IIHS도 자동제동시스템과 전방추돌경고 장치를 부착하면 사고가 평균 30% 감소한다고 발표하면서 의무화 도입을 적극 추진중이다. 

 물론 안전장치 확대는 단기간 보험사 수익 확대가 되기도 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이미 상용화된 레벨1 안전장치 가운데 긴급자동차제동장치(AEB)와 후진자동제동장치 장착율이 50%만 돼도 국내 자동차 보험사의 비용절감액은 연간 8,800억원에 달한다. 안전장치 확대에 따른 보상금 지출이 감소하면 곧 보험사 수익이니 완성차회사의 안전장치 확대를 보험사로선 당장 반길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나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단계가 되면 사고율은 '0%'에 도전하게 되고, 이 때는 자동차 보험사도 존폐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무디스의 판단이다. 최소한의 보험은 필요할 수밖에 없어 사업 자체가 사라진다는 전망이 지나친 비약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이 자동차 보험업의 위협 요소라는 시선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분명한 사실은 자율주행이 사고율을 줄여주고,  ADAS가 점차 진화할수록 보험가입의 필요성이 떨어지니 말이다. 완성차회사의 첨단 안전품목 확대를 보며 보험사들이 박수치고 있을지 모르나 미래를 얘기하면 표정이 어두워지는 배경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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