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등으로 현대기아차가 주춤한 사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의 선전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수입차업계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5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선두를 달렸고, 토요타‧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순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산차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할 전망이다.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13만 대로 정했지만 11월까지 누적판매가 706만8,013대에 그쳤다.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 12월 한 달간 106만 대 이상 팔아야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수시장에서 1~11월 106만1,881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보다 3만5,000대 정도 줄었다. 다만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내수 승용차시장 점유율 60%를 지킨 점이 위안이 됐다.
부진 원인을 따져 보면 향후 전망도 다소 비관적이다. 현대차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SUV부문에서 취약했다. 또 제조사의 허리인 중형 세단이 중심을 잡지 못했다. 무엇보다 노조 파업 등으로 생산차질을 빚으며 경쟁력이 떨어졌다. 기아차는 모닝과 프라이드 등 소형차급이 신차 출시를 앞두고 글로벌에서 힘이 빠졌다. 내년 현대기아차는 신차를 대거 투입, 성장세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
한국지엠의 지상과제는 ‘내수시장 점유율 두 자릿 수’ 달성이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은 올해 연간판매 19만1,000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1~11월 누적 판매대수는 16만1,962대로, 월 평균 판매대수가 1만5,000대를 조금 넘어섰다. 최근 회사의 최대 월 판매기록이 2만 대 수준인 걸 감안하더라도 목표 달성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올해초 내수판매 3위를 목표로 잡았다. 공식적인 회사의 올해 목표 판매대수는 10만 대.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11만 대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올 1~11월 내수판매는 9만7,023대, 지난해 동기보다 39%나 증가했지만 한국지엠과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SM6와 QM6라는 강력한 원투펀치가 내수시장을 성공을 거뒀지만 순위를 뒤집기엔 버거웠다. 내수 10만 대 판매 돌파는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SM6 월 판매목표 5만 대는 일찌감치 넘어섰다.
▲쌍용차
쌍용차는 올해 공식적인 판매목표를 내놓지 않았다. 그보다는 ‘효자’ 티볼리와 코란도 스포츠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흑자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내부적으로는 내수와 수출을 합쳐 10만 대 이상 판매하면 성공적이란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내수 누적판매는 9만2,854대, 수출까지 합치면 13만9,049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3분기까지 흑자를 이어간 만큼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벤츠는 올해 판매목표 5만 대를 이미 11월에 달성했다. 신차 출시와 적극적인 판촉으로 수입차 역대 최다인 5만718대를 내보내며 수입차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신형 E클래스의 저력이 상당했다. 올해 1만9,456대를 출고해 지난해(1만6,212대)보다 20.0% 늘어났다. 내년엔 연간 2만 대를 팔 계획이다. SUV 제품군도 1년간 세 배 가까이 늘어난 8,181대를 등록하면서 브랜드 내 점유율 10% 초과 목표도 이뤘다.
▲BMW
BMW 역시 올해 5만 대를 설정했으나 11월까지 4만2,625대를 등록해 목표 달성이 애매한 상황이다. 견적실명제를 도입하면서 월평균 3,875대를 내보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비공식 할인이 줄어든 데다 7시리즈와 SUV 제품군이 주춤하면서 성장이 더뎠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러나 BMW는 올해 판매목표 달성보다 질적 성장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토요타‧렉서스
토요타는 8,500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캠리 하이브리드(2,127대, 11월 기준)는 물론 신형 프리우스(1,897대), RAV4 하이브리드(827대) 등의 신차가 인기를 끌면서 8,294대를 기록했다. 월평균은 754대로,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성장하면서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제품 전략이 먹혔다. 렉서스도 올해 목표 8,000대를 훌쩍 넘어선 9,170대를 판매했다. 역시 ES300h, NX300h, RX450h 등 하이브리드카의 활약이 컸다. ‘토요타‧렉서스=하이브리드’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더 확고해졌다는 게 업계 평가다.
▲포드‧링컨
포드‧링컨은 지난해 첫 1만 대 돌파에 올해 1만2,000대에 도전중이다. 11월까지 1만311대를 팔았지만 월 800여 대씩 등록하고 있어 2년 연속 1만 대 달성에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포드 브랜드는 익스플로러, 쿠가 등 SUV가 선전했지만 포커스, 토러스 등의 승용 제품이 부진했다. 링컨 역시 SUV MKX가 889대로, 전년보다 7배 정도 증가했으나 부분변경을 거친 MKZ를 비롯한 세단의 침체가 아쉬웠다. 내년엔 플래그십 신형 컨티넨탈로 성장하겠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볼보
올해 판매목표 5,200대는 달성할 전망이다. 11월까지 4,740대, 월평균 430대를 출고하고 있으나 월 등록대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누적 등록대수는 지난해보다 22.3% 신장했다. 각 제품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XC90, S90 등의 플래그십 제품군이 브랜드 이미지 쇄신과 성장을 돕는 모습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재규어‧랜드로버는 올해 판매목표인 1만3,000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판매실적은 1만2,931대로, 목표달성까지 69대만 남겼다. 재규어는 준중형 세단 XE의 판매호조로 지난해보다 32.6% 성장했다.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제품군이 지난해보다 폭발적으로 판매가 늘며 64% 가 넘는 고공성장을 일궈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푸조‧시트로엥
푸조‧시트로엥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1만 대 판매를 올해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성장을 견인한 푸조 2008의 인기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11월까지 판매는 4,161대로 목표치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할 처지다. 경쟁 소형 SUV 제품이 잇따라 출시하면서 2008의 수요는 급격히 시들해졌고, 그 결과 푸조는 11월까지 판매가 3,408대로 반토막났다. 시트로엥의 판매는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올해 7월 투입한 C4 칵투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혼다
내부적으로 올해 6,000대를 전망한 혼다는 11월까지 6,154대를 내보내며 한 달 남은 시점에서 목표치를 초과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46%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에는 주력제품인 어코드의 물량 확보가 주효했다. 또 대형 가솔린 SUV인 신형 파일럿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전체 실적에 큰 역할을 했다.
▲닛산‧인피니티
닛산은 올해초 신형 알티마를 출시하며 닛산 브랜드로만 7,000대 실적을 목표로 삼았다. 기대에 부흥이라도 하듯 알티마는 승승장구했지만 배출가스 임의설정 논란에 휩싸인 소형 SUV 캐시카이를 6월부터 자체적으로 판매중단함으로써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따라서 11월까지 판매는 5,206대로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인피니티는 3,500~4,000대의 판매를 예상했다. 주력인 Q50의 판매증가와 신차 Q30의 출시가 예정돼 있어서다. 그러나 Q50d 2.2가 인증서류 오류로 10월부터 자체 판매중단에 들어갔으며 Q30 역시 출시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이로 인해 11월까지 판매는 3,043대에 묶였다.
오토타임즈 취재팀 autotimes@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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