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모터스, 판매사 자주 바뀌는 이유는?

입력 2017-01-09 08:10   수정 2017-01-22 17:31


 국내 수입사 가운데 한불모터스의 판매사 교체주기가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이 나지 않아 판매사가 수시로 바뀐다는 것. 그럼에도 판매사들을 위한 특별한 지원책이 없어 수입사와 판매사 간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불모터스의 판매사들은 대부분 적자를 봤다. 이에 따라 올해 상당수 판매사가 판매권을 내놓고 있다. 지난 2년간 판매사만 9곳이 교체된 상황에서 또 다시 판매사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 연간 판매규모가 비슷한 볼보나 FCA 등의 판매사 변동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잦은 교체가 한불모터스 판매 확대의 발목을 잡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중이다. 실제 한불의 판매사 평균 사업기간은 1년5개월 이하로 업계에서 가장 짧다. 

 업계는 판매사의 잦은 교체 이유로 한불모터스가 수입과 판매를 겸하고 있는 사업구조를 지목한다. 이 때문에 수입사와 판매사가 분리된 업체와 달리 판매사 지원정책이 부족하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수입사와 판매사를 겸하면 굳이 판매사를 지원할 이유가 없지만 분리되면 판매사의 역할이 커져 수입사의 지원도 늘게 된다"고 말했다. 

 한불모터스의 한 판매사는 사업 시작 이래 수년간 단 한 번의 흑자도 없었다고 강조한다. 매월 재고 보관료와 전시장 임차료, 시승차 운영 등에 들어가는 8,000만 원 정도의 고정비를 벌려면 80대를 팔아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판매사 지원 부족은 결국 사업권 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판매사들의 불만에 대해 한불모터스는 판매사에게 서비스센터 투자를 끊임없이 권유해 왔다고 해명했다. 서비스 부품 마진을 올리는 등 판매사 수익 기반을 마련했음에도 일부 판매사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망설여서 적자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 회사 영업총괄 동근태 상무는 "판매사들에게 판금·도장이 가능한 풀서비스센터 구축을 지속적으로 권유했지만 판매사의 30%만이 확보했다"며 "당초 서비스센터를 갖추는 조건으로 판매권 계약을 맺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위탁 서비스업체만 수익을 올리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미세먼지' 논란 등으로 푸조 시트로엥의 강점인 '디젤 마케팅'을 적극 진행하지 못해 판매가 부진한 점은 아쉽다고 언급했다. 동 상무는 "나름대로의 판매사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시장 상황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며 "판매사들 간 내부 경쟁에 따른 과다 할인 역시 판매사를 힘들게 하는 요인인 만큼 이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판매사들의 잦은 교체 해결책으로 한불은 올해 메가딜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자금력을 갖춘 판매사를 중심으로 3~4개의 전시장과 2~3개의 서비스센터를 갖춘 상태에서 꾸준히 수익이 개선되도록 돕겠다는 것. 동 상무는 "구체적 계획이 완료된 상태로 현재 복수의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불모터스의 지난해 실적은 4,546대로 2015년(7,572대) 보다 39%나 하락했다. 현재 산하 판매사는 23개 지역 15개 사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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